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살던 동네가 전쟁통에 생겨서 그 뒤로도 전국에서 알아주는 윤락가 근처였음
내가 어릴때 살던 동네는 그 윤락가 옆옆 동네 정도라 은퇴조폭 출신 포주들이 동네 유지인척 하면서 많이 살았고,
그런 동네 건물 지하에 호스트바(이하 호빠)가 하나 들어섬.
딱히 사모님이라 불릴만한 부자들이 사는 동네도 아니라 누구 상대로 장사하는 거지 싶었는데
윤락녀 상대로 장사하는 거였음.
호빠 세운사람? 윤락녀들 관리하는 포주들이었음.
몸팔아 번 돈 고스란히 호빠에 갖다 바쳐서 포주들 주머니로 도로 집어넣는 여자들 보면서
포주들은 낮에 보신탕집 평상에서 막걸리 쳐먹으면서 ㅂㅅ도 저런 ㅂㅅ들이 없다고 낄낄거리면서 여자들 까댐.
그 호빠 생기고 나서 툭하면 싸움 나고 동네 치안도 눈에 띄게 나빠져서 동네 사람들 분위기 안 좋았는데 2002 월드컵 끝난 즈음에 사고가 터짐.
그날도 윤락녀 둘이 호빠 앞에서 머리채 잡고 싸우고 남자는 말리는 시늉 하고 있었는데
여자 하나가 칼로 다른 여자랑 호빠 선수하나를 찔러서 여자 하나는 죽고 남자는 크게 다침.
당연히 셋이 얽힌 치정싸움이었고, 사고없는 마을 팻말까지 붙었던 동네에서 살인사건이 나자
주민들이 시청에 민원을 때려넣어서 호빠는 폐업하고 포주 몇이 거기 엮여서 잡혀갔던가...
그렇게 끝나면 좋았겠지만 그 호빠는 잠깐 간판만 내렸다가 1년쯤 뒤 다시 영업을 재개했고,
개발붐 타고 윤락촌 싹 밀리고 빌딩들 들어서면서 다시 사라짐.
나는 그 뒤에 그 동네 이사 나와서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 잘은 모르지만
로드뷰로 보니까 호빠 있던 건물도 헐리고 깔끔한 새 건물 들어선 거 보면 다 없어진 것 같음.
다른 사람한테 돈 갖다 바친다는 얘기 들으면 그때 머리채 잡고 싸우던 여자들 생각이 많이 난다.
인생이란 뭘까. 사랑이란 뭘까.
업소녀 돈벌어서 호빠에 다 꼴아박는 악순환은 예전부터 있던거구나 지금 일본 상태가 딱 저렇던데
인류 역사와 함께하는 직업이니 돌아가는 꼬라지도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거지 뭐... 아마 미래에도 별로 바뀌지 않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