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 화 듀얼 없음
2. 중간에 3인칭에서 1인칭으로 전환
3. 필력 안 좋음
라는 점만 숙지하고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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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운 밤하늘 아래, 가로등 불빛이 비추는 인간의 형상
전체적으로 검은색의 후드티, 그리고 후드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목 주변의 흰색 줄
그 후드를 뒤집어쓴 머리 사이로 다크 써클 가득한 생기 없는 눈빛이 소녀를 바라본다.
“..................................”
말 한마디를 끝으로 소녀도 침묵을 지킨다.
갑작스럽게 느낀 시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는 않았다.
키가 비슷하여 같은 높이에서 맞닿은 시선도 무뚝뚝한 사람만 아니라면 부담스러울 정도다.
소녀는 얼굴과 후드티를 제외한 신체의 다른 부분을 보기 위해 눈동자를 굴린다.
후드티 안쪽의 흰색 와이셔츠와 회색 청바지를 제외하면 크게 눈에 띄는 것은......
하나 있다.
파란 선을 띄우며 빛나고 있는 왼손의
아니, 그걸 손은커녕 팔이라고 불러야 하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의수’
철로 만들어진 인공적인 손과 팔
팔꿈치 아래를 완전히 대신하고 있었다.
‘의수? 아바타가 손상되면 병원에 돈 내고 복구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나?’
미나코의 말은 의문을 가진 사람처럼 끝이 높아진다.
그걸 들을 수 있는 것은 유카리뿐
‘아바타야 돈만 내면 꾸밀 수도 있잖아. 내 헤어스타일처럼.’
자신의 풍성한 흰색 털을 들어올린다.
타인의 시점에서는 미나코의 모습은커녕 목소리조차 들을 수 없기에, 입으로 대화한다면 어색하기만 할 것이다.
머리카락을 들어 올리는 것 정도는 멋 부리기 혹은 붙어있는 무언가를 떨어뜨리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니 어색한 감이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럴 터였으나
“어딜 보는 거지.”
변성기가 온지 꽤 지난 것 같은 남성의 목소리는 그런 그녀를 지적한다.
머리카락도 손도 아니다.
이리저리 움직이다 남성 기준으로 오른쪽에 고정된 눈동자
보통 카드의 이름과 일러스트만 거의 보일 정도의 거리에서, 그녀의 아바타의 하나뿐인 푸른 눈동자의 움직임은 그에게 있어 너무나 눈에 띈다.
“...............................”
소녀는 아무 말 없이 눈동자를 남성에게 향한다.
시선을 지적한 것에 놀란 표정도, 그런 느낌도 나오지 않는다.
앞의 상대를 무시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었을 터였으나, 그것마저 소녀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면 댁은 무슨 일로?”
방금 전에 했던 질문을 다시 꺼낸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익숙해졌다면 침묵을 지킬 이유도 없다.
그리고 나온 짧은 대답
“그냥 피비린내 진동해서.”
이에 문답하는 것도 몇 초 지나지 않았다.
“그래?”
대답이 끝남과 동시에 소녀의 다리는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살금살금 새 같은 걸음도, 빠른 달리기도 아니다.
일상적으로 평소에 걷던 속도를 유지한다.
이에 부자연스러움은 없다.
특별한 감정은 느끼지 않는다.
단지 그것뿐
걸음은 몸을 남성의 바로 뒤까지 옮긴다.
그때까지 서로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그것을 깬 것은 그로부터 약 1초 후
“뱀.”
입은 연 것은 남성
“...............”
소녀는 발걸음을 멈춘다.
남성의 말은 계속 되었다.
“뇌, 촉수, 동양의 용, 손.”
암호 외우는 것 마냥 단어가 나열된다.
“이걸로 5번째인가.”
단순히 들으면 혼잣말 같기도 한 남성의 말들
소녀는 그것이 자신에게 하는 말들임을 눈치 채고 있다.
“그게 뭐?”
“다음은 뭐지?”
소년의 이번 말은 질문
소녀에게 물어본다.
곧바로 답은 나온다.
“해골.”
“그래?”
걸음이 멈춘 채 침묵이 맴돈다.
그때 귓가에 들려오는 남성의 목소리
“당신은 이 세계가 마음에 안 들어?”
그것이 자신에게 향한 것임은 유카리도 금방 눈치 챈다.
남성의 위치는 눈이 있는 오른쪽이었다.
그 시야는 후드로 머리부터 얼굴까지 가려 남성의 표정을 볼 수 없었다.
