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 압도적 밀도와 볼륨으로 상다리가 부러졌어요, 파이어 엠블렘 만자천홍

| 제목 | 파이어 엠블렘 만자천홍 | 출시일 | 2026년 9월 17일 |
| 개발사 | 인텔리전트 시스템즈 | 장르 | SRPG |
| 기종 | NS2 | 등급 | 12세 이용가 |
| 언어 | 자막 한국어화 | 작성자 | 정필권 (Mustang) |
지난해 가을 최초 공개된 ‘파이어 엠블렘 만자천홍’은 시리즈의 오랜 팬들은 물론이고 신규 유입된 플레이어까지 대부분이 흥분할 만한 소식이었다. 공개 당시에는 많은 것들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인 아트워크의 분위기, 일부 등장인물의 모습으로 풍화설월의 후속 작품이 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후 세부적인 정보가 공개되면서 만자천홍은 단순한 후속작이 아니라 더 나아간 일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 자체의 큰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육성과 전투 그리고 애정이라는 세 요소를 충분히 강조하는 한편, 네 명의 주인공과 또 하나의 주인공이 존재한다는 정보를 통해 이전 시리즈와는 조금 다른 구조와 플레이를 추구한다는 사실도 강조됐다.
그렇게 기대 속에서 9월 17일 발매일을 맞이한 파이어 엠블렘 만자천홍은 ‘집약’이라는 키워드를 기준으로 모든 것들이 구성되어 있다. 이 집약이라는 것은 단순히 콘텐츠의 규모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집약이라는 단어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며 시스템과 이야기 구조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이는 곧 육성 / 전투 / 애정이라는 시리즈의 세 요소에도 변화가 미쳤음을 의미하며, 만자천홍 특유의 압도적 감정선으로 귀결된다.
● 풍화설월을 이어가지 않고 넘어서기 위해 - 만자천홍이 택한 것들
만자천홍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은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시리즈 상으로는 인게이지가 있지만) 풍화설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2019년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된 바 있는 풍화설월은 시리즈 기준으로는 조금 독특한 위치를 가진 타이틀이다. 그간 인텔리전트 시스템즈만이 개발을 진행했던 메인 시리즈 역사 속에서 유일하게 코에이 테크모가 개발에 주도적으로 개발에 참여한 타이틀이기에 이질적인 위치에 자리한다.
돌이켜보면 이 변화는 꽤나 컸다. 외부의 시각이 들어서면서 무기 상성과 같은 일부 시스템은 조정되었고 캐릭터의 매력 자체를 끌어올리는 구성, 3개의 세력으로 구분되어 펼쳐지는 세력별 이야기, 독특한 세계관과 전쟁담을 그리는 구성까지. 파이어 엠블렘이라는 시리즈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외부의 시선이 더해지며 시리즈 자체가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판매량 또한 4백만 장이 넘어섰고 분명한 성공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결과였다.

이제는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타이틀, 풍화설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텔리전트 시스템에게 있어 이는 또 다른 과제가 됐다. 다음 메인 시리즈인 인게이지가 전통적인 시스템에 기반을 두어 제작되었으나, 대사 수준이나 스토리 전반 등 여러 문제로 인해 다소 부실한 흥행을 기록했다. 비주얼 자체는 발전했고 전투 시스템 면에서는 완성도가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과거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가 가지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들이 튀어 나온 작품이기도 했다.
2023년 인게이지 이후 3년이 지난 현재. 인텔리전트 시스템즈는 칼을 갈았다. 그리고 외부에서 가한 변화를 수용함과 동시에 본인들의 지향점에 맞춰 가치를 재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변화의 계기는 외부였겠지만, 이제는 외부의 도움 없이 새로움을 스스로 창출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동시에 이전보다 훨씬 더 진화해야 한다는 숙명도 함께 부여됐다.
그렇기에 만자천홍은 코에이 테크모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개발했으며 / 전통적인 시스템 일부를 변화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고 / 스스로의 발전상을 갈무리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보자면 본인들의 능력에 대한 증명이자 개발사인 인텔리전트 시스템즈가 한도 내에서 진심을 발휘하면 어떤 물건이 튀어나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 작품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거나 그 결과물은 방대하고 야심차며 복잡하면서도 흥미로운 거대한 규모로 완성됐다.

