최악이다.
"앗!쿄야마카즈사가피트니스센터에서나오고있스빈다!!"
우자와 녀석과 나츠가 아이스캔디를 한 손에 들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즈사는 서둘러 운동가방을 감추려고 했다.
하지만 감춰질리가 없었다. 몸보다 커다란게 숨긴다고 감춰질리 없잖아.
"호오호오. 이거 참.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모습을 보는군..."
카즈사의 당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카즈사가 왜 갑자기 운동을 시작했는지 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카즈사는 당연하게도 한창 때의 여고생이었고, 역시나 당연히 구태여 운동을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진 않았다.(그런건 키보토스를 통틀어 선생 정도나 느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카즈사는 며칠 전 요시미랑 돌아다니다 자경단의 전투장면을 봐버렸던 것이다.
더 이상 싸우지 않는다고 해서 전황을 보는 눈이 없어지진 않는다. 그 중에서도 특히 돋보이는 것은 단연컨대 레이사였다.
종횡무진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통통 튀는 몸놀림으로 스케반 무리와의 초근접전을 펼치는 레이사는 단숨에 스케반 다섯명을 제압하고 다음 스케반을 상대하고 있었다.
"저 녀석, 우리랑 싸울때는 저렇게 화려하게 안싸우지 않았어?"
"...이제와서 말하는 거지만 그때 쟤는 그냥 나랑 놀고 싶었던거니까 말야."
'저 녀석 달라진게 하나도 없다.' 라고 그때 말했었지만, 그건 전투력을 포함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한바탕 소동이 지나고 나서 돌이켜 보면, 암만 생각해도 그때의 레이사는 진심으로 싸우진 않았던 거 같다. 중학교때도 맷집이 그렇게 약한 애는 아니었으니까.(실제로 기절한 줄 알았는데 카즈사가 사라진 뒤 멀쩡하게 일어났었다고 아이리가 말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진짜로 훨씬 잘싸우는 모습을 보는건 느낌이 다르다.
명백히 그 시절보다 강해졌다.
거기에 뭐라고 해야할까... 의외라고 할까... 당혹감? 혹은, 지금이라면...
"대단하네 저 녀석. 카즈사 너, 지금 싸우면 지는 거 아냐?"
"읏, 그럴리 있냐! 쟤 나 한 번도 못 이겼단 말야!"
"깜짝이야... 왜 갑자기 소리를 질러?"
아마 자기도 모르게 발끈한건 은연중에 든 생각을 요시미가 정확히 말해버렸기 때문이겠지.
하여튼, 그 자리야 어떻게든 얼버무렸지만 스스로 자각을 해 버린 것이다.
이대로라면 우자와 녀석하고 싸우면 진짜로 질지도 모른다.
근데 그건 싫다.
지금은 우자와 녀석한테 딱히 악감정은 없지만 그렇다고 지고 싶지도 않다.
자존심 상하잖아.
그렇다고 스케반 복귀할 생각이 있는 것은 또 아니었던 카즈사가 선택한 방향성은 다름아닌 운동이었다.
나 여전히 전투센스는 제법 있는거? 같고? 그렇다면 녹슬어있는 현재의 몸 상태만 갈고 닦으면 우자와 녀석 정도야...?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론을 내린 카즈사는 가급적 아는 사람이 안 올만한 곳의 피트니스 센터를 찾아 간만에 몸을 움직여 기분좋게 땀을 뺐다. 오랜만에 하니까 몸을 움직이는 것도 괜찮네 하는 생각을 하며 피트니스 센터를 나섰고-
"쿄야마 카즈사! 어떻게 된 일입니까! 피트니스 센터를 다니고 있었던 것 입니까?"
"아니 그게, 오늘이 처음..."
시점은 현재에 이른다.
절대 사실대로 말할 수 없다. 사실대로 말하면 또 카스팔루그의 부활이니 뭐니 난리칠게 뻔하다.
하지만 뭐라도 변명하지?
건강 챙기려고? 디저트 먹는 부활동 하면서 그 변명이 잘도 먹히겠다?
보디빌딩에 뜻이 있다? 너무 터무니 없지?
나도 자경단이라도 해보려고? 아니, 이건 안된다. 말했다간 우자와 녀석이 진짜 하자고 할거야.
"쿄야마 카즈사, 설마..."
이게 무슨 꼴이야. 하필이면 가장 들키고 싶지 않은 둘한테 걸려서는.
레이사가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한걸음 물러선다. 레이사는 미심쩍은 표정으로 그런 카즈사를 구석구석 훑어보았다.
그리고 확신에 찬 말투로 말했다.
"살쪘습니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카즈사는 나츠를 휘둘러 레이사를 때리고 있었다. 불가항력이었을 것이다.
괴문서 형식으로 할까 했는데 조금 조금씩 묘사 살이 붙더니 그냥 소설이 됐네
하긴 괴문서 딱지 달고 그냥 소설인것도 제법 되니 상관 없나?
레이사 괴문서 더 써주세요...
그림은 계속 그리고 있습니다 실력이 부족해서 하나 그리는데 몇주 걸릴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