“뭐......”
고민하는 시늉을 한다.
상대 표정이 어떨지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라고 태어났으니까?”
그저 생각을 말할 뿐이다.
“이미 멸망을 겪었던 인류마저?”
남성의 질문이 더욱 파고든다.
“정말로 멸망했으면 당신 포함해서 이런 만들어진 곳에 존재하지도 못하겠지.”
대답의 의도는 변하지 않는다.
“............................”
남성이 먼저 발걸음을 옮긴다.
소녀의 오른쪽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까지 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시야에서 사라졌을 때엔 걸음을 멈췄는지조차 모른다.
‘너한테만 들리고 느껴지는 거 아니야? 그 시선과 목소리.’
미나코가 유카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저쪽도 그렇다 쳐도 서로 알 방법이 없잖아. 목소리만 들리는 당신처럼.’
‘그건 그래.’
서로 짧은 몇 마디 대화만 주고받은 후 소녀의 발이 움직인다.
~
................................................
................................................나
................................................어나
일어나
한 마디의 말이 내 의식을 깨운다.
목소리일까, 뇌리에 박힌 기억의 일부분일까
잠깐만,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
일단 몸의 감각부터 되찾아보자.
몸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바닥도 벽도 천장도 주변 사물도
마치 아무 것도 없는 공중에 덩그러니 띄워진 느낌
어디가 팔이고 어디가 다리인지 모르겠다.
움직이라고 생각해도 어두운 시야로는 알 수가 없다.
일단 돌아온 의식을 온몸에 전해본다.
몸의 감각이 조금씩 돌아오는 것이 느껴진다.
공중에 뜬 느낌이 바닥을 감지하고 무겁게 내려앉는다.
몸을 지탱하기 위해 등에서는 벽도 느껴진다.
팔다리는 느껴지지만 움직이지는 못한다.
몸이 생각이 전달하는 명령을 거부하는 것 같다.
아니, 딱 한 군데, 전달하고 넵 알겠습니다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오른손의 다섯 손가락이 까딱까딱 움직여준다.
“아, 다행이다. 정신을 차렸구나.”
귓가로 성숙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어온다.
감각이 현실을 인지한다.
그런데 아까부터 들리는 투둑투둑 하는 소리는 뭐지?
딱딱한 바닥에 자갈 같은 작지만 형태는 있는 것이 떨어지는 것 마냥 들려온다.
적어도 몸이 따끔거리지 않는 것으로 봐선 자갈은 아니다.
물이다.
아마 비가 오는 곳에 내가 벽을 등지도 앉아있겠지.
것보다 왜 이렇게 어두워? 하는 생각에 내가 눈을 감고 있음을 깨닫는다.
천천히 눈을 뜨면서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시야가 오른쪽으로 쏠려있다.
감각이 돌아왔을 때 느꼈던 얼굴 왼쪽에 공허함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내가 키클롭스(혹은 사이클롭스)였다면 시야는 가운데에 있었으리라.
판단컨대 왼쪽 시야는 영영 회복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오른쪽 눈이 남아있으니 앞을 보는데 문제는 없다.
조금 하자가 생긴 채 돌아온 시야로 주위를 둘러본다.
먼저 내 몸을 본다.
몸에 얇은 것이 달라붙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알몸으로 쓰러져 있었다면 병원이나 경찰서에서 눈을 떴겠지.
몽롱한 정신이라 의류의 종류는 떠올릴 수는 없었다.
시야를 가능한 한 최대한 돌려본다.
회색빛 벽과 소나기처럼 내리는 비 외에는 잘 보이지 않았다.
지금은 고개를 돌릴 힘도 없다.
내가 기대고 있는 벽을 한쪽뿐인 시야로는 볼 수 없을 터.
무엇인지 몰라도 앞에 보이는 벽이랑 같은 색이겠지.
그래도 눈에 띄는 색이 하나 있는 것이 다행일까
검은 머리의 누군가가 서 있었다.
거센 빗방울과 흐릿한 시야로 그 사람의 시야가 날 향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대신 목소리만은 또렷했다.
“내가 뭘 들고 있는지 알겠니?”
왼손에 든 무언가를 한쪽뿐인 내 시야에 들이민다.
색이 파란색인데, 막대기가 달린......
기억나지 않는 것일까, 모르겠다.
일단 목소리로 지금 보고 듣는 것을 꺼내볼까 생각한다.
“긴 검정머리랑, 당신 여자?”
대충 한 말에 걸어본다.
