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너무 시간이 오래 흘러버렸음.
이미 참전용사에 대한 대우 문제는 1960년대부터 제기된 문제였고, 1공화국이 4.19 혁명으로 축출되면서 여론에서도 중점적으로 다룰 정도.
하지만 한국 현대사는 격동의 시기였고,
그 과정에서 군부 쿠데타 및 냉전이라는 시대적 배경에 밀려서 뒷전으로 밀려나게 되었음. 그러나는 동안 점차 참전용사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이들의 행적이나 이러한 것들을 증빙할 것들이 소실되어버린 것이 가장 큰 문제임.
솔직히 참전용사들에 대한 대우가 제대로 이루어졌어야 한다면 최소 1980년대, 아직 대부분의 참전용사들이 생존해 있을 때라도 무언가 행동을 했어야 하지만 그 누구도 신경을 써주지 않았음.
그러다보니 점차 이들에 대한 기억이나 행적이 지워질 수 밖에. 1970년대에 나온 중앙일보의 민족의 증언** 정도가 약 3,000여 명의 참전용사들의 증언을 받아 기록되었는데 국가적으로는 이러한 작업조차도 제대로 진행이 안되었음.
** 6.25전쟁 관련 정보글 좀 읽었다면 봉달이, 기분마, 오로라 등의 6.25전쟁 정보글 연재하는 이들의 출처로 자주 보이는 사료.
두번째 문제는 전쟁 기간 중 행정망 붕괴로 인한 징병 대상자에 대한 확실한 인적 사항 파악이 안된다는 것임.
누가 댓글에서 그건 개소리라고 했지만 절대 개소리가 아님.
개전 초기인 1950년 6월 25일부터 전세가 역전된 9월까지 한국군은 총 25만 명의 병력 자원을 동원했고 1950년 12월까지 한국군 사상자 전체의 1/4이 이 때 발생했음.
당연히 행정 기록에 징병 기록이 남았냐고?
안 남음.
당초 징병 검사나 행정업무를 처리해야하는 한국 경찰은 전선에서 거의 다 전사하거나 대구로 가까스로 철수해 일선 전투병력으로 굴려지고 있고, 한국군 사단에 남아있던 행정병들도 소총병으로 전환되어 전선에서 무작정 소모되던 판국이었음.
징병은 당연히 길거리 가두 모집이나 쓸만한 장정이 보이는대로 징집해나갔고, 이 대상은 최소 14세에서 최대 45세까지 연령대가 상당히 다양하였음. 행정 업무는 그럼 누가 처리했냐고? 부대 주둔지역 인근에 있는 여학생들 불러다가 처리했는데 이게 제대로 됬겠음?
거의 주먹구구식이고 행정 업무량의 최소만 소화했을 지경임.
이게 그나마 정상화 되는게 미8군 사령관인 밴 플리트 중장이 개입해서 1952년 즈음에 들어서서 행정망이 복구되고, 각 도 경찰서가 제 역을 하게 되면서 나아진 것이지, 그 전까지만 해도 한국군의 징병이라는 것은 매일 각 사단이 알아서 1,000명 씩, 1달에 2~3만의 신병 자원을 끌어다가 메꾸는 방식임.
이런 상황인데 그 당시 동원된 인력들에 대한 기록이 전혀 남을 수가 없음. 있었어도 북진했다가 퇴각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소실하거나 망실하기도 했고. 가장 쓰라리신 분들이 학도병임. 학도병은 약 27만 5천 명이 동원되었으나 대부분이 병적부에 기록이 남지 않아 그 공적을 인정받기가 상당히 어려움.
결과적으로 우리는 한국정부가 상정한 동원병력 248만 명 중 실제로 얼마나 동원되었는지, 그리고 이들이 어디서 스러지고 죽어갔는지조차 제대로 파악을 할 수가 없음. 할 수 있었다면 내가 아까 말한 80년대에라도 파악을 했었어야 함. 아직 생존자들이 많으실 시대에 말임.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해졌고, 1차적으로 이미 1공화국의 행정망이 1950년 6월에 붕괴되어 1952년에나 복구가 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록이 남기가 무척이나 어려움. 결과적으로 참전용사에 대한 예우나 대상자 확보도 굉장히 힘들어질 수 밖에.
내가 짧은 실력으로나마 여러 명의 참전용사 분들에 대한 병적부 확보 및 실제 참전 경력을 되찾는데 지원을 해본 적이 있는데, 이 때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자신의 경력에 대한 인증이라는 점임.
상당수의 참전용사분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이 자신이 x사단에서 xx 전투를 치뤄 싸웠다는 것을 증명하기가 힘든데, 국방부에 민원을 넣어 정보공개 청구를 해도 병적부가 없어 해당 사단이 치른 전투 혹은 개별 병과 및 부대가 치룬 전투 중심으로만 뭉뚱그려서 나올 뿐, 그 이상은 나오지가 않음.
심지어 무공훈장을 받으신 분들이 저 지경인데 인정받지 못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더욱 알기가 힘듬.
또, 전투병력이 아닌 수십 만에 달하던 한국 노무단, 즉 KSC는 더 암울하지**. 이건 관심조차 없음.
