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작성자가 듄 원작을 읽고 영화 내용에 부연설명을 덧붙인 것입니다)
1. 왜 아트레이데스 가문은 고향 카라단을 떠나 아라키스로 갔나?
답은 간단한데, 황제의 명령이어서.
정확하게 말하자면, 저기서 항명하고 대가문들을 모아 우주를 불태울 대전쟁을 일으키느냐 / 일단 아라키스 가서 후일을 도모하느냐
둘 중 하나의 가불기가 걸린 상황이었다.
또한 주인공 아빠 레토 공작, 오스카 아이작은 아라키스에서 프레멘들과 동맹을 맺어 황제와 하코넨의 음모를 막으려 했고.
즉 무작정 죽으러 간건 아니었다는 얘기.
2. 그러면 왜 그렇게 쉽게 털렸는데?
이건 원작에서 부연설명이 조금 나오는데, 상황이 드럽게 안 좋은데에 더해 하코넨이 미1친 짓을 저지른 것에 가까웠음.
영화에서도 상황이 망했어요 꼴인건 묘사되지만, 원작에선 한술 더 나아가 하코넨이 엄청난 수의 첩자를 풀면서 아트레이데스 내부를 분열시키려 했다.
그래도 아라키스까지 군단을 운송해오는데 엄청난 통행세가 들기 때문에
아트레이데스 측은 '하코넨 놈들이 쳐들어와도 소수의 내부공작 or 참수작전 정도겠지' 했는데...
하코넨은 아트레이데스 예상치의 10배를 투입해오는 정신나간 짓거리를 해버린다.
저게 어느 정도의 군세냐면, 작중 하코넨 남작의 말로는 저 규모의 통행세는 이전부터 아껴온 재산 덕분에 겨우 지불한 것이며...
저걸 충당하려면 무려 60년 동안 아라키스에서 스파이스를 모조리 긁어모아야 겨우 될까말까 하다고.
....
영화의 하코넨이 스파이스 채취로 황제 이상의 부자가 되었다는걸 감안하면 정말 말도 안되는 비용이 든 셈.
하코넨이 자기들 기둥머리 뽑을 정도로 올인해서 상식외의 군세로 저 아라키스 어택땅을 박은 셈이다.
거기에 하코넨의 공격은 황제 샤담 4세의 인가를 받고 황제의 병력을 빌린 일종의 숙청에 가까웠음.
당장 아트레이데스 가문을 아라키스로 보낸게 황제다보니....
여담으로, 황제가 그렇게 아트레이데스를 제거하려 사다우카를 보낸건
아트레이데스가 아쿠아맨 던칸 아이다호, 스마일 거니 할렉 등의 군사 지도자들로
사다우카를 위협할 정도의 군사력을 갖추게 되었기 때문.
더 커지기 전에 싹 자른거지.
3. 저 의사양반은 뭐였음? 원작에서 더 설명해주나?
저 의사양반, 웰링턴 유에는 영화만 보면 '하코넨이 내 아내를 잡고 있어서 배신함. 끗' 이런 양반이지만
원작에선 이야기가 조금 더 길어진다.
원작에선 유에의 속마음이 서술되는데, 본인 역시 정황상 하코넨이 이미 아내를 죽였을 가능성이 높다는걸 알고 있었음.
하지만 그럼에도 아내를 너무 사랑해서 만에 하나 살아서 고통받고 있을 가능성을 외면하지 못했고,
또한...
또한 너무나도 하코넨을 증오했기 때문에,
공작을 도구로 쓰는 한이 있더라도 하코넨 남작을 죽이고 