고전적이면서도 신규 시스템을 더해 전투가 즐거웠지만 유독 대사가 문제가 됐던 인게이지
변화와 진화 그리고 과거 작품의 영향력으로부터의 탈피라는 키워드는 만자천홍이 택한 변화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만자천홍은 풍화설월이 보여줬던 장점들을 수용했다. 여기에는 검-창-도끼의 상성 관계 대신에 상성 스킬을 기준으로 판정한다는 간소화 / 산책을 통해서 쌓아가는 캐릭터와의 애정 / 여러 시각의 이야기를 선보이는 것 / 다회차 중심의 플레이와 같은 개념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풍화설월에서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것들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방향성이 더해졌다. 풍화설월이 메인 시리즈에 새로운 변화를 가미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작품은 아니었다. 다회차를 하면서 같은 구간이 여럿 존재했고 반복적인 플레이가 지루함이자 부담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루트별로 각각의 이야기 구조가 같은 비중이 되지는 않았다. 구체적으로는 이야기 자체는 흥미롭게 제공되었지만 -메인 시리즈를 기준으로 한 상대적인 평가다- 그 정도의 차이가 심했다. 게다가 통합 루트의 부존재로 인하여 무언가 미묘하게 해결이 되지 않고 스핀오프 타이틀이나 DLC를 통해 어느 정도 보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투 모션 또한 메인 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숫자가 적은 편이었다.
만자천홍은 풍화설월의 연장선에 자리했기에 호평을 받은 부분은 유지하고 나머지 단점을 보완하는 것으로 방향성을 설정했다. 풍화설월에서 무엇이 긍정적이었는지를 이해한 다음, 이것을 전통적인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의 시스템에 녹여넣는 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만자천홍은 독특한 스토리 구조와 시스템 그리고 막대한 볼륨을 가지고 있는 괴물과 같은 일면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구세주 생활,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 네 명의 인물 그리고 주인공 - 네 개에서 하나로 귀결되는 스토리 구조
만자천홍은 당초 8인의 주인공을 중심으로 기획되었으나, 볼륨이나 플레이어의 학습 난이도 등을 고려하여 그 절반인 4명의 주인공이 자리한다. 나머지 주인공에서 제외된 캐릭터들은 존재감 있는 조연의 역할을 담당하고 각자의 사건이나 시간에 따라서 움직이는 일면을 보여준다. 무려 네 명의 주인공을 동시에 제시하는 구조는 그 자체만으로도 풍성함을 보장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네 명의 주인공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만자천홍의 독특한 발상이 더해진다. 만자천홍은 게임 내에서 육성과 관계된 메커닉들을 준비해두고 이를 각 캐릭터마다 하나씩 배정했다. 따라서 각 루트의 주인공들은 다른 주인공들이 갖지 못하는 육성 관련 시스템을 이용하면서 성장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거기서 나오는 결과물은 명확하다. 기반이 되는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기간이라도 플레이 양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카이는 이야기가 진행되는 도중 탈것을 포획하고 능력을 비교하면서 탈것과 호감도를 쌓아가야 하며, 세오도라는 모집을 통해 계략 커맨드에 사용되는 군단병을 모집하고 이를 이용해 아군에게 추가 능력을 부여하거나 자원을 채집하는 데에 사용하는 식이다. 이외에도 전투 중심으로 능력을 획득하는 디트리히와 같이 각각의 메커닉이 캐릭터의 특성과 맞물리도록 설계했다.

각 캐릭터별 능력은 월드맵을 돌고 탐험하게 만든다는 목적도 있다
4루트의 주인공들은 이로 인해서 각자가 명확한 목적과 성장 구조를 갖게 된다. 당연히 플레이 시의 동선도 달라지며, 마주하는 경험도 달라진다. 같은 목적을 가지고 1부를 진행하게 되지만 만나게 되는 인물이나 이야기 그리고 진행되는 사건도 완전히 다르다. 영입할 수 있는 캐릭터들 또한 루트별로 요구하는 애정도가 다르게 설정되어 있으므로 병종의 구성이나 전략도 달라지는 구조라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이렇게 진행되는 만자천홍의 이야기는 무척 길고 높은 밀도를 자랑한다. 이야기 구조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부 (주인공 4인 개별) - 2부 (전쟁편, 일부 주인공을 제외하면 영입 캐릭터 말고 차이가 없음 스킵 가능) - 3부 (구세편, 진주인공 이스마르의 구세주군으로 통합) - 이후 구세편 최종 결전까지
정석적인 플레이 구조를 보자면 한 캐릭터로 1부와 2부를 진행하고 3부에서 통합되어 파밍과 최종 결전으로 이어지는 구성이다. 여기서 플레이어의 최초 육성은 1부에서만 진행되며, 2부는 오롯이 전투로만 구성된다. 3부에 돌입하면서 구세주군으로 통합이 된 이후에는 1부에서 육성한 캐릭터들을 바탕으로 추가적인 육성 방향을 정리하며, 결전까지 이어나가는 구조와 같다.

