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골든위크 기간에 갑자기 일주일 정도 비는 시간이 있어 일본을 갈까 아니면 필리핀을 갈까 고민하다
필리핀행 비행기 시간이 애매해서 일본 오사카쪽으로 방향을 틀어 요번에 일본으로 정하고..
다음날 저녁 출발 비행기 바로 끊어 오사카행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즉흥적으로 하루만에 결정한 오사카라 여행 중 대부분 당일 구글맵 보고 움직이는 무계획 여행으로 움직였지만
3년전 이 글이 생각나 오사카 가는 김에 타입문 성지 고베를 한번 들려보잔 생각으로 갔다왔네요.
출발 당일 비행기 좌석 운이 좋았는지 효고현 지나가는 길에 석양이 지는 고베 오하시 대교를 먼저 봤습니다.
사진은 폰으로 찍어 오른쪽에 작은 붉은 대교만 보여서 아쉽지만 실제로 비행기 안에서 봤을 땐 붉은 오하시 대교가 더 크게 보였네요.
도착 당일은 저녁 시간이라 남바 조금 위쪽인 혼마치 호텔에 짐을 풀고 잠들었고..
둘째 날엔 오사카 역에서 JR선을 타고 히메지 성에 갔습니다.
이번 일본 여행하며 성은 4곳(히메지성, 오사카성,아카시성터,니조성)둘러봤는데 개인적인 순위는
히메지>>>니조성>아카시 성터>>>>>>>오사카 순이고 히메지 성이 제일 좋았습니다.
히메지 성은 예쁘고 일본에서도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아 천수각 둘러보는데 약 2시간 30분 정도 걸렸고...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천수각 특성상 성 내부에서 윗층으로 올라갈 때 대기 시간이 길어
성 하나 구경하는 게 놀이공원 롤러코스터 탑승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여름은 아니라 내부가 덥진 않았지만 본격 여름철이 되면 성 내부도 관광객 열기로 많이 많이 더울 거 같더군요..
그래도 천수각이 목조건물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신발 벗고 들어가 구경하는 맛은 있었습니다.
히메지 천수각 구경 후 입구쪽으로 돌아오면 히메지 성 서쪽 성곽에 거주지가 있는데 사람들이 천수각 구경하다 체력이 빠져 그런지
서쪽 성곽은 잘 가지 않지만 시간과 체력이 된다면 가볼만합니다.
성 주변 역시 엄청 넓은 정원처럼 조경도 잘 꾸며놓아 걷다보면 천수각을 예쁜 각도로 사진 여럿 찍을 수 있어 좋습니다.
천수각 구경 후 출구쪽으로 나오면 서쪽 성곽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나오는데
서쪽 성곽은 시종들 거주지역과 귀빈 거주지가 나눠져 있는데 성의 서쪽에 센히메(도요토미 히데요리 아내)의 방이 있습니다.
성 구경하느라 4시가 넘어 그런지 센히메 방은 입장 시간이 지나 들어가보지 못했네요.
둘째날 히메지 성을 컷하고 고베 들러 성지 가려고 했는데 막상 히메지 가니 하루일정 전체를 보내야 할만큼 컨텐츠가 있어 타입문 성지
고베 방문이 좀 늦어졌고...
내일 일정을 수정해 아침에 오사카 성을 가고 고베로 출발하기로 정했습니다.
오사카성 천수각은 기와만 덮고 콘크리트로 만든 히데요시 일생을 전시한 박물관 + 공원 개념이라
성 외관만 멀쩡하지 실속이 없어 영 별로였네요...
박물관처럼 꾸며 히데요시가 다이묘에게 보낸 서찰과 히데요시 황금다실 모형이 전시되어 있던 것 빼고 볼 건 없었습니다.
바닥부터 출발해 관백까지 오르고 서체를 배워 그런지 히데요시, 고다이인 부부 둘 다 형편없는 악필이었습니다.
