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작업만 하느라 의뢰 받은 지 2년이 넘어가는 걸 이제야 만들어봤습니다 ㅜㅜ
토이스토리에 등장하는 캐릭터 다섯 종류, 아홉 마리를 완성했습니다.
우선 스네이크
토이스토리에 잠시 등장하는 녹색 뱀 장난감입니다.
출력물인데 두 개가 다른 방식으로 출력 돼서 하나는 사포질이 전혀 안됩니다.
사포질을 해도 거친 면이 계속 올라와서...
이대로는 작업이 불가능하고 출력물을 레진으로 복제해서 그걸 다듬어서 해결해야 합니다만
그냥 500번 서페이서 서너 번 뿌리고 말리고를 반복하고 유광 클리어도 역시 서너 번 뿌리고 말리고를 반복해서 도료를 갈아내는 방식으로 무식하게 잡았습니다.
두리뭉실한 몰드여서 가능한 방식이었습니다 ^^;
목과 꼬리 부분에는 회전 관절이 들어가는데 제대로 들어맞지가 않아서 갈아내고 자르고 나사 박고 어쩌고 해서 맞춰야 합니다 ;;
보라색 부분은 스티커를 붙여야 하는데 끝부분이 자꾸 떠서 접착제 발라서 적당히 넘어갑니다.
뱀 두 마리 완성!
다음은 미스터 스펠
역시 잠시 등장하는 장난감이죠
미쿸 이베이에서 게라지 키트를 구입했다 하시는데 품질이 정말 안 좋습니다.
제대로 맞는 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엄청나게 갈아내서 강제로 맞춰야 하고... 막힌 곳은 뚫어야 하고...
아무리 탈포기 없이 복제를 했다 해도 상태가 심각합니다.
이건 기포가 아니라... 거의 거품 수준입니다.
여기는 뭐 그냥 공기 방울 수준입니다.
다 잡을 순 없고 적당히 넘어가야 합니다.
군데군데 자석 박아주고
ed와 스위치 달아주고
두 개 분량을 도색할 준비를 합니다.
서페이서
설정 색과 비슷한 색을 조색해서 뿌려줍니다.
탈포기 없이 생산해서 기포가 엄청나게 많았던 것도 문제지만
복제할 때 실리콘 틀에 이형제를 얼마나 많이 뿌렸는지 레진과 이형제가 섞여서 생산됐습니다.
세제에 담가 물로 씻고 사포로 갈아내고 해도 유분이 심해서 표면에 도료가 제대로 올라가지 않습니다...
아무튼 별 뻘짓을 다 해서 도색 완성!
'미스터 스펠' 완성!
다음은 '칼 용병'
https://www.imdb.com/title/tt2446040/?ref_=tt_mv_close
2013년에 TV에서 방영된 짧은 에피소드에 나오는 캐릭터입니다.
'칼 용병'은 칼을 든 용병이 아니라 이름이 '칼'인 용병입니다.
이것 역시 두 개 분량인데...
관절을 구현해놔서 부품 수가 많습니다.
복제가 수월하도록 자잘하게 나눠놨지만 어깨관절과 고관절을 연결하는 부품은 없습니다.
알아서 적당히 만들어주거나 그냥 접착해서 고정해야 합니다.
두 제품의 관절부분들입니다.
빨간 사각형은 양쪽 손목 부품인데
왼쪽은 C자 모양 부품을 세 개 넣어준 대신 손목 관절 부품 하나를 빼먹었네요 어쨌든 부품 개수는 맞아요 ㅋㅋㅋ
게이트 없이 레진을 찰랑하게 부어 복제해서 제대로 맞는 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기포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렇게 한 것 같긴 한데... 참 멍청한 방법입니다.
웬만한 구멍은 다 막혀있고
뚫어도 어긋난 단차가 심해서 뭐 맞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이게 팔 한 짝 분량인데... 와 진짜 ㅋㅋ
그냥 구색 갖춰 적당히 만들어 넣어줬으니 '니들이 알아서 갈고 자르고 뚫고 깎아서 만들어라'라고 하는 듯한...
이건 몸통과 어깨를 연결해 주는 부품인데 연결 핀이 없습니다.
