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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보다는 인물 중심으로 써보겠습니다.
코토미네 키레
키레이라는 인간상은 도저히 좋아할 수는 없지만
3편을 보니 자신이 결여되어 있는 사람임을 극복하고자 노력해보고, 사랑도 해봤다는 점을 새로 알게되니 연민이 느껴지더군요. 쟤도 처음부터 그냥 악인은 아니었구나...
키레는 어쩌면 사랑같은 인간에 대한 좋은 감정이 결여된게 아니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내가 죽을 때, 키레가 눈물을 흘렸다는 이유가 자기가 죽이고 싶었기 때문이라는데 떠오르는게 있었습니다.
키레는 아버지가 당했을 때도 자기가 아버지를 죽이고 싶었다고 했었죠.
그렇다면 키레에게 사랑은 몰랐을 뿐, 없는 감정은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단지 뒤틀림 때문에 보통 사람처럼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해주고 싶다. 좋아한다 같은 것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죽이고 싶다 같은 것으로 나타나는거죠.
바제트와도 잘 지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결국 바제트를 죽인걸 생각하면.. 역시 키레는 좋은 감정을 가진 상대를 죽이고 싶어 했던건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에 시로에게 사실은 너희가 부러웠다' 는 말도 뭐가 부러웠는지는 나오지 않지만
시로가 키리츠구, 린, 사쿠라 등과 함께 오손도손 사는것, 그런 행복을 부러워한건 아닐까 싶습니다.
그것도 키레이가 행복을 알기 때문에 부러웠는지, 아니면 사람들의 교류나 거기서 오는 좋은 감정을 알고 싶어서 였는지 궁금해집니다.
아마 전자가 아닐까 싶네요. 왜냐하면 키레는 자신과 맞는 사람들을 만나지 못해서일 뿐, 길가메시와 연합했을 땐 그 전처럼 무료하지도 않았고, 꽤 즐거워 보였기 때문입니다.
키리츠구라는 목적이 생겨서 그렇겠지만 어쨌든 길가메시와는 마음이 잘 맞았고 다른 사람과 달리 시시한 대화만 한 것은 아니었죠.
저게 정말이라면, 키레가 뒤틀린 사람이 아니었다면 키리츠구가 필생의 적수가 아니라 좋은 관계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뭐 그냥 동족 혐오로 표현되는것 같지만요.
원작에서 헤븐즈 필의 키레는 숲에서 시로들과 달리는 장면밖에 기억이 안나는데... ㅠㅠ
키리에 엘레이손으로 제령하는걸 보니 아포크리파에서의 코토미네와 다른것을 보는것도 재미중 하나였습니다.
전체적으로 키레는 아주 멋지게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시작의 3가문
500년 전의 토오사카. 왜이렇게 잘생긴건가요? 그리고 처음엔 엘멜로이 2세인줄...
그 시절의 마키리도 익히 알다시피 미남이고 유스티챠도 예쁘고 우아하고..
그 장면에서 순간 뒷걸음칠 치는 토오사카와 유스티치아에게 마음이 있던 마키리의 얼굴을 보니
마술사라고 인간이 아닌것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언젠가 그 시절의 페이트 이야기도 애니로 나오길 기대합니다.
에미야 시로
저는 에미야 시로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처음엔 병맛이었지만 그런 정의감은 아무나 갖을 수 없고, 행적 역시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스테이나이트, 언리, 헤븐즈 필 세 작품이 모두 애니로 완결되어 어쩌면 최종막일지도 모르는 무대에서 멋지게 마무리 했습니다.
할아..는 나올지 모르지만 적어도 금방 나오지는 않겠죠..
언제 오실건가요? 라는 대사나 인형이 나온걸 보아 원작 헤븐즈 필의 두 결말을 모두 그렸는데 그 점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만약 어린 꼬꼬마였다면 손을 번쩍 들고 나인~~~ 을 외치며 숲에서의 그 장면을 따라하며 놀았을지도 모릅니다.
얼터 vs 메두사
멋지다는 감정으로 눈물이 나오는 건 쉽게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닌데 마지막 일격이 끝나고 제 오른쪽 눈에서 한 방울 물이 나와 마스크 속으로 들어가더군요.
아마 세 가지 이유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첫째로 너무 잘 만들었습니다.
제가 애니를 거의 안봐서 요즘 애니 수준이 어떤지는 모르나 작화 묘사 연출 긴장감과 몰입도 등등 이런걸 본 적이 있었나 싶었습니다.
전작인 2부에서 헤라클레스와 흑밥도 대단한 박력의 전투였지만 오늘은 뭔가.. 그 전투마저 오래된 것'으로 만들어버리지 않았나..
하지만 이 또한 언젠가는 옛날 만화구나 싶을 때가 오겠죠...
아. 페가수스가 소환되는 모습이 처음으로 묘사된것 같기도 하네요.
그리고 마지막에 시로가 보통 만화라면 주저하는 모습이 나올법도 한데,
망설임 없이 찔렀다는 것도 헤븐즈 필' 이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사쿠라에 대한 마음이 어떤지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취향이야 다양하니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겠지만 이거 하나로 보러 갈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액션영화도 꼭 내용이 좋지 않더라도 때려 부수는거 보러가기도 하니까요.
유포가 작화 말고도 전투 묘사나 연출을 잘 하는것 같아요.
둘째로 아르토리아와 메두사 모두 좋아해서 였을까요?