네 개의 캐릭터별 기둥. 그리고 2부 기둥까지 있는 구조
따라서 100%로 게임을 플레이 한다고 가정했을 때에는 1부를 최소 네 번. 2부는 한 번 (적녹 영입이 있는 주인공 루트 기준, 나머지는 스킵). 3부를 한 번 플레이 해야 엔딩에 도달하는 구성이다. 물론, 하나의 루트를 클리어 하더라도 엔딩까지 도달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심지어 그 어떤 루트를 마무리 하지 않아도 도전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레이어들은 1부를 네 번 하는 선택지에 자연스레 도달한다.
이는 만자천홍에서 각 루트의 주인공들이 독자적인 사건에 기반하여 1부의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이벤트인 대검투제의 일정은 정해져 있지만, 그 사이에 어떤 일을 하는지는 4루트 주인공들과 나머지 4명의 조연들이 각기 다르다. 특정 시기에 주인공들은 월드맵으로 나와 무언가를 하고 있음을 볼 수 있고 각자가 목적에 따라서 움직인다.
심지어 특정 이벤트나 장면들은 특정 루트가 아니라면 직접적인 경험을 할 수 없다. 꽤나 중요한 사건임에도 어디까지나 사건에 얽히지 않은 이상은 외부인의 관점이 유지된다. 그렇기에 거점인 다그시온으로 돌아왔을 때 특정 인물에 변화가 갑자기 적용되어 있거나, 거리의 NPC들이 내가 보지 못한 경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볼 수도 있다. 중요한 외전의 경우에는 딱히 알람이 존재하지도 않아서 정말로 놓치면 그 회차에서는 할 수도 없다.

오르헬의 가면이 벗겨졌는데, 내가 그 장면을 못 봤다? 이러면 언젠가 피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필연적으로 하나의 루트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의문들이 남으며, 비어 있는 단서들로 전체적인 이야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네 주인공들의 루트를 모두 클리어 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각기 다른 이야기와 상황들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지루함은 없지만, 물리적인 피곤함이 나올 수 있는 구성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개발진은 ‘세이브를 하나만 둔다’는 선택을 했다. 즉, 만자천홍은 모든 루트에서 세이브가 하나다. 성장 난수는 루트 시작과 동시에 고정되며 직업 가중치로 일부 변화하는 정도에 그친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루트마다 다시 할 필요는 없다. 서브 퀘스트의 경우 한 번 클리어한 것은 다른 루트에서도 클리어한 것으로 판정되고, 월드맵에서 밝힌 길이나 역참과 같은 시설들은 다른 루트에서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부담을 덜었다.

지도나 서브 퀘스트 클리어 등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결국 첫 번째 캐릭터가 가장 바쁘다
또한 후속 루트의 진행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요소도 준비되어 있다. 일종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위업을 달성할 때마다 재화를 지급하고 이를 소모하여 경험치 획득량이나 비용 감소 등을 더하는 방식이다. 루트를 반복할 때마다 성장에는 가속이 붙으며, 상대적으로 뒤에 플레이한 루트가 더 다양한 동료들과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설계로 이어진다.
특정 루트에서 이벤트를 놓쳤을 경우에는 해당 시점에서만 재시작을 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특정 장에서 재시작을 할 경우에는 이전까지 쌓은 재화와 인연도가 유지되며, 놓친 것들을 차근차근 다시 플레이 하면서 챙길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요소들은 다회차를 기준으로 게임을 설계했기 때문에 후속 회차에서 편의성을 보장하는 요소라고 보면 될 것이다.

