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조(世宗朝)에 신상(申商)은 예조 판서가 되고, 허조(許稠)는 이조 판서가 되었는데, 신상은 해가 중천에 떴을 때 집무하러 나가서 해가 기울면 돌아오고, 허조는 이른 아침에 집무하러 나가서 해가 지고 난 뒤에 돌아왔었다.
하루는 허조가 먼저 나가서 조(曹: 허조의 담당부서 이조)에 앉았는데 신상이 이조에 이르렀다가 얼마 안 되어 돌아갔다는 소리를 듣고 사람을 시켜 가서 고하기를, “어찌 늦게 출근하여 일찍 파하시오.” 하니, 신이 크게 웃으면서 말하기를,
“대인은 일찍 출근한다 해도 무슨 이익되는 일이 있으며, 내가 비록 늦게 출근한다 하나 무슨 손해를 끼치는 일이 있습니까. 각각 자기의 수완에 달려 있을 따름입니다.” 하였다.
신상은 때에 임하여 결단을 잘 하였고, 허조는 부지런하되 각박하게 시행하니 성격이 같지 않은 것이다.
- 용재총화
그러니까 신상은 점심 때 출근했다가 오후 늦게쯤 퇴근하고, 허조는 세종 대를 대표하는 원리원칙주의자답게 아침 일찍 출근해서 해가 지고 난 이후에야 퇴근하는 부장님 스타일이었다는 거.
둘 다 판서였으니 오늘날로 치면 장관급이지.
그래서 허조가 신상한테 "늦게 출근한 주제에 정시보다 일찍 퇴근하는 게 어딨냐?"고 한마디 하니까 신상의 변명이 이랬다는 거.
"나같은 대인(大人: 보통은 '소인배'의 반댓말 '군자'와 유사한 의미로 쓰이는 단어지만 여기선 '직급 높은 사람'이란 뉘앙스가 강함)은 일찍 출근해도 더 득 될 것도 없고, 늦게 출근해도 더 손해 끼치지도 않는데?ㅋ 일처리는 자기 능력에 달린 거 ㅇㅇ"
용재총화의 저자 성현이 이에 대해 "신상은 일이 생겼을 때 결단력이 좋았고, 허조는 부지런했지만 타이트하게 일처리를 했으니 다 스타일이 달랐던 거"라고 코멘트를 단 거.
어떤 의미에선 꼬장꼬장한 원칙주의자이자 젊은애들 사정없이 갈궈대는 허 부장보담 그냥 적당히 출퇴근하고 결정 잘하는 신 부장이 부하직원 입장에선 더 좋은 상사일지도.
세종(世宗)께서 집현전(集賢殿)을 설치하고 문사(文士)로서 이름 있는 사람 20명을 뽑아 경연관(經筵官)을 겸하게 하고는 모든 문한(文翰)의 일을 모두 여기에다 맡겼다. 일찍 집무하여 늦게야 파하였고, 일관(日官)이 때를 알려야만 비로소 퇴근하였다.
- 용재총화
하지만 신부장이든 허부장이든 이도 회장님이 대빵이잖아?
조선 초기 사원 대리들은 안될 거야 아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허조조차도 ㅈㅈ치게 만드는 킹세종 ㅎㄷㄷㄷ
하하 그렇게 여유있는 마음가짐이니 좀... 더... 오래 조정을 위해 힘써주어도 좋을 것 같소. 하직을 윤허하지 아니하였다.
능력만 쩔면 종신고용 보장하면서 대우도 잘해주지만 골수까지 뽑아먹는 공포의 이도 회장님...ㅎㄷㄷ
"니 자식이 존나 개1새끼고 너도 그거 덮는데 가담한 사실은 안다. 하지만 니가 일 잘하는건 사실이니 후회할때까지 존1나 굴려먹겠다. 알았어 황 이사?"
아 ㅋㅋㅋㅋ 회장님이 마라톤회의 시키면 해야지
어 오늘 황 전무랑 맹 상무도 온대. 허 부장, 신 부장도 나 좀 보자고 ㅎㅎ
이도 회장은 필살기 "사표 반려"를 시전했다! 효과는 굉장했다!
저러고 한달후 허조는 죽었죠 -ㅅ-
정작 허조는 사망 당시 모습이 실록에도 자세히 적혀 있는데 웃음을 띤 채로 세상을 떴다는 게 꽤 인상적이죠 ㅎㅎ 유언까지 보면 여한 없이 세상을 떴다는 것 같지만 어쩌면 "아 ㅋㅋㅋㅋ 해방이다 ㅋㅋㅋ엌ㅋㅋㅋㅋ 황 전무 고생좀 해 ㅋㅋㅋ"이런 의미였을지도 모를 일이죠 ㅋ
'아 이제 쉴 수 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맞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