아르토리아는 그간 가슴이웅장해지는 벅찬 전투들이 시리즈마다 있었지만
메두사는 마스터가 신지에, 맨날 약하고 몇대 맞고 리타이어, 마안도 있으나 마나한 것으로 나와서 슬펐는데
이게 진정한 메두사의 힘이라며 마력방출 빵빵 써대는 세이버와 대등하게 맞서고,
메두사 개인의 강함 뿐만이 아니라 라이더 서번트란 이런것이다! 라고 알려주는것 같아서 좋은걸 넘어 기뻤습니다.
3편을 보고 메두사에게 성배를 주는 사람들이 확 늘었다고 하는데 저도 성배를 줄 생각입니다.
셋째로.. 그동안 아포크리파 22화를 유포터블이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함과 미련이 있었는데 오늘로 좀 홀가분해졌습니다.
카르나와 지크가 힘대힘의 격돌이라면
얼터와 메두사는 힘대기술(민첩)의 대결이라 양상은 조금 다르겠지만 유포터블에서 만들었으면 어떻게 나왔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른 후기들을 조금 봤는데 헤클과 전투가 짧더라 라든지..
이곳에서의 전투 덕분에 다른곳에서 힘을 뺄 수 밖에 없었겠지만 그래도 이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린과 사쿠라
복잡한 두 사람의 관계를 정리하는 또 하나의 대단원.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원작에선 린이 그냥 사쿠라를 굴복 시켰던걸로 기억하는데 여기선 조금 각색을 한 것 같네요. 맞나요?
린이야 워낙 매력있으니 별 걱정 없는데 사쿠라는 안티들도 많은것 같아서 조금 가슴이 아픕니다.
저 역시 사쿠라 팬까지는 아니고, 악행 역시 지울수도, 용서받기 어려운 죄이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남은 여생이 행복하길 바랍니다. 당사자가 아니라면 나쁜사람을 용서할 수 없는 이유는 과거의 악행 자체보다 뉘우치지 않고, 변하지 않는것이 더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사쿠라는 변하죠.
마지막으로 스나 캐릭터들은 역시 근본이었습니다.
아르토리아는 누구보다 세이버 답고
쿠훌린은 페이트 안에서 랜서의 운명을 결정지었으며
메두사는 라이더가 무엇인지 보여주었고
메데이아를 보면 다른 작품의 캐스터는 죄다 사짜같죠.
주완 역시 핫산답게 암살자 그 자체였고
헤라클레스는 요즘 나오는 버서커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라떼는 말이야...
그리고 길가메시와 에미야를 보니 아처는 역시 클래스 자체가 근본이 없군요.
근데 원작에서도 이리야가 마법으로 시로의 영혼을 물질화 하던가요?
시토나이는 연차 몇차례 돌려봤지만 실패했고... 카마라도 꼭 얻었으면 좋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키레의 심리묘사는 이 대사 에서 잘 나오죠. "너희들이 행복이라 느끼는 것이 나에게는 행복으로 느껴지지 않았다."(Fate루트였던가요....) 린의 경우 보석검으로 그림자거인들 양학하며 거리 좁히다, 마지막 순간에 검을 폭발시켜 빈틈을 만들고 달려들었을겁니다. 그러나 찌르는 건 할 수 없다며 그냥 안아줬으니 굴복시켰는가 아닌가는 좀 애매하겠네요.
바제트 손만 잘린거지 안 죽었어요;;
키레의 심리묘사는 이 대사 에서 잘 나오죠. "너희들이 행복이라 느끼는 것이 나에게는 행복으로 느껴지지 않았다."(Fate루트였던가요....) 린의 경우 보석검으로 그림자거인들 양학하며 거리 좁히다, 마지막 순간에 검을 폭발시켜 빈틈을 만들고 달려들었을겁니다. 그러나 찌르는 건 할 수 없다며 그냥 안아줬으니 굴복시켰는가 아닌가는 좀 애매하겠네요.
그랬군요 비슷했었네요.
바제트 손만 잘린거지 안 죽었어요;;
그랬나요? 오래돼서 잘 기억이 안나요 ㅎㅎ 뭐 죽이진 않았어도 해치긴 했군요..
원작에서는 린이 사쿠라를 찌르려다가 마지막 순간에서야 자신이 사쿠라를 해치는건 불가능하다는거 깨닫고 멈추면서 사쿠라의 공격을 맞는거로 기억합니다. 사쿠라가 당황하자 껴안으며 자기 속내를 솔직히 얘기해 사쿠라가 정신차리고 앙리를 막으려들게되서 그 틈에 시로가 룰 브레이커로 사쿠라를 해방시켜주고요.
그랬었군요 그럼 그대로 간거였네요.
시로 vs 헤라클레스 전은 원작에서 검격을 보여주는 일러를 츠바메가에시처럼 표현되고 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있더군요.
굴절까진 아니여도 순간적으로 베어냈다는 느낌으로요
이랬으면 어땠을까 저랬으면 좋았겠다 이런게 있게 마련이죠.. 그게 어긋날 때의 실망은 어쩔수가 없는것 같습니다.
학교다닐때 감상문좀 맛깔나게 써보셨나봐요 남이 쓴 감상문 오랜만에 끝까지 다 읽어 보네요 ^^ '쿠훌린은 페이트 안에서 랜서의 운명을 결정지었으며' ㅋㅋㅋㅋ
창을 좋아하는 입장에선 그저 눈물만ㅠㅠㅠㅠ
원작에선 이리야몸으로 시로몸 대체한걸로 알고있는데 영화에선 3마법으로 시로 영혼 물체화 시킨걸로 바꾸고 토우코 인형술로 몸 대체한걸로 바꾼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