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153)
3일차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
마이케티아, 바르가스주(州), 베네수엘라
탑승 게이트 바로 앞 벤치에 앉고 나서야
그레이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항공사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하고,
캐리어를 부치고,
보안검사와 출국심사를 마친 후 탑승장에 들어오고 나니
이제야 안전하다는 실감이 들었던 것이다.
공항으로 오는 도중
갑자기 엎드리라는 스즈키(사쿠라바 잇토키)의 말을 듣고는
두 팔로 머리를 감싼 채 차
바닥에 엎드려 고개도 들지 못하고 벌벌 떨어야만 했다.
날아온 총알이 차량을 뚫고
그녀의 몸에 박힐까 두려움에 떨면서
수십 번도 더 기도를 드렸다.
이번 한 번만 살려달라고.
남미의 여성인권이고 뭐고,
더 이상 욕심도 부리지 않고,
그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도
아무런 불평불만 없이 살겠다고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처음 겪는 공포 속에서 공항에 도착했고,
어떻게 여기까지 온 지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정신없이 움직여
드디어 탑승게이트 앞까지 온 것이다.
그레이스는
탑승권에 인쇄된 게이트 벤치에 앉아
눈을 감고 초조하게 기다렸다.
비즈니스 클래스 탑승권을 가진 사람만이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
그저, 탑승이 시작되면,
제일 먼저 비행기에 탑승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괜찮으세요?”
누군가 그레이스에게 말을 걸었다.
그레이스가
화들짝 놀라서 고개를 들자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제복을 입은 항공사 여직원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그레이스는
겁에 질린 눈으로 몸을 뒤로 뺐다.
누구지?
또 나를 노리고 온 자일까?
항공사 직원의 옷까지 구해 입고 나를 해치려고 온 것일까?
“저리가!!”
그레이스가 새된 목소리로 외쳤다.
고음역의 비명이
높은 천장에 반사되어 조용하던 탑승장에 울렸다.
출국장 안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그레이스를 향했지만
그레이스는 그런 사실도 모르는 듯
소리 지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넌 누구야! 누구!
저리 꺼져!
아고스토! 스즈키!
어디 있어!!”
그레이스의 외침에 놀란 항공사 직원이 당황하며
한 발자국 물러났다.
비행기를 타는 것에
공포심을 느끼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런 사람들은 비행기를 타러 왔다가,
또는 탑승했다가,
아주 가끔씩은
이륙 후에 공황발작을 일으키곤 했었다.
탑승 전에 징후를 발견하게 되면
탑승을 포기시키는 것으로 간단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물론 짐을 빼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그럼에도
그 상황이 가장 간단한 절차였다.
일단 비행기 안에 탑승한 후
발작을 일으키게 되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모든 승객이 비행기에서 내리고,
비행기 내부에 대한 보안검사를 시행해야 했다.
9/11 이후 생긴
철저한 보안검사지침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은
이륙 후에 발작을 일으키는 것이다.
최악의 상황을,
승객의 사망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기장이 착륙을 결정하고 긴급 상황을 선언하면,
착륙시의 위험 때문에
항공기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항공유를 버리고,
재착륙 절차에 돌입해야했다.
항공사 직원들은
그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탑승 전 승객들을 유심히 살핀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눈에,
벤치 앞에 앉아
눈을 감고 초초해하는 그레이스의 모습이 뜨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무슨 일입니까?”
MP5K 기관단총을 들고 있는 공항경비요원이
소란을 감지하고 다가와 물었다.
그레이스의 눈에
경비대원이 들고 있는 총이 들어왔다.
그녀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스즈키이이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