오사카 성 자체는 볼 게 없었지만 성 주변 공원과 성을 둘러싼 큰 규모의 해자는 좀 볼만했네요...
해자와 성터 규모를 보니 왜 오사카 여름, 겨울의 진이 있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엘리베이터와 에어컨이 있어 여름철이나 다리가 좋지 않은 분들을 위한 편의성은 좀 있으니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에겐 좋은 곳 같습니다.
오전에 오사카 성에 둘러본 후 고베로 바로 넘어갔습니다.
일단 마력이 충만한 집에 먼저 들르기 위해 키타노이진칸 거리로 올라갔는데
골든위크라 그런지 내국인 관광객이 키타노이진칸에 많았고 특히 영국관 굉장히 많이 줄 서 있었습니다.
영국관을 지나 우로코노이에(마토 저택)에 도착해 고점을 찍고 아래쪽에 있는 풍향계의 집을 목표로
먼저 우로코노이에를 먼저 들어갔는데..
저택 자체는 갤러리로 개조했고 19C 유럽식 저택은 취향이 아니라 큰 감흥 없이 둘러봤네요... 맨 꼭대기에 있어서 그런지 고베시를 내려다보는
전망은 좋았고 정원에 우로코노이에 상징인 멧돼지 석상도 볼 수 있었습니다.
갤러리에 풍향계의 집(린의 저택) 그림도 보고 사진도 찍었지만 관람 시간은 20분 정도 둘러보고 나온거 같네요.
900엔(?) 정도 관람비 값은 못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우로코노이에를 둘러본 후 목적지인 풍향계의 집으로 갔는데...
하필 2023년 10월 1일부터 2025년 3월 31일까지 수리에 들어가 입장을 못했습니다.
3년전 먼저 가보신 분 후기론 페그오 관련 상품도 판다길래 기타노이진칸 거리에서 가장 기대한 곳이고
오르골 굿즈 팔면 사려고 했는데 하필 수리중이라 구경도 못해 아쉬웠네요.
혹시 고베에 들러 가보실 분은 2025년 3월 말까지 공사 예정인데 아마 여름쯤 가야 안정적으로 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력이 충만한 집을 못 들러 시간이 남은 김에 고베역 한바퀴 둘러보고 저녁 밥을 먹기 전 에미야 저택이 있는 아카시 역으로 향했습니다.
오다가 저택(에미야 저택) 자체는 역에서 내려 아카시 성 해자를 따라 쭉 걷다보면 금방 도착하는데...
생각보다 엄청 작고 관리 안된 시골집 느낌이 났습니다.
볼 게 없어 그런지 뒤쪽에 있는 아카시 성터를 보려고 방향을 틀었는데..
아카시 성터가 생각보다 괜찮았습니다.
천수각과 성내 시설은 남지 않고 복원한 망루 2개만 남은 상태지만 돌을 쌓아올려 만든 높은 성터를
석양이 지는 풍경에 관광객 없이 혼자 걸어다니며 아카시 시 전체를 내려다보니 좋았습니다.
석양이 지고 저녁쯤 되니 성터 앞 공터에 캠핑하러 온 사람들이 캠핑 장비를 세팅하고 쉴 준비를 하던데 캠핑족들에겐 딱 맞는 곳이더군요.
중요하게 생각한 풍향계의 집이 막혀 현탐도 오고...
하루 평균 2.73만보의 강행군으로 6박7일 여행하고 저녁은 이자카야에서 술을 마시니 피곤해져
시간내서 오하시 대교도 보러갈까 고민했지만
교토가 좋아 며칠 더 머물러 4일~6일은 교토를 중심으로 쭉 머물렀고..
고베까지 다시 가기도 힘들어 비행기에서 본 걸로 퉁 쳤습니다.
그리고 타입문 성지 이래저래 돌며 비는 시간에 공주님 가챠 돌렸는데
영맥이 우수해 그런지 보구 3렙을 수월하게 달성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