없는 관절은 만들어 줘야지 어쩌겠어요
부품 체크 리스트에도 없는걸 보니 누락된 게 아니라 원래 없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
나사를 돌려 박아 어깨 관절을 적당히 만들어 줍니다.
몸통은 접착할 부분이 너무 얇아서 그냥 접착하면 팔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게 생긴 구조입니다.
결국 얇은 나사로 조여줄 수 있게 만들었는데 두께도 안 나와서 어깨 부분에만 가능했던 방법입니다.
전투화는 좌우 구분이 없습니다 ㅋㅋ 정직한 반쪽
아무튼 어찌어찌 몸통 두 개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전투복을 입혀야 하는데...
옷이 따로 들어있긴 한데 이것 역시 완성 형태가 아니라 손이 많이 가게 생겼습니다.
바지도 한번 입혀보고
상의도 만들어 봅니다.
주머니 라인에 검은 고무 부품을 붙여야 합니다 ^^;;
주머니가 자꾸 찌그러져서 플라스틱 빨대를 잘라서 넣어줬습니다.
옷 외곽에도 고무 라인을 붙여주라고 하는데...
전체적인 품질이 개판이니 이 고무 역시 개판입니다.
거스러미가 여기저기 잔뜩 붙어있어서 가위로 다 잘라서 다듬어줍니다
길이도 제대로 맞지 않아서 우여곡절 끝에 어찌어찌 다 붙여줬습니다.
두 개 분량 완성 ㄷㄷㄷ
이제 본체 작업
작례 사진의 얼굴은 눈이 게슴츠레합니다.
눈 조형이 그렇게 생겼네요 ;;
눈동자 조형을 갈아내버립니다.
팔 네 개도 사포질하고
얼굴을 칠해 줍니다.
밝기 조절해서 캡쳐한 원작의 얼굴 이미지
비슷한 느낌으로 칠해줍니다.
자잘한 소품들도 다듬어서 도색할 준비를 해줍니다.
도색 작업
'칼 용병' 완성!
다음은 '렙틸러스 막시무스'
https://www.imdb.com/title/tt3473654/?ref_=fn_al_tt_5
2014년에 tv에서 방영한 20분 정도의 짧은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캐릭터입니다.
팬아트가 꽤 있는 거 보면 나름 인기 있는 캐릭터인 것 같네요
서포터가 덕지덕지 붙어있던 출력물을 다듬어줬습니다.
관절들은 그냥 구멍만 뚫려있고 연결 부위에 끼우는 핀은 알아서 만들도록 돼있습니다.
들어가는 핀의 크기도 애매하게 3.2mm에서 6.2mm까지 다 다릅니다.
결국 적당한 굵기의 프라봉을 끼워서 고정해야 합니다.
강도도 약하고 탄성도 없는 출력물이라서 예상했던 일이긴 하지만
관절 사이에 핀을 끼우는 과정에서 얇은 부분들이 다 터져나가네요 ^^;
철퇴 손잡이도 없어서 모나미 볼펜 잘라서 만들어 줍니다.
위치 잡아서 제대로 서는지 확인합니다.
입이 여기서 더 안 다물어지는 구조라서 원래 입을 벌리고 있는 캐릭터인 줄 알았는데
이런 이미지의 캐릭터더군요
입 안쪽의 구조물도 깎고 뺨도 깎고 턱관절도 깎고 해서
최대한 입을 다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몸통과 어깨 갑옷을 연결하는 부위는
역시 그냥 구멍만 뚫려있고 연결하는 부품이 없습니다.
조립 작례를 봐도 어깨 갑옷이 그냥 걸쳐만 있네요
관절 연결 핀도 알아서 만들었고 철퇴 손잡이도 알아서 만들었으니 이것도 그냥 알아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전체적인 부품 상태를 보면 그야말로 똥 싸다 만 것 같은 느낌의 부품 구성입니다.
제대로 만들어 주지도 못했는데 그마저도 만들다 말아서 알아서 처리해야 할 부분이 많아요 ㅋㅋ
적당한 두께와 길이의 가죽을 잘라서 어깨 갑옷을 꿰어줍니다.
대략 이런 느낌으로
약한 출력물이라서 모든 관절 핀 부분엔 나사를 조여주거나 황동봉을 박아서 보강해 줬습니다.
