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내가 애들 위로하는 법

[엑스단리버]

꼴에 동생들한텐 상냥한 형/오빠 인지라 심심치 않게 동생들의 푸념을 듣게 된다. 온라인이고 오프라인이고 듣다보면 이야기가 굉장히 우울해지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울음을 터트리기도 한다.

솔직히 나는 내 나름의 아픔을 가지고 있지만, 그 동생들과 내가 겪은 아픔의 결, 쓰라림의 정도는 다르기 때문에 무작정 '괜찮다' 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고, 무례한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면 일단 가만히 들어준다. 눈을 마주친다. 그러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거나 으음- 하고 나도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해줄 수 있는건 아주 미약한 조언.-어른들께서 내게 해주신 것들 중 정말 쓸모있는 것만 간추려서- 

그리고 '밥 먹으러와' 한마디 건네준다. 내 책장속엔 언제나 너희들 밥 차려주기 위한 비상금 정도는 있다고 하면서.-이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면 대다수는 거기서 온갖 감정이 사르르 녹아내리더라. 

결론.

들어주고

한마디만 해주고

같이 밥 먹는다.

[clarkkent]

잠자코 들어준다는 게 정말 대단한거지.......
우리 문프는 변호사 사무실 잘못 찾아 온 사람 하소연까지 다 들어주셨다잖어.
넌 이미 대단한 사람이야.

[엑스단리버]

솔직히 들어주는것도 심신 체력 오지게 깎임ㅋㅋㅋ 생각보다 힘들더라구.

그런 의미에서 문통은 생보살이셔

[-항공모함-]

밥사주는 이쁜 오빠 구나

[엑스단리버]

정확한...평론이군

[그로이져X]

착하네! 그럼, 이리 와라!

[엑스단리버]

뭐에요 저리가요!

[좋은공원]

들어주기만 해도 그게 큰 위로지.

[엑스단리버]

그치. 나도 힘들때 누가 들어주기만 해도 응어리가 녹더라고.

[좋은공원]

그래서 살빼서 남자 여자 둘다 꼬셔서 양다리 하려고???

[엑스단리버]

ㅗ

[좋은공원]

아무튼 님은 심성이 착하군.

[scv노동자]

상대방의 말에 진지하게 경청하는 자세는 의외로 어려운거야...
너는 착한아이구나...ㅎ

[엑스단리버]

막줄이 이상한데스

[scv노동자]

유게식으로 따지면...
정상적인 반응이구만...ㅋㅋㅋ

[미스트마인]

이걸 빨리 터특했어야했는데
요즘 최대한 하려고해도 조언할려는
습관 누르느라 힘들다라

[엑스단리버]

ㅋㅋㅋㅋㅋㅋ
그럼 시작부터 '너 나한테 푸념하면 나도 너한테 조언 오지게 해버릴거다' 하고 못을 박어ㅋㅋㅋ

[미스트마인]

오오 좋은 스킬...
이 아니라 이러면 기죽어서 할말 못하잖아 ㅋㅋㅋ

[엑스단리버]

원천봉쇄!!!ㅋㅋㅋㅋㅋㅋ

아니면 상대방한테 공감하면서 넌지시 건네는 방법도 있음.
'걔가 그랬다고!? 진짜 미1췬넘 아냐? 그런 애들은 이렇게 저렇게 손봐주는게 답인데 아오ㅠㅠㅠ' 하는 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