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한 50대~60 초반? 쯤 되보이는 아주머니였는데
더운 여름에도 모피 걸치고 화장도 엄청 찐하게 하고, 손에 뭐가 들었는지도 모를 쇼핑백을 쥐고 동네를 활보하던 분이 있었음.
먼저 막 시비를 걸거나 그런 분은 아니었는데 딱 봐도 아 뭔가 엮이면 안되겠다... 싶은 아우라를 뿜어댔지.
문제는 갑자기 길바닥에 주저앉아서 큰소리로 막 울 때가 있었거든;;; 정말 그게 무서웠는데.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아주머니가 엄마 친구분이랑 알던 분이었는데 군대 간 아들이 군대에서 갑자기 죽었다고 함... 그리고 남편분도 얼마 못가서 돌아가셨다고 하더라고.
군대에서 아들이 왜 그렇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하심.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건지, 아니면 군대에서의 사고나 암암리에 많았던 내무부조리로 인한 건지 뭔지는...
어쨌든 분명한 건 군대 간 아들이 갑자기 죽고 그 직후에 남편까지 사별하신 이후로 그렇게 사시게 되었다는 거지.
이 분이 내가 고3때까지 동네에서 종종 보였는데 내가 대학생이 되고 난 이후로는 안보이더라고. 엄마도 갑자기 안보이길래 무슨 일 있었냐고 친구분께 물었는데 그 친구분과도 갑자기 소식이 끊겼다고 하고.
그래서 별의별 소문만 무성했음. 시비 잘못 걸려서 취객한테 폭행을 심하게 당해서 돌아가셨다는 둥, 남은 친지에 의해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둥... 또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다는 둥, 어디 절로 출가를 했다는 둥 소문만 무성하지 알 수 있는 것은 없음. 뭐 그분의 처지를 생각하면 안타깝게도 그다지 좋은 방향으로 가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아무튼 워낙 인상이 강했던 분이라 지금도 생각이 나는데.
마침 이분도 아들을 군대에서 잃었다고 했다는 거랑, 요즘 시국을 보면 참 군대라는 곳이 어느 집안을 이렇게 풍비박산 내라고 있는 곳인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
ㄷㄷㄷㄷㄷ
벌써 오래된 이야기지. 아마 살아계신다면 연세가 꽤 있으시겠지만... 참 안타까울 따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