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넘 무섭습니다.
다 부끄러운 변명이겠지만, 제 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부족하게 자라진 않았지만, 어렸을 때 상처를 굉장히 많이 받았습니다. 어머니께선 제게 모든 스트레스를 다 푸셨습니다. 15년이 지난 지금도 이 글을 쓰려고 하니 눈물이 나네요. 참으로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한자 입 구의 ‘ㅁ‘의 획을 한국어 ‘ㅁ’과 똑같이 적는다고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물론, 제가 쓴 방식이 맞지만요. 그리고 물을 따르다 물을 흘리면 뒤통수. 수학 문제풀 때 단위 안 쓰면 뒤통수. 거짓말했다고 제가 1년동안 모은 용돈 뻇어가기 + n개월동안 용돈 금지, 공부 다 끝내놓고 밤 11시인데 자지 않는다고 가지고 놀던 레고 집어 던지기 등등 엄청 많이 맞고 상처받으며 자랐습니다. 어느정도였냐면 제가 어렸을 때 레고를 엄청 좋아했습니다. 공부를 끝내고 항상 레고를 갖고 놀았을 정도니까요. 근데 그렇게 좋아하는 레고를 어머니께서 계속 부시고 집어던지고 그러시니 레고가 넘 싫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 당시에 이베이에서 100만원에 거래되는 5개 정도와 기다 비싼 레고들 전체를 중고나라에 30만에 올렸습니다. (레고 모델이라고 하나요? 아직도 기억납니다. 레고8880, 8458 등등…)1분만에 엄청난 연락이 왔고요. 왜이렇게 싸게 올리냐고 레고 뭔지는 알고 파냐고 물어보시는 분도 계셨고요. 네, 전 레고가 더이상 눈에 보이는 게 싫었습니다. 그래서 팔게 됐고요. 참고로 레고는 친척이 다 주신 거입니다.
그렇게 자주 울고 자주 혼나고 자주 맞고 그러다가 중2가 됐습니다. 최선어학원 레벨테스트를 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녁 식사 후 어머니께서는 공부 접고 기술이나 배우라고 하셨습니다. 기술 배우면 상가는 해주겠다고. 물론 과장없이 100번도 더 들은 말이었고, 매번 아니다 공부 더 열심히 하겠다, 학원 끊지 말아 달라 애걸복걸하던 저였지만, 그날은 달랐습니다. 알겠다. 공부 때려치겠다. 그렇게 저는 공부를 접게 됐습니다. 학원은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지만, 그렇다고 열심히 했던 것도 아니긴 합니다. 영 수 학원만 다녔었고, 그냥 애매한 중상위권이었습니다. 공부를 접은 중3 때 수학은 반에서 10등 정도…
그렇게 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점점 문제가 시작되더라고요. 학군지라 다른 아이들은 다 공부하고 그러는데 저만 공부를 안하고 그러니 자존감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남자 아이들이랑은 웬만하면 잘 지냈지만, 여자 아이들한테는 말 걸기가 진짜 힘들더라고요. 몇몇은 친했지만요.
그나마 학교에선 괜찮았네요. 친척 보는 게 제일 힘들었습니다. 사촌 형 누나들은 전부 다 전문직입니다. 의사 약사 회계사 등등… 제 낮아진 자존감으로 인하여 말 걸기가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대답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존댓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사촌 형 / 누나들은 다 놀라면서 갑자기 존댓말은 왜 하냐 그랬고요.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렇게 남들 다 공부하는 고3 때 바보처럼 전 미용 자격증을 취득하고, 집 근처 전문대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전역 후 1년 휴학을 때리고 매일 그렇듯 게임과 영상매체를 보며 살았습니다. 그렇게 24살이 됐습니다. 학교 복학하는 김에 먼저 취업한 대학 동기에게 미용 어떠냐고 물어보니 다 관뒀다고 하더라고요. 사람이 할 게 아니라고. 디자이너가 되려고 주6일 매일 14시간씩 일하는데 정작 디자이너는 손님이 없어서 놀고 있다고… 그렇게 현실을 피해 도피만 하다가 절벽에 다다랐습니다.
갑자기 내용이 많이 갑작스럽게 변하겠지만 양해부탁드립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어서, 자존감 없이 살아가는 게 넘 힘들어서 공무원 공부를 하게됐습니다. 학교 병행하면서 3월부터 했네요. 완전 노베서 시작해서 25년 지방직 영어 34분에 80점 / 25년 국가직 국어 30분 90점 / 25년 지방직 한국사 10분 60점. 이게 제 5달 공부의 결과입니다. 열심히 한다곤 했는데 참 쉽지않네요. 말이 정말 길었죠? 묻고 싶고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서울 일행이나, 경기 일행을 하고 싶어 하는데 이것마저도 현실 도피일까요?? 가망이 없는데 시간만 허송세월 날리는 걸까요?? 스펙도 없는데 그냥 하루빨리 기술을 배우러 떠나야 할까요?? 인생을 살면서 단 한 번도 성공해본 적이 없는데 내가 과연 도전하는 게 맞나 싶습니다. 참 비겁하게 변명을 주저리주저리 써놓았네요. 죄송합니다. 그냥 공부 안 한 저를 합리화하고 싶었습니다. 공시 희망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말씀해주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