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오늘 하루도 너무 힘들었다...
먹고 살기 왜 이렇게 힘들까. 유게나 봐야지.
후.... 오늘도 또 무슨 일이 터졌나?
정말 세상이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걸까.
그거야, 더 이상 시민 사회가 기능하지 못하기 때문이지.
?!?!? 누구세요?!?!?
지나가던 경제학자일세. 로버트 라이시라고 하지.
어... 처음 뵙겠습니다?
근데, 시민 사회가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민주주의가 약화되었기 때문이라네.
그 이유는 자본주의가 민주주의의 영역을 침범하고 있기 때문이고.
네? 민주주의는 정치의 영역이고, 자본주의는 경제의 영역이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침범할 수 있다는 거죠?
흠, 그 부분에 대해 설명하자면 1970년대 내가 연방거래위원회에서 일했을 때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하여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보았을 때,
미국의 고도성장기인 50~70년대에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균형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지.
당시의 기업들은 안정적인 경제적 환경 속에서 정부, 그리고 노동계와 타협하여 상생을 이룰 수 있었지.
그러나 이러한 상호공존은 80년대를 기점으로 붕괴하게 된다네.
왜죠?! 말씀하신 대로라면 기업들이 태도를 바꾸지만 않았다면 많은 사회문제가 사라졌을거잖아요!
도움받을때는 넙죽넙죽 받아먹어 놓고 뒤통수를 치다니! 나쁜 놈들!
그 말은 상당한 어폐가 있다네. 기업들이 그러한 선택을 한 건, 어떠한 사악함이나 탐욕의 발로가 아닐세.
그저 변화한 환경에서 경제적으로 행동한 것일 뿐이지. 다르게 말하자면 필연적인 것이지.
환경이 변화...했다...? 뭐가 변했다는 말씀이신지 전 잘 모르겠는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는 없다네! 어려운 부분이니까!
핵심적인 부분만 짚고 넘어간다면, 사회가 풍요로워지고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하여 생긴 변화라는 것이지.
우선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 ㅂㅈ.
1970년대까지 미국 내 대기업들의 목록을 살펴보면, 그 대부분이 상당히 긴 역사를 가진 기업인 것을 알 수 있네.
반대로, 2000년대 대기업 목록을 살펴보면 대기업들의 평균적인 '나이'가 이전에 비해 훨씬 짧아지는 것을 알 수 있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겠는가?
으음.... 기술이 발달하고 새로운 사업분야들이 탄생하면서 새로운 기업들이 크게 성공한 거 아닐까요?
부분정답이로군. 그 뒤에, "기업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라는 말을 덧붙여야 한다네.
기술의 발전과 세계화는 기업 간의 경쟁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만들었다네.
이는 소비자들이 더욱 저렴하게 여러 제품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해주게도 하였지만,
동시에 기업들이 "부도덕한" 행태를 보이도록 한 이유이기도 하지.
단 1의 자원도 낭비할 여유가 없는 환경에서 어떤 기업이 사회환원과 노사상생을 고려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닐세. 무슨 말인지 알겠나?
으으음......
아!
하지만, 결국 기업이 성공한다는 건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다는 거잖아요.
만약 소비자들이 그런 나쁜 기업들을 거부한다면, 자연히 기업들로 인한 불경제도 해소되는 거 아닌가요?
어? 잠깐만.....
깨달은 것 같군. 자네 생각이 맞네. 그런 "나쁜 기업"들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우리들이 그 기업들을 선택하기 때문일세
허나 그것이 단순히 우리들이 'uneducated'해서 그런 것인가? 그런 것은 절대 아닐세. 그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것에 불과하지.
오히려 이는 많은 소비자들이 합리적 경제주체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네. 결국 모든 경제주체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도록 움직인다네.
문제는, 우리가 사회의 일원이자 성숙한 시민으로써 행동할 때 우리가 얻는 이익에 비하여
소비자나 투자자로써 행동할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압도적으로 커졌다는데 있네.
이러한 점을 종합해보면, 오늘날 빈발하는 나쁜 기업의 문제는 일부 문제적 기업의 단순 일탈같은 것이 아니라,
그러한 기업들이 앞서나갈수밖에 없는 구조 그 자체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네.
근데 그러면, 저흰 뭘 해야 하죠? 구조를 바꾼다니 전혀 감도 안 오는데....
그건 나도 모르지?
아니! 여기까지 말해놓고 나도 모르지로 끝내면 어떻게 해요!
내가 아무 대책이 없는 건 아닐세. 사실 책 본편에는 나름 여러가지 대책을 제시해보았다네.
하지만 문제는 유게이 자네는 한국인이고 나는 미국인 아닌가.
국가의료보험을 도입해야 한다고 내가 주장한들 자네에게 와닫는 점이 있겠는가?
한국에 맞는 방안은 한국인들이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아하! 그런 거였군요!
그래도 이것만으로는 모르겠으니 책을 좀 더 읽어봐야겠네요!
(다그닥 다그닥)
괴도 자지..... 가 아니라고?!
(휙!)
아참, 한국에선 절판이니 도서관을 찾아 보시게나.
아니 환상의 ㅈㅈ쇼 어디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