로그라이트 타이틀의 영구적 강화를 연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모든 루트를 클리어했다는 전제 하에, 1부에서 각 루트의 결과물들은 3부에서 모두 통합되며 만자천홍의 모든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시기부터는 부대를 여럿으로 나누어 월드맵을 탐사 및 진행하기 시작하며, 거대한 군단을 운용하는 경험으로의 전환을 꾀한다.
긴 시간을 들여서 진행하는 1부의 이야기는 캐릭터들에게 애정을 투영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된다. 앞서 개인적으로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를 관통하는 가치로 ‘캐릭터를 육성하는 과정과 전투 전반. 그리고 거기서 파생되는 캐릭터의 애착 관계'를 언급했었는데, 여기서 캐릭터와의 애착 관계가 자연스레 더해지는 셈이다.

잘생기고 예쁘면 다.. 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 성장과 성능이 좋으면 그게 애정으로 이어진다. 압도적 성능 = 사랑이다
각 루트의 캐릭터들과 그 이야기는 꽤나 매력적이며 동시에 어느 정도 공통된 가치를 가진다. 왕도적인 이야기로 마감되는 카이는 혈연에 따른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세오도라는 국가라는 거대한 가족과 거기에 따른 책임감을. 디트리히는 유사 가족인 일가와 함께 벌이는 우당탕탕 이야기를, 가족을 죽인 자에 대한 복수와 고뇌를 보여주는 레다까지. 가족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적절한 시점에 수습한다.
이 과정에서 캐릭터 자체의 매력은 반전을 거듭하기도 한다. 발매 전 가장 고압적일 것이라 생각했던 세오도라가 대인배라거나, 디트리히 루트의 스토리가 생각보다 개그씬이 많다거나. 긍정적인 의미에서 예상을 벗어나는 캐릭터 성격들이 플레이어가 캐릭터 자체에 애정을 갖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고고할 줄 알았더니 그냥 웃긴 싸움 좋아 청년이었던, 인간백정 디트리히
● 만자천홍의 가장 독특한 지점 - 일종의 단판적, 회차 플레이 구성 그런데 단판이 30시간인
만자천홍의 독특함은 이야기 구조에만 그치지 않는다. 캐릭터를 육성하는 과정과 전투 전반 또한 지금까지의 시리즈와는 조금 동떨어진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간 시리즈는 대부분 일종의 일자 진행에 가까웠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동료들이 들어오고 육성하는 구조가 시리즈의 흐름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루트별 다회차를 상정하고 이야기를 구성한 다음, 하나의 루트로 합치는 만자천홍은 육성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형태로 진행된다. 관련하여 1부의 구성은 일종의 튜토리얼이자 가장 기본적인 육성을 진행하는 시기다. 플레이어는 1부에서 해당 캐릭터의 쓰임을 이해하고 나름의 전략을 구성하며 육성한다. 이 시점까지 전투의 난이도는 크게 높은 편이 아니다. 적당히 레벨링을 하고 배치를 잘 한다면 충분히 1부 클리어까지 도달할 수 있다.

