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 걸어가기 시리즈
경기대 수원캠퍼스 후문 버스정류장에서 서울 가는 광역버스를 타려는 기나긴 줄을 보고 난데없이 든 생각.
'수원캠퍼스에서 서울캠퍼스에 걸어서 가보자!'
머리는 꿈을 꾸고, 다리와 발을 혹사해서 현실로 만듭니다.
집에서 6월 8일 오전 5시 45분 정도에 출발.
거리는 약 45km+@
100% 도보로만 갔습니다.
※ 지도는 실제 도보 경로와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집에서 약 3km 걸어서 경기대 수원캠퍼스 후문으로 이동.
집에서 가까운 수원컨벤션센터 (05:56)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경기도 신청사 공사중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광교테크노밸리 소재
경기대 수원캠퍼스 후문 (06:28)
휴일인 데다 워낙 이른 시간이라 한산합니다.
운동장에서는 야구 중
후문에서부터 사진 찍은 곳까지 은근히 멀고 경사도 있습니다.
수원캠퍼스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물. 이름은 찾아보니 '텔레컨벤션센터'
대학본부. 숫자 1이 보이는데 다른 건물도 이렇게 번호가 붙어있습니다. 찾기 편리할 듯
경기대 수원캠퍼스 정문 (06:50)
햇빛이 너무 강해서 사진을 제대로 못 찍었습니다.
부득이하게 구글에서 가져온 사진을 참고해주세요.
어쨌든 이제부터 수원캠퍼스와 서울캠퍼스를 발로 잇습니다.
정문 앞은 무시무시한 급경사가 버티고 있습니다. 등교할 때마다 등산하는 기분이겠습니다.
광교신도시로 연계된 후문 앞과, 광교산 등산로가 가까운 정문 앞의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조원동
대추골도서관 (07:45)
2주 전 인천 갈 때에 이어 또 들러서 쉬다 가는 곳입니다. 그리고...
경수로 경수로 신나는 노래
오늘도 또 걸어간다 ♬
표지판에서 말하는 서울이란 아마 서울시청이겠죠.
의왕시 진입 (08:43)
한동안 인천 갈 때와 똑같은 길로 걷다 오전동에서부터 달라집니다.
오전초등학교 삼거리
의왕가구단지 앞
모락산 등산로 입구. 등산객들이 약수를 왕창 담아가더군요.
목은 마른데 약수 마시기는 좀 꺼림칙해서 딱 한 잔만 마셨습니다.
안양시 진입 (10:02)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밑
한동안 도로를 경계로 서쪽은 안양이고, 동쪽은 의왕이라는 엽기적인 지형이 펼쳐집니다.
안양벤처밸리
안양 구간은 그냥 큰길로 쭉쭉 가면 되니까 어렵지는 않은데 공원 같은 휴식지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걷다 발견한 상평촌공원, 도심의 적절한 휴식지
#1 인덕원역
수도권 전철 4호선 시리즈의 시작입니다.
과천시 진입 (11:05)
정부과천청사
보아하니 딱히 용건(?)이 없으면 못 들어갈 곳이라 지나치고 다음은...
시민이 만드는 행복도시 과천
과천시청 (11:49)
시청 뒤 과천시의회
#2 정부과천청사역
주변에 정부청사, 과천시청뿐만 아니라 상업시설이 몰려있어서 다음에 나올 과천역 이상으로 과천을 대표할 만한 역으로 보였습니다.
출구가 11개나 있고, 사진은 그 중 11번 출구
과천 중앙로를 지나는 777번 버스
수원 파장동에서부터 사당역까지 도보 경로와 거의 똑같이 가는 버스라 지겹도록 많이 봤습니다.
양재천이 시작되는 지점인 과천중앙공원
#3 과천역
과천역 5번 출구로 나오면 경기도립과천도서관이 바로 보입니다. 파워 역세권
도서관 구내식당에 왔습니다. 라면+공기밥 먹을 생각으로 왔는데 이건 2시부터 가능해서 fail.