사람 형상 중 그나마 보이는 머리색을 말했고, 목소리만으로 여성으로 판단했다.
만약 틀렸다면 그녀? 가 지을 표정은 보이지는 않아도 상상은 될 것이다.
“다행이다, 정신이 들었구나. 이런 어린 아이가 어쩌다 이런 곳에, 거기다 눈까지? 누가 이런 짓을?”
푸른 무언가가 여성의 머리로 추정되는 곳 앞에 나타난다.
여성은 그것을 바라보는 것 같다.
목소리가 다시 들려온 것은 10초 정도 지난 후였다.
“아바타 식별 불가능? 아바타 데이터는 태어난 순간부터 등록될 텐데, 오류로 데이터가 지워졌나? 전에도 그런 사례가 있기는 했는데.”
아바타? 데이터? 오류?
알 수 없는 단어들이 나열된다.
“듀얼 법 위반자, 는 아닌 것 같은데. 눈 한 쪽이 뽑혀나갈 정도로 도망쳤으면 이미 RE-X(리-크로스) 프로토콜로 D구역에는 핵폭탄이 떨어졌을......”
또 다시 알 수 없는 단어들이 나열된 말이 갑자기 끊어졌다.
“잠깐만, 그 카드는?”
카드?
그 단어만은 알고 있다.
종이로 만든 네모난 것.
그 시야에 들어오는 것들 중 해당되는 것이 하나 있다.
힘없이 축 늘어진 나의 팔, 그 손 끝에
그 손이 그것을 놓친 것처럼 그 ‘카드’는 내 손 바로 앞에 있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다.
흰 몸 색, 그리고 푸른 눈
................................................
그 광경을 마지막으로 내 시야는 끊어졌다.
~
내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내 몸은 위화감으로 가득했다.
어느 정도 생기가 돌아온 몸, 딱딱한 벽 대신 푹신한 무언가에 기대어져 있는 등
아니, 지금은 앉아있는 것이 아니다.
누워있다.
눈부신 낯선 천장이 내 시야를 반긴다.
여전히 똑같은 점이라면 여전히 시야가 오른쪽으로 쏠려있다.
애초에 눈이 뽑혔으면 회복되지 못하니 이건 이것대로 어쩔 수 없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려본다.
유리로 된 벽이 시야에 들어온다.
내 쪽으로 내리는 비를 완벽히 차단하면서, 그 비가 쏟아지는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엔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들어온 것은 푸른색 벽과
“드디어 정신을 차렸구나!?”
한 여성이 서 있었다.
굳이 표현하자면, 그 전 의식이 몽롱할 때 색으로나마 봤던 인물의 특징인 긴 검정머리의 여성이었다.
아니, 그렇게 말하는 걸로 봐선 본인일 것이다.
지금은 시야가 흐리지 않아 그 모습을 똑바로 볼 수 있었다.
일단 현재 위치와 상황을 먼저 파악해보자.
“여기가 어디요?”
여성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아, 안심하세요. 병원입니다.”
여성의 대답만으로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병원, 적어도 내가 의미는 아는 단어
아바타니 데이터니 하는 단어들보다는 익숙하다.
사실 지금 떠오르는 단어가 거의 없다.
당연한 듯이 나오는 말을 들어도 막 태어난 유아처럼 그게 뭐지? 하는 궁금증만이 생겨난다.
떠올리려 해도 무언가가 머리를 조여 올 뿐이다.
기억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아니면 내 기억이 잘못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알 수 있는 것은 하나 있다.
지금의 세계는 내가 알던 세계와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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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쓰네요. 여러 일이 있어서 늦었습니다;;
원래 써놓은 분량이 있었지만, 세계관 설명이 잘 되지 않는 것 같아 새 시나리오를 추가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1인칭이 설명과 표현이 더 쉬울 것 같아, 3인칭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던 것을 1인칭으로 변경할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하면, 원래 써놓은거 다 갈아업고 새로 쓸 생각입니다ㅎㅎ;;
본편 내용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 언제쯤에 세계관에 대한 설명글을 올려볼 생각입니다.
참고로 로고 제목은 제가 썼지만, 삽화는 커미션으로 신청했습니다(그려주신분 닉네임은 따로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문구는 제가 마음에 안들거나(?) 피드백 받으면 수정될 수 있습니다.
오타 및 표현법 부족 등의 지적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3주간 소식이 없어서 설마 연재중단인가 했습니다 다행이네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공익 + 시나리오 갈아엎기로 다음 화까지 시간 좀 더 걸릴 것 같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