1부까지는 뭐야 하드여도 쉽네? 라고 생각했었으나
2부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1부가 가장 기본적인 육성 -아마 40레벨 초반 정도지만-을 마쳤다면, 이제는 육성한 것을 가지고 심화 문제에 도달할 시간이다. 이번 작품에서 산책이 월드맵 전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긴 호흡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의식하기라도 했을까. 2부는 그저 전투의 연속으로 플레이어를 밀어넣는다.
2부의 맵 자체는 육성이 덜 된 시점에서는 꽤나 악독하게 작동할 여지가 있다. 독과 안개로 가득한 전장, 약점을 노리지 않으면 제대로 딜이 들어가지 않는 적, 다수의 증원 등은 시스템을 오롯이 활용해야만 쉽게 제거할 수 있는 도전으로 자리한다. 2부에서 갑작스레 상승하는 어려움은 육성 상태를 평가하는 일종의 시험 문제와 같다.
육성이 덜 되어 실패를 했을 경우에는 도움말을 통해 다른 루트를 클리어 하면서 주인공들을 모으라고 할 정도로 다회차를 중심으로 설계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3부에서는 외전을 클리어한 캐릭터들이 참여해 도움을 주기도 하기 때문에 1부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진행해야만 이후의 진행이 편하게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바로 2부부터 하드 난이도로는 두개골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진짜로 잘 육성을 했는지 시험 받는 느낌이다
2부 이후 전투 측면에서는 ‘가호’라 명명된 효과도 적절하게 사용할 필요성이 생기기도 한다. 1부에서 신전 봉사활동을 통해 획득한 가호는 한 턴에 특정 능력을 부여하므로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위기 상황을 보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나 보호막을 가지고 있는 보스들의 공격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를 받아내는 데에 유용하다.
각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스킬이자 신규 메커닉인 ‘블레이즈 아츠’는 전투에서 유용하게 사용된다. 특히 카이의 경우 원거리 맵병기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세오도라는 원거리 저격과 같은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사용하면 체력을 소모하고 혼염치를 늘리는 블레이즈 아츠는 스토리 상으로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스킬로 설정되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게이지가 전부 차오르면 버스트 상태가 되고 체력 최대치가 줄어드는 사양이다. 단순히 HP를 사용하는 스킬이 아니라 HP - 혼염치 - 버스트라는 구조 속에서 게이지를 조절하고 일종의 순환구조를 고려하도록 만들었다. 여기에 일부 무기나 장신구 등은 혼염치를 늘리는 효과를 가지고 있으므로 실제 전투에서 고려할 사항들이 증가하기도 한다.

사실상 주인공에 가장 가까운 인물, 맵병기 보유자이자 연상 여성 특효 카이
루트가 합쳐진다는 요소로 인해 새로운 시스템도 추가됐다. 1부에서 플레이어가 육성한 동료들은 3부에 도달하면 ‘인과 융합’을 통해 능력치를 합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높은 능력치 기준으로 덮어 씌워지고 스킬과 전투 기술, 레벨 등이 통합된다. 다만, 여기에는 영구 보너스인 축복 해금에 필요한 인과의 조각이 300개 들어간다. 업적과 각 루트 클리어를 제외하면 인과의 조각이 파밍되는 자원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 캐릭터의 육성을 극한까지 도달하고 싶거나 일종의 구제책으로 사용하기 위한 기능이라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만자천홍의 육성 구조는 가장 기초가 되는 1부에 많은 것들이 달려있다. 루트마다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 다르다는 점도 중요하다. 3부에서 기능과 인력이 모두 통합된다는 점을 미리 알지 못했을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이전 회차의 일부 혹은 전체를 다시 플레이 해야 하는 필요성이 생기기도 한다. 소위 ‘재수강’이라 부르는 것이다.

3부에 돌입하면서 바로 후회했던 카이 1회차. 조금 더 탈것을 파밍했어야 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상성이 사라지고 무기 간의 밸런스도 그리 좋지 못한 편이다. 병종 또한 등장하는 적들을 고려했을 때에는 확실하게 불리한 직업군도 존재한다. 이를 고려하면 이리저리 병종을 바꾸면서 육성할 필요가 있으며, 최고의 구제책인 전차병과 같은 병종으로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는 안전선을 마련해뒀다.
그렇지만 분명히 육성 측면에서는 이래저래 손이 많이 가는 편이다. 장신구의 무게가 상당하게 설정되어 큰 의미를 갖기 어려워지고 체격이 여전히 남아 있어 장비 무게와 관련해 고려해야 하는 요소도 존재한다. 이 상황에서 육성 테이블이 고정되는 시스템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1부에서 기초적인 육성을 진행하고 - 2부에서 시험을 보고 - 3부에서 실전에 투입되는 구성이기 때문에 기초 육성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에는 1부를 다시금 진행한다는 생각에 도달하게 된다. 단적으로 첫 번째 루트로 카이를 선택했을 경우가 대표적이다. 상대적으로 빠듯한 이벤트 일정 속에서 해야할 것들이 많다. 월드맵도 개방해야 하고 탈것도 포획하고 육성해야만 하기에 놓치는 것들이 필연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아라고의 쌍벽 관전과 전투는 양심적으로 강제 시청을 시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3부 구세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지점이다. (긍정적인 의미다) 탈것 부족이나 능력치의 부족 등 미비점이 명확하게 보이고 해결법이 분명하다. 그러나 모자란 것을 당장 3부에서 전부 다시 챙기기에는 여기서의 시간도 시간대로 부족하다. 애정이 있는 캐릭터들을 다시금 육성할 수 있는 방법도 명확하다. 그렇기에 자연스레 다시 1부를 플레이하고 육성 테이블을 리셋하며, 방망이를 다시 깎는 과정에 돌입한다.
때문에 일종의 튜토리얼이자 기초인 1부의 육성은 일종의 단판이며, 영구적인 강화 요소를 통해 반복 플레이에서 시간을 덜어내는 형태로 작동한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나온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 타이틀의 플레이 구조를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육성하고 그 결과물로 테스트를 받으며, 결과물을 다음 상위 콘텐츠로 이어가는 구성이다. 다만, 그 구조가 만자천홍에서는 최소 30시간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세이브 파일이 단 하나라는 구조는 반복적인 회차 플레이에서 영구적인 강화를 기록하기 위한 장치로 작동한다. 긴 시간 플레이를 하면서 플레이어가 쌓은 것들을 기록하고 순환시킨다. 그리고 모든 것을 통합하는 시점에서 데이터를 제시하며 플레이어가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다. 시간을 들여서 캐릭터 하나를 진득하게 완성시킬 수도 있고 상황에 맞춰 플레이 하는 것까지 막대한 볼륨을 구성하는 근간이 되는 것이다.