선택은 백반. 식단은 얼갈이된장국, 돈육떡볶음, 김치전, 치커리무침, 배추김치
점심 (12:19)
약 6시간 30분 동안 물만 조금 마시고 걸어와서 든 점심이라 너무 허기져서 정신없이 싹 쓸어먹었습니다. 밥을 입이 아니라 위장으로 먹는 물리적인 느낌
고기 양이 좀 적긴 한데 3,500원이란 가격을 감안하면 양호한 백반입니다.
여긴 과천시에 딱 3개 있는 공립도서관 중 하나입니다.
공원에서 평화로운 주말을 만끽하는 시민들을 보면 덩달아 마음이 편안해지지만... 그대로 머무르면 재미없죠.
과천을 등지고 북진
서울특별시 진입 (13:36)
대공원역, 경마공원역, 선바위역 거르고
#4 남태령역
인근의 직장인(?)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합니다.
장군봉
홈플러스 남현점 바로 옆 '남태령 제2소공원'. 서울시내 첫 휴식지입니다.
수원 각지에서 출발하는 수많은 광역버스의 종착지, 그곳은 바로...
#5 사당역 (14:23)
#6 이수역
사당역-이수역-동작역 구간은 워낙 유동인구가 많아 가만히 서서 사진 찍기가 곤란합니다.
지상으로 올라온 4호선
#7 동작역 (15:25)
4호선이 한강을 건너니, 따라서 건넙니다.
동작대교로.
도보 시리즈 사상 첫 한강 도강!
지나가는 4호선
한강대교와 동작대교 중 후자를 고른 건 바로 이걸 보기 위해서입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짜릿하긴 했는데 하늘이 흐린 건 좀 아까웠습니다. 평일엔 푸른 하늘에 구름 잘 뜨더니만!
이촌한강공원
앞서 말한 777번 경기 버스보다 더 많이 지겹도록 본 게 바로 이 502번 서울 버스입니다. 의왕 고천동에서부터 서울시청까지 이날의 도보 경로와 거의 똑같이 갑니다.
한강을 건넌 다음, 다시 육교로 경의중앙선 선로를 넘으면
#8 이촌역
편의점에서 600원으로 물 보급
1호선·경의중앙선 용산역 (16:42)
사진에서 보이는 버스정류장 이름은 '신용산역'입니다.
#9 신용산역
신용산역이 용산역과 엽기적으로 가깝기 때문이죠. 하지만 환승은 안 됩니다.
용산역 일대는 건물이 우글우글한데, 너무 높기 때문에 사진에 다 담을 수가 없네요.
#10 삼각지역
1호선 남영역 앞
#11 숙대입구역
사당역에서부터는 워낙 지쳤던 데다,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에서 사진 찍기도 난감해서 전철역 외에는 사진이 별로 없습니다.
#12 서울역
4호선 시리즈는 이제 끝입니다.
지상 서울역 앞에서 우회전
남산 앞 아니랄까봐 경사가 만만찮습니다.
육교 위에서 본 회현역 일대
숭례문
세종대로를 조금만 더 걸으면...
서울특별시청 (18:09)
집에서 경기도청, 인천광역시청에 이어 3번째로 걸어서 도달한 광역자치단체 청사입니다.
4년차 수원시민이 되기 전에는 약 16년차 서울시민이었지만, 시청 갈 일이 딱히 없어서 신청사 완공 이후로는 처음 와봅니다.
옛 청사는 서울도서관으로 재탄생한 듯한데 도착했을 땐 이미 폐관시간이라 들어가보지 못했습니다.
시청 앞 광장
서울특별시의회
시청 자체는 뉴스에 자주 나와서 어떻게 생겼는지는 알고 뒷면이 더 궁금했는데, 보시는 대로입니다.
볼거리가 많은 광화문 방면으로 그대로 북진하고 싶었지만 이날의 목표를 저버릴 수 없습니다.
