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론.
할리우드가 가끔 도지는 병인 "패색 짙어진 빌런 갖고놀면서 관객들 웃음유발" 연출에 정통으로 터진 피해자이기도 하고
시원찮은 CG 마감, 하이드라 폐공장제 로봇 먹자라는 설정들 탓에 코믹스에서 보여준 물량과 공포를 못 보여준감도 있다.
2시간 20분대에 꽉꽉 뭉쳐담다가 날려먹은 점도 없잖아 있고.
원작팬덤의 "무지막지한 위엄과 공포"를 못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아쉽지만, 그래도 캐릭터성 측면에서 분명히 독특한 점이 남은 캐릭터다.
가장 매력적인 점은 스노비즘 그 자체의 현현 같은 대사들.
배우의 소개가 "막강하고, 똑똑한 어린이" 라는데
제임스 스페이더의 날카로운 중저음에 홀리다보면 "저게 어딜봐서 애" 싶은 느낌도 들지만
완다 남매의 애정 갈구, 열등감 표출 등 누구라도 캐치 가능한 미숙한 특징들 말고도 여러 요소들이 산재해있다.
울트론 이놈, 대사들 보면 뭐 있어보이는 현학적 대사들, 특히 성경쪽 국밥으로 계속 끌고오는데
전형적인 본건 많은데 그게 맥락엔 맞는건지 혹은 대화상황에 적합한건지 사고는 못하고 그대로 출력만 하는 스노비스트임.
누가 "사업 잘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경을 읊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날카로운 중저음 보이스.....도 실상 보면 겉멋이라는 연출이 나오는데,
당황할때, 절박할때 포함 여러 상황속에서 나오는 "평범한" 목소리들이 있음.
그리고 맥락상 사실 진짜 목소리는 이쪽에 가까움.
그럼 그 무서운 보이스는?
말 그대로 무서워보일려고 지가 존1나 내리깐거지.
요약하면
"사고수준은 갓난애인데, 데이터만 꽉꽉 채워져있는 놈이 지식량과 처리능력이랑 별개로 정서수준은 어느짝이냐"
에 대해서 탐구가 많이 가능했던 재미있는 캐릭터임.
비슷한 케이스로 이친구도 있었던듯.
조스웨던 어벤져스가 대사 하나는 찰지게 잘쓰긴 했음
웃음벨이긴한데 다시 생각해보면 단 며칠만에 어벤져스 전원이 달려들어야 겨우 막을 수 있었고, 인류문명을 리셋할 뻔 했다는 점에서는 대단한 놈이긴 함. 아마 시간을 더 끌었다면 엑스맨의 센티넬들처럼 공포스러운 존재가 됐을듯.
영화판 울트론의 문제는 창조자를 행크에서 토니로 옮겨서 캐릭터가 약해진점
화가나서 한대 때렸을뿐 팔을 자를생각은 없었던
'아니 쌍둥이들아 가지 마!!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