그나마 3부 시점에서는 능력치를 조금 손해보고 빠르게 레벨업이 가능한 편의성이 있긴 하다
● 상다리가 부러질 것 같은데... 아니 부러졌네? - 구조에서 나오는 압도적 볼륨
만자천홍의 대략적인 플레이 타임은 모든 루트를 1부 클리어하고 모든 동료를 모은다는 가정하에 최소 100시간 이상의 플레이 타임을 보장한다. 육성 측면에서 재수강을 한다면? 그 시간은 더욱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 다회차를 기반으로 하면서 콘텐츠의 폭과 깊이까지 챙긴 이번 만자천홍의 플레이 구조는 ‘압도적인 볼륨’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시리즈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분량이며, 그 와중에 재미와 스토리까지 어느 정도 챙겼다.
아무런 정보 없이 1부와 2부를 진행하고 3부에 도달했을 때는 심히 당황스러울 수 있다. 단순히 한 루트의 1부와 2부를 클리어하더라도 40시간 정도가 소요되서다. 총 네 개중에 하나의 루트일 뿐임에도 이 정도다. 만약 네 루트를 꼼꼼하게 진행한다면, 일반적으로 1부만으로 플레이 시간은 최소 80시간 정도가 찍힌다. 금딱지를 포기하고 2부를 스킵으로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일반적인 게임 한두개 정도의 분량이다.

돌이켜보면 첫 1부와 2부 연속 클리어 시점에서 플레이 타임이 40시간 정도가 됐던 것 같다
했던 것을 정리하고 다가올 것을 파악해 나가는 시점에서 든 생각은 ‘막막함’이다. 절망적인 것이 아니라 기대감이 섞인 막막함이다. 이미 꽤 먹은 것 같은데 사실 코스의 중반이었고 메인 요리는 도착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느낌이다. 슬슬 배가 부른 것 같지만 아직 마저 먹지 못한 요리들이 식탁에 남아있다. 그런데 다음 요리가 나올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 또 먹어야 한다. 즐거운데 배는 부르고 한 코스는 그래도 다 먹어야 하는 그런 상황이다.
이와 같은 모습은 개인적으로 개발진이 칼을 갈았다는 느낌이다. 심지어 이게 일부 주인공들 콘텐츠는 덜어놓은 상태라는 점이 더 두렵다. DLC로 선보일 구석들이 꽤 많은 것이 눈에 들어오고 보조 주인공들도 나름의 행동양식 기준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제적으로 덜어낸 부분들이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연인에 가까운 관계 캐릭터로 죽여버리기. 이게 또 미식이거든요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이미 상다리가 부러진 수준의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별도의 멀티 플레이나 기타 무의미한 반복을 제외하고 시리즈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육성과 전투. 그리고 풍화설월의 주안점이었던 캐릭터의 매력 전달에 집중하여 거대한 규모의 타이틀을 구성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심지어 반복된다는 느낌을 최소한으로 제어했으며, 긴 산책 또한 캐릭터별 메커닉을 구분하는 것으로 다른 관점으로 시간을 채운다.
막대한 볼륨 전반은 곧 ‘집약’이라는 만자천홍의 키워드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이 정도 수준의 볼륨은 기대치 이상의 것이며 동시에 당황스럽다. 풍화설월의 모든 회차와 인게이지 초회차와 비견될 수준이다. 막대한 볼륨은 긴 시간을 들여서 플레이를 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으나, 간단하게는 하나의 주인공 루트 클리어 만으로 엔딩까지 도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어느 정도 밸런스를 맞춰가고 있다.