**예전에 아직도 연락 나누고 있던 한 생존 미군 장병의 도움으로 신분 증명하려던 노무단 어르신도 결국 조건 충족이 안 된 사례가 시사프로에 나온 적 있었음.
이래저래 내가 주저리주저리 떠들었는데, 당대의 현실적인 문제와 지나온 시간 동안의 무관심이 지금의 문제를 야기했다고 볼 수 있음. 솔직히 나도 참전용사 대우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도 뛰어봤고, 시청 및 보훈처와도 연계해서 뭔가를 해보려 했으나 저러한 현실의 장벽에 막혀서 아무것도 이뤄낼 수가 없었음.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고, 지금이라도 기록이나 자료를 남겨야 하는데 이미 망실된 것도 많고 무엇보다도 참전용사 분들이 이제는 몇 안남으신 상태라...솔직히 나도 계속 노력은 하겠지만 방법이 뾰족하겐 없는 것 같음.
[출처] 한국전 참전 용사들에 대한 대우가 영 좋지 못한 현실적인 이유|작성자 오로라
안 쓰는 네이버페이 있어서 참전용사 어르신들 반찬 후원에 보내다가 작년에 올라왔던 글이 생각나서 올려봄....
초반 얘기 들어보면 우리 측이 딱 독소전 초기 소련 포지션이더라.... 마구잡이 징집 + 인구수가 많으니 그걸로 밀어붙여서 버티는 식....
얼마전 봤던 참전용사인데 인정못받는 사례 기억나는게 징집된후 프랑스부대로 전출되어 싸우고 프랑스에 훈장까지 받았는데 참전용사로 인정 못받고 프랑스 대사관이 증명하며 인정해달라는 요청도 각하되어 현충원 못들어간다는게 충격적이었어
전쟁 당시라면 진짜 나라가 사라지느냐 마느냐 따지던 때였으니 정상참작의 여지라도 있는데 그 뒤에 계속 못 챙긴 (or 안 챙긴) 건 변명의 여지가 없는 ㄹㅇ.....
저걸 자세히 말할려면 북유게 가야하는데 슬픈 현실이다
진짜 군장병을 제대로 대우해줄기회가 있었는데 지금까지도 힘든게 ㅠㅠ
이 나라는 80년대 후반까지, 길게 잡으면 90년대 초까지 독재정권 및 그 연장선이었으니까...
전쟁 당시라면 진짜 나라가 사라지느냐 마느냐 따지던 때였으니 정상참작의 여지라도 있는데 그 뒤에 계속 못 챙긴 (or 안 챙긴) 건 변명의 여지가 없는 ㄹㅇ.....
초반 얘기 들어보면 우리 측이 딱 독소전 초기 소련 포지션이더라.... 마구잡이 징집 + 인구수가 많으니 그걸로 밀어붙여서 버티는 식....
그렇군
저걸 자세히 말할려면 북유게 가야하는데 슬픈 현실이다
진짜 군장병을 제대로 대우해줄기회가 있었는데 지금까지도 힘든게 ㅠㅠ
얼마전 봤던 참전용사인데 인정못받는 사례 기억나는게 징집된후 프랑스부대로 전출되어 싸우고 프랑스에 훈장까지 받았는데 참전용사로 인정 못받고 프랑스 대사관이 증명하며 인정해달라는 요청도 각하되어 현충원 못들어간다는게 충격적이었어
그러고 보니 프랑스군에 종군하셨던 분들은 진짜 조명 못 받긴 하시지.... 십 수년 동안 6.25전쟁 기념이라고 뭐 틀어주면 낙동강 전선(정확히는 다부동 98%) - 인천상륙작전 - 1.4후퇴 - 휴전만 내용만 다루니... 어디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같은 곳들에서 본인들 참전사 안내책자 같은 거 뿌려주던 거 보면 뭔가 쪽팔리더라...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5569120
그래도 다행히 저 두분중 한분은 작년에 현충원에 안장되심. 하지만 다른 외국부대에 전출되어 싸운 사람들중 사망하여 해당국 훈장도 수여받지 못한분들은 참전용사 인정받는게 요원하다함.
나라가 부자도 아니고 최빈국에 가까웠음 다들 먹고 살기 바쁜 상황에서 대우를 해줄래야 해줄 수 없었음 그리고 그와중에 분명 찔리는 놈들이 있는데 그놈들이 윗대가리쪽임 자신을 위해선 진정한 영웅들이 없어져야 함
PrinnyMyLove
당장 저 글 쓰였을 때도 몇달간 7만원치 반찬 - 참치통조림하고 젓갈 약간 정도... 훔치다가 절도로 검거된 90대 어르신이 보도되기도.... (지금은 그나마 지원 받고 나름 괜찮다지만)
민국24식 보총
앗 다시쓰려는 사이에 답글이... 625 70년 지나서 못해도 90살일텐데 살아계신 분이 적긴 하겠다고 적음 당시 전시라 행정도 개판이고 그래서 지금까지 용사 대접을 못해준게 아쉽네요
이 나라는 80년대 후반까지, 길게 잡으면 90년대 초까지 독재정권 및 그 연장선이었으니까...
내 할아버지도 오른손 포탄 파편으로 인해 상이제대 하셨는데, 진료 기록에는 제대로 안남아있어서 보훈처 통해 인정 받는거 힘들었음 결국 지인 지인 통해서야 인정 받았고
참 슬픈 현실입니다...
https://youtu.be/YON0Ecp3m9s?si=iGJLUeLttQGzpFWo
정말 슬픈 현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