무지막지하게 시끄럽고 정신없는 시청 주변을 벗어나 서대문구로.
서대문역에 부역명으로 붙은 강북삼성병원
5호선 서대문역
다음 역인 충정로역에 경기대입구라는 부역명이 붙어있는데 경기대는 서대문역에 더 가깝습니다. 뭥미?
'경기대로'를 따라 걸으면
서울 살던 시절에도 와본 적이 없던 학교, 마침내 도착했습니다.
경기대 서울캠퍼스 (18:56)
집에서부터는 약 13시간, 경기대 수원캠퍼스 정문에서부터는 약 12시간 만에 도달했습니다.
동네 한복판에 끼어 있어서 학교 크기는 작습니다. 단순히 면적을 비교하면 수원캠퍼스가 서울캠퍼스의 32배를 넘습니다.
수원캠퍼스 정문만큼은 아니지만 서울캠퍼스도 경사가 만만찮습니다. 특히 정문에서 학교 건물로 올라갈 때 계단이 많은데 사진을 안 남겼네요.
서울캠퍼스 본관
의외로 문은 활짝(?) 열려있는데 함부로 돌아다니기도 뭐하고, 하도 지쳐서 내부를 자세히 보지는 않았습니다.
이제 경기대 앞을 지날 때마다 떠오를 추억이 생겼고, 수원캠퍼스는 이러한데 서울캠퍼스는 어떻게 생겨먹었나 궁금한 걸 직접 걸어가서 보고 풀었습니다. 멀쩡히 차 타고 가서 보면 여행한 맛이 안 나요.
좀 쉬다 귀갓길에 오릅니다.
서대문역 앞에서 시내버스 탑승
서울역 환승센터
수원캠퍼스와 서울캠퍼스 간 교류가 얼마나 활발한지는 모르겠지만, 대중교통으로 오가려면 서울역에서 경기대 수원캠퍼스 후문으로 가는 광역급행버스 M5115를 이용하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이 버스는 폐선 신청까지 났을 정도로 수요가 애매하고 배차가 적어서, 이날도 M5115를 타러 와보니 40분 후 도착이랍니다. 왓더헬?
결국 M5115 대신 M5121을 타고 광교중앙역 환승센터 도착
전광판에는 이날 벌어진 장대한 쌩쑈의 원흉(?)인 경기대 수원캠퍼스가 표시됩니다.
이상으로 글을 마칩니다. 도보 시리즈는 계속됩니다.
도보로 이어지나요?
12시간을 걸으면 이어집니다. 아이고야 힘들다...
너무나 값진 도보 여행기 잘 봤습니다~
값진 댓글 감사합니다!
경기대 수원캠<본교> 97학번입니다 강추드립니다 추천!
혹시 서울캠퍼스도 가보셨는지 궁금하군요 ㅎㅎ
삭제된 댓글입니다.
루리웹-7712099304
더 가까운 역이 생겼으면 이름을 바꿔야 할 텐데 말입니다. 실제로 한세대 부기역명이 군포역에서 당정역으로 옮긴 사례도 있고...
수원 09인데...대단하시네요. 서울캠은 전에 시험치러 한번 가본게 전부인데
서울캠퍼스에서만 할 수 있는 일도 있나 보군요.
제가 사는 동네가 나오니 반갑네요 ^^
ㅎㅎ 어디일까요
ㅋ 이런 우연이.. 저도 저위에 해보신 코스중 3개정도 해봤네요. 원래 구경하며 걷기를 좋아하고 묘한 성취감도 있고 ㅎㅎ 사는곳도 같은동네네요 안하게 된 이유가 인도가 없는 코스가 많더라구요..좀 위험한거 같아서 (아들 놈이랑 같이해서리..) 모쪼록 조심히 안전하게 다니세요.. (좀 돌아가면 인도가 있긴 하죠^^)
특히 안성, 이천 갈 때 인도가 사라져버려서 난감했습니다.
고생하셧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늦게나마 댓글을 답니다.
대단하시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