루트 하나 만으로 엔딩까지 가능은 하다. 다만, 굳이 그러기에는 아쉬울 뿐이다
● 압도적인 밀도와 집약 그리고 부러진 상다리 - 파이어 엠블렘 만자천홍
리뷰를 작성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하나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엔딩을 보지 못하고 리뷰를 쓸 것 같다는 사실 때문이다. 무지막지한 볼륨과 밀도를 가지고 있는 파엠 만자천홍은 꽤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리뷰를 한 게임들은 모두 엔딩을 본 시점에서 글을 작성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다르다.
한 캐릭터의 1부와 2부를 끝마친 시점에서 플레이 타임은 약 40시간. 그리고 두 번째 캐릭터의 1부를 마치고 남은 2부를 스킵한 상태에서 3부에 진입했다. 두 캐릭터를 완료한 이 시점에서 플레이 타임은 약 70시간. 그리고 기한을 맞추고자 3부를 어느 정도 진행한 시점에서 내 편성의 모자람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용하지 못하는 캐릭터들이 남아있었고 시스템이 오롯이 개방되지 않았다. 진행이야 가능은 하지만 100%가 아니며 1부의 일부 이야기는 물음표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게다가 미묘하게 가장 첫 플레이를 진행한 캐릭터의 육성 수준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기에 1부에 특정 이벤트를 진행해야만 2부에 해당 캐릭터를 영입할 수 있다는 소리를 듣게 되면서 지나온 길을 다시 되짚는 수순에 돌입했다. 그리하여 1부 중간부터 재수강에 착수한 순간, 느낌이 왔다. ‘아. 이런 식이면 난 이 게임을 올해 연말 또는 내년까지 해야만 엔딩을 볼 수 있을 것이다’라는 그런 확신 말이다. 그리고 그 경험을 리뷰를 위해 억지로 빠르게 진행하는 방식으로 덮고 싶지는 않았다.

특히, 이 두 캐릭터를 1부에서 사전 작업을 한 다음, 2부에서 영입할 수 있다는 정보를 보고 결정했다. 적녹 콤비 살리기는 못 참는다
그만큼 만자천홍은 확실한 재미를 보장한다. 지금까지 연휴와 2개월차 신생아 육아 이후 남는 자투리 시간을 모조리 태워 1백시간이 넘게 플레이를 진행하면서도 한 순간도 흐트러진 플레이를 제공하지 않았다. 너무도 야심차고 거대한 규모로 완성된 만자천홍의 게임 플레이는 확실한 정체성과 맛으로 완성되어 있다. 풍화설월의 연장선에 있지만, 풍화설월을 벗어나 기존의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가 보여준 중심적인 플레이로 귀결된다.
이는 일종의 두 가지 맛과 같다. 1부부터 3부까지의 대단원은 명백한 역할이 설정되어 있다. 1부에서는 캐릭터 중심과 스토리 + 각 캐릭터별 고유 기능을 제공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2부는 1부에서 육성한 캐릭터들을 이용한 본격적인 전투의 과정이다. 이 시점부터 게임 플레이의 난이도가 상승하며, 버티지 못할 경우 다시 1부로 돌아가 육성하는 과정을 반복하도록 했다.
3부는 각 캐릭터들의 1부와 2부가 만나는 지점이자, 모든 시스템이 집약하고 완성되는 시점이다. 모든 시스템의 집합은 넓은 다그다 대륙을 십분 활용하도록 만든다. 각 캐릭터의 고유 시스템이 합쳐지고 플레이어가 쌓아온 육성 결과물들이 합쳐지면서 구세주군이라는 하나의 군대를 형성하고 전쟁이라는 플레이 방향을 형성한다.

