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과 김태리 주연의 미스터 션샤인은 익히 알려진 대로 개항기~대한제국기의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시대극 드라마이다. 필자 역시도 드라마 내에 존재하는 여러 실제와는 다른 부분은 차치하고서도, 여러 주연들의 연기와 애틋한 사랑 묘사에 대해서는 호평을 하는 입장이며,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통해 주요 장면을 돌려 보기도 한다.
필자가 본 글에서 하려는 것은 미스터 션샤인에 대한 전체적인 비평은 아니며, 고증을 문제삼아 드라마 전체의 완성도를 깎아내리려는 것도 아니다. 다만, 본 글에서는 드라마 1화 중후반부에 나오는 드라마의 등장인물 송영의 고종과 흥선대원군에 대한 보고를 하나의 주제로 삼아 가볍게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작중 1화의 광성보 전투 이후, 송영은 고종과 대원군에게 신미양요에서 발생한 조선의 강화도 수비군의 전체적인 피해를 보고한다. 여기서 송영은 '조선군 243인이 전사, 100인이 익사, 어재연 장군 또한 전투 중 전사하였다고 합니다.'라는 내용을 장계를 기반으로 아뢴다.
(미스터 션샤인 1화 中, 송영의 보고. 출처 : 넷플릭스 미스터 션샤인)
이러한 보고 내용은 일견 신미양요에서 발생했다고 알려진 조선군 전사자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신미양요에서는 통설적으로 조선군 243인이 교전중 사망했으며 그 외에 100인이 물에 빠져 사망하였고 어재연 역시도 광성보 전투 도중에 전사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해당 장면의 문제는 무엇일까. 바로 조선의 관료인 송영이 고종과 대원군에게 이와 같은 보고를 하는 것이 문제라 할 수 있을 듯 하다.
최소한 당시 조선에서는 강화도에 발생한 조선군의 전사자가 350여명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 이는 실록을 보자면 확연히 드러난다. 실록에서는 미군 철수 이후의 강화도 정황을 보고와 관련하여 전사자가 53인, 부상자가 24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전쟁 이후 시신을 수습한 결과로 파악한 결과이며, 여기에는 진무영 중군 어재연을 비롯한 장교진들도 포함이 되어 있었다.1
실록을 제외하고도, 다른 기록상에서도 역시 조선군의 피해는 이상에서 언급한 '350명 전사'와는 괴리가 존재한다. 광성보에 세워진 쌍충비각에는 총 55인의 실질 전사자가 기술되며, 여기서 어재연의 겸종 임지팽을 더할 시 56인이 된다. 그 밖에도 강화부지 「殉難」 신미 ‘戰亡武士’조에 기술된 진무영 전사자와 어영군 전사자를 도합한 결과로 66인 이라는 전사자 결론을 내릴 수도 있으며, 이본을 참조해 67인 또는 63인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2
무엇이 되었던지 간에, 당시 조선은 대략 적으로 50~70여인 사이의 군졸 및 장교가 신미양요서 전사했다고 판단했다고 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렇다면 대체 어디에서 243인 전사와 100여인 익사라는 기록이 나오는 것인가? 교전의 또 다른 당사국인 미국의 기록이 바로 해당 조선군 전사자 기록의 근거이다. Annual Report of the Secretary of the Navy 1871(1871년도 미해군장관 연례보고서)에 기술된 로저스 함대의 강화도 작전과 관련한 보고서들을 참조해 보자면, 아시아 함대 사령관 존 로저스 제독 본인은 미 해군장관 조지 로베손에게 조선군 243인이 본 작전의 진행 도중 전사했다는 보고를 올렸다.3 한편 스코트 슐레이 소령의 경우에는 작전과 관련한 상륙 지휘관 루이스 킴벌리 중령에 대한 1871년 6월 14일 보고에서 조선군 피해가 대략 350여명 정도 된다는 본인의 추산을 기입했다.4
로저스 제독의 대장관보고와 슐레이 소령의 킴벌리 중령에 대한 보고는 조선군 전사자 수효를 파악하는데에 근간이 되고 있다. 로저스 제독의 보고서상 언급된 조선군 전사자 수효 감안에 더불어 슐레이 소령의 보고서에 언급된 350명의 사상자 수효가 감안되어, 신미양요 당시 조선군의 실제 교전중 전사자는 243명, 전사자외 '자결자'들이 약 100여명, 도합 35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서 자결자들의 경우에는 슐레이의 자서전에서 본격적으로 거론되었다.5
이러한 미군의 상부 보고서 및 회고를 기반으로 한 신미양요 당시 조선군 전사자 추산에 이견이 없지는 않으나, 대체적으로 현재까지는 정설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6
여기서 최초의 문제를 다시 되짚어 보자. 미스터 션샤인의 등장인물 송영은 고종과 흥선대원군에게 전사자 243명, 익사자 100명을 보고한다. 그런데, 이것은 앞서 언급하였듯이 조선이 파악한 전사자 수효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미군이 파악한 조선군 전사자인 것이다. 미군의 보고서와, 당시(1871년)를 기점으로 존재하지도 않는 자서전을 기반으로 한 이러한 '신미양요로 인한 조선군 전사자 숫자'를, 송영이 군왕에게 올릴 수는 없다. 보고를 한다면 오히려 고종실록의 기록이나 강화부지의 기록을 언급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이것은 드라마 내에 존재하는 고증적 오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약간의 잘못된 오류'가 드라마의 완성도를 전체적으로 뒤흔들거나, 작품성을 훼손하진 않는다. 더불어 필자 본인 역시 이를 기반으로 드라마를 깎아내리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약간 아쉬운 부분으로 넘어가는 동시에, 본 글을 통해 드라마상의 정확한 사실관계를 한 차례 되짚을 뿐이다.
1.고종실록 8권 고종 8년 4월 28일 정해
2.강신엽, 신미양요 당시 어재연 형제와 참전군 연구, 2021, 『어재연魚在淵 장군과 신미양요辛未洋擾의 재조명』, 53~55쪽 (오로라 작가의 추천 논문임을 밝힘)
3.Reports of the Secretary of the Navy and of the Postmaster General, 1871, p.284
4.상동, p.296.
5. W.S. Schley, 1904, Forty-five Years under the Flag, p. 94. 단, 슐레이의 자서전에 100여명이라는 숫자가 직접적으로 명시되진 않는다. 로저스 제독의 보고서와 맞물려 자결자들이 100여명으로 추산된 것이다.
6.계산상 이견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기회가 되면 다루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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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올렸던 글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수정을 하여 재업로드 하는 이유는 이전의 글에서 오류를 범했기 때문입니다.
윈필드 스코트 슐레이 소령의 6월 14일 보고문은 아시아 함대 사령관 로저스 소장을 향한 직접보고가 아닌, 상륙 지휘관이자 당시 슐레이 소령의 작전 직임상 상급 직통이었던 루이스 킴벌리 중령(상륙군 최고 지휘관) 이었습니다. 킴벌리 중령 역시도 6월 15일 로저스 제독에게 슐레이 소령의 보고문을 인용한 보고문을 올렸으나, 어쨌든 슐레이 본인은 킴벌리에게 보고문을 송신했습니다. 이를 수정하며, 잘못된 사실을 전달한 바를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