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내가 전역 두 달쯤 남기고 있었을 때였던 거 같음
후방 동원부대 행정병이었는데,
야근은 밥 먹듯이 시키면서 보상휴가도 안 줘, 포상휴가는 일수제한 걸어놔서 더 모으지도 못해, 정기휴가는 강제로 며칠씩 쓰게 시켜서 모아놓지도 못해
말차로 빼지도 못 하고 부사수조차 안 주고 있어서 훈련까지 꼬박꼬박 다 나가고 있을 때였음
사단지침이었는지 여단지침이었는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아무튼 어느날 상급부대에서 폐위장막으로 길리슈트를 만들라는 지침이 내려온 거임
그래서 전 부대원이 폐위장막 열심히 잘라다가 길리슈트 아닌 길리슈트를 만들었음
근데 폐위장막이다 보니 상태도 안 좋고 듬성듬성 너무 비어있는데다
그거 입고 돌아다니려니 나뭇가지에 걸려 찢어지고 개머리판에 걸려 찢어지고 수통에 걸려 찢어지고...
그래서 간부들이 떠올린 대책이
바로 인삼천이었음
폐위장막 길리슈트에 인삼천을 덧대서 (비교적) 입기도 편해지고 내구성도 올라갔나...?
근데 폐위장막이 워낙 듬성듬성이었다 보니
아예 길리슈트가 새까매지게 된 거지
그럼 오히려 더 눈에 띄게 됐잖아?
그래서 나온 대책이 바로
비닐노끈이었음
심지어 그걸 또 어떻게 국방색 노끈을 찾아왔더라
그래서 일과 끝나고든 주말이든 개인정비 시간 다 빼앗겨 가며 길리슈트(폐위장막)에 열심히 노끈을 잘라서 묶었음
그냥 묶으면 또 티난다고 묶고서 빗질해가며 얇게 만들고 ㅇㅈㄹ
근데 이렇게 하니까 이거대로 티난다고 또 뭔짓을 했냐면
바로 폐전투복을 천쪼가리로 잘라서 길리슈트에 엮는 거임
...? 그럴 거면 그냥 전투복만 입으면 되는 거 아닌가
그렇게 길리슈트라고 쓰고
폐위장막+인삼천+국방색 비닐노끈+폐전투복 천쪼가리로 만들어진 대형 쓰레기가 생겨남
그것도 각 부대원당 1개씩.
군장에 다 매고 다니래
그 와중에 길리슈트 만든 거 보여줘야 된다고 훈련 때 검문소 운용을 길리슈트 입고 하고 뭔 ㅂㅅ짓은 다한 듯.
그리고 다행히 전역 한 달쯤 남겨두고 말차 나가서 난 길리슈트 지옥에서 탈출했음
대체 얼마나 오래 그 쓰레기를 썼을지는 모르겠다
<3줄 요약>
1. 전역 두 달 남기고 수제 길리슈트 만들라고 함
2. 폐위장막+인삼천+비닐노끈+전투복 쪼가리로 만든 쓰레기(?) 탄생
3. 그리고 난 전역해서 탈출함ㅎ
나두 병장때 길리슈트만든다고 그지랄했는데 ㅋㅋㅋ 난 차단선 안하고 전역띠
우리 부대만 ㅇㅈㄹ한 건 아니었나 보넼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부피만 큰 쓰레기였음 ㄹㅇ
나때는 사단장이 차단선에 꽂혀서 그 난리 침 ㅋㅋ
겨울용은 안만듬?ㅋㅋㅋ
겨울에 저 짓 한 거임ㅋㅋㅋㅋㅋㅋㅋ
대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