부러진 부분들은 황동봉으로 보강
하체 관절은 정 자세를 잡아 접착해서 고정해 줄 예정입니다.
하체는 고정이더라도 팔 부분은 충분히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구조인데
연결하는 핀들이 너무 짧아서 움직이면 그냥 툭 빠집니다.
핀 끝부분에 시계 나사를 박아서 살짝 튀어나오게 한 다음
끼워지는 곳 안쪽을 파서 나사 대가리에 걸리게 만들어 줍니다.
톡 끼워서 돌려주면 안 빠집니다.
왼 팔, 오른팔 다 같은 작업을 해줍니다.
집게에 물려서 도색할 준비를 해줍니다.
서페이서
기본색을 뿌려줍니다.
조립하면 잘 안 보이는 부분이라 한번 찍어주고 ^^;
하의 실종
제대로 서는지 확인한 후에
부분 도색을 해줍니다.
눈동자도 그려 넣고
문양도 그려 넣어서 '렙틸러스 막스무스' 완성
다음은 '로봇'
좀 더 자세한 작업기는 5년 전에 작업했었던 기록을 참고해 주세요~
https://blog.naver.com/gonali/221165399131
막혀있던 곳은 뚫어주고
팔 부분의 기믹도 만들어서
어깨도 움직일 수 있게 해주고
두 개 분량을 다듬어서 서페이서를 뿌려줍니다.
기본색을 올려줍니다.
몸통 조립 후
led 선을 연결해 줍니다.
토이스토리 캐릭터 다섯(실제로는 아홉) 마리 완성!
완성 사진 갑니다!
우선 '스네이크'
일회용 라이터와 크기 비교
목과 꼬리 부분에 회전 관절이 있습니다.
다음은 '미스터 스펠'
일회용 라이터와 크기 비교
자석으로 고정된 부분을 떼서 글자를 바꿔 줄 수 있습니다.
건전지 교체도 가능합니다
다음은 '로봇'
일회용 라이터와 크기 비교
머리 부분에는 색이 조금씩 변하는 led가 들어 있습니다.
목과 허리, 팔의 관절이 움직입니다.
건전지 교체 가능합니다.
다음은 '용병 칼'
일회용 라이터와 크기 비교
첫 등장 때 오른쪽 손목을 분실한 상태로 나오더군요
큰 의미는 없지만 자석을 박아서 오른쪽 손목만 빠지게 해봤습니다 ^^;
하체는 고정이고 팔과 목은 조금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다음은 '렙틸러스 막스무스'
일회용 라이터와 크기 비교
어깨 갑옷은 가죽끈으로 연결했습니다.
팔과 허리, 목, 턱을 조금씩 움직여줄 수 있습니다.
대략 두 달 정도 걸려서 아홉 캐릭터를 완성한 것 같네요 ^^;
올해가 가기 전에 무조건 끝내려 했던 건데 무사히 마쳐서 다행입니다 ㅜ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s://blog.naver.com/gonali/222942819435
당신은 이미 업계의 전설~~ 올리는 사진 마다 놀라움의 연속!
당신은 이미 업계의 전설~~ 올리는 사진 마다 놀라움의 연속!
워~ 전부다 빡세 보이지만 흑인아저씨 키트는 진짜 헬이네요
와우 눈호강하고 갑니다 ㅋㅋ
너무 쩔어요. 이건 대체 ㄷㄷㄷㄷ
우앙 배경이 검정색이 어서 꼭 3d모델링 한거 같아요 ㅎㅎ
제가 지금 뭘 본거죠? 대단하십니다!!! 자세한 작업기 볼수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짜 무조건 best~~~~
어디서 파는건줄알고 봤는데 이걸....
조립 전 사진 보기 전 까지만 해도 진짜 시중에서 파는 물건인줄 ㄷㄷㄷㄷ
보통 이런건 와~하면서 보는데 원본 상태가 처참하다 보니 아이고...하면서 보게 되네요.. 대단하십니다.
집 나가면 쟤네들 막 움직임?
와 이건 창작 수준이네요 ㅎㄷㄷㄷ 색감부터가 토이 스토리 캐릭터 같은 게 멋지네요. 갓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