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도 안 되는 시골에선 종이책이 진짜 꿀잼임.
중딩때 동네깡패에게 자주 당해서 여름방학 외삼촌집에 머물렀는데,
티비도 보기 힘들었고, 셰퍼드와 소만 보다가 소여물용 아궁이 옆에 불쏘시개로
놓아둔 하승남 무협만화 접한 뒤로 무협물에 첫걸음이 시작됨.
한창 중국무협에 빠진 나의 개념을 개박살 시킨 것이 바람의 검심 (당시엔 해적판 나그네 검객)
이단 발도술 봤을 땐, ㅆㅂ! 이게 진짜 리얼리티 검술이라고 뽕에 죽 빠지고 있다가
베르세르크의 묵직한 거검술에 또 뽕에 빠짐. 중간에 용비불패도 한창 볼 때라서 창술도 디게 좋아했음.
바스타드나 로도스도 전기 같은 일뽕 판타지에 빠졌다가 김용의 영웅문에 전동조의 묵향, 황규영의 표사, 잠룡전설등
다시 무협에 발들이다가 반지의 제왕 정발 땜에 판타지 설정덕후가 됨.
꽤 모았던 책 거의 다 쳐분하고 정발본 원서본 위주로 모았는데, 그것도 이제는 감당이 안 된다.
요즘은 신부이야기 같은 고증에 맞는 예술그림만화를 모음.
전자책도 편리하고 공간절약 되어서 좋은 점이 많지만, 그래도 책은 종이 넘기는 맛이 최고다.
91년도산 댕댕이
댕댕이 지옥에서 돌아왔냐
나보다 어르신인 댕댕이
난 놓을 데도 없고 관리 같은 거 귀찮아하는 몹쓸 유게이라 기껏 사놓은 책들도 지금 맛대가리가 가서 걍 디지털로 모아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