모든 캐릭터의 1부와 2부를 마무리하고 3부에 들어갔을 때. 그 고양감은 각별할 것이다
다수의 부대 운용과 이전 부에서 선보인 명성 레벨의 연장선이 자리하며, 한 번 방향성을 설정한 육성 결과물을 보다 심도있게 확장해 나가도록 설정했다. 그리고 구세편이 이어지면서 최종 보스와 숨겨진 이야기들이 드러나고 풍화설월 - 만자천홍으로 이어지는 세계가 깊고 넓게 확장되기에 이른다. 그 결과물은 풍화설월 인물들의 업적을 재평가하게 만들 정도다. SF와 코즈믹 호러에 맞닿아 있는 세계관 확장은 조금은 당혹스러울 수도 있지만 자못 흥미롭다.
이야기의 규모가 크게 확장되었기 때문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숫자 자체는 개발자들의 공언처럼 시리즈 중에서 가장 앞에 둘 만큼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렇게 다수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면서도 일부 캐릭터들의 지원회화가 빠져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분명히 재미있을 것 같은 관계인데 지원회화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하지만 캐릭터의 성격이나 이를 바탕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충분히 만족스럽다. 네 명의 주인공을 사용하면서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는 구조는 꽤나 독특하면서 흥미롭게 다가온다. 기간에 따라서는 일부 이벤트를 보지 못할 수도 있으나, 이는 다른 캐릭터의 이야기를 통해 보완되는 구조를 택했다. 이러나 저러나 네 명의 캐릭터를 전부 플레이 했을 때 이야기의 구조가 완전하게 맞춰지는 셈이다.

빛을 담당하고 있는 불사의 그버지. 참 매력적인 캐릭터이고 개그로 써먹기 좋은데, 막상 지원회화가 미묘하게 적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종합되는 순간부터 만자천홍은 그 이름처럼 가지각색의 꽃이 피어난 형태를 띄기 시작한다. 더 놀라운 점은 이것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라는 사실이다. 초기 기획이 8명의 주인공이었으나 플레이 구조의 피로도를 고려하여 현재의 4명으로 압축됐다. 그럼에도 남은 4인은 각자의 이야기를 구성하고 별도의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제품판에서는 일부 조정이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들도 주인공의 역할이며 DLC 등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짐작되기도 한다. (아마 전부 다는 안 나올 것 같기는 하다)
종합하자면, 이번 ‘파이어 엠블렘 만자천홍’은 3DS 시기부터 닌텐도 스위치 2까지 약 15년 동안 나왔던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 중에서 첫 번째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의 완성도와 볼륨을 갖춘 타이틀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각성이 시리즈 존폐의 기로에서 재시작의 신호탄이 되었다면, 외부의 도움을 받아 완성한 풍화설월은 시리즈에 새로운 관점을 더하며 발전 가능성을 열었다.
이후 시간이 지나 자리한 만자천홍은 외부의 시각을 수용하고 본인들의 관점에서 분석하여 아주 유의미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무기간 밸런스나 일부 지원 회화의 부족함, 연출에서의 사용을 제외하면 사실상 큰 의미는 없는 던전 탐험 등을 고려하면, 완벽한 타이틀은 아니다. 하지만 집약이라는 발상에서 구현한 시스템과 요근래 시리즈 중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 막대한 볼륨까지 전반적 구성 자체는 충분히 고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기대를 했지만 사실 큰 의미는 없었던 던전 탐험 전투. 중요하지 않으면 그냥 스킵하는게 편했다
그렇기에 오늘도 나는 다그다 대륙을 탐험한다. 이것으로 리뷰는 마치지만, 아직 내가 마주해야 하는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이 막대하고 완성도 있는 게임.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게임을 오랜 시간 플레이할 것이 분명하다.
시리즈의 팬은 물론이고 SRPG 장르의 팬들이 충분히 반기고 깊게 파고들 만한 타이틀로 진화했다는 평을 내려도 좋을 것 같다. 막대한 분량을 보고 지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올해 내에 엔딩까지 도달하고자 한다. 육성이 많이 망해서 재수강도 몇 차례 해야할 것 같다. 앞으로 긴 시간 만자천홍의 세계를 탐험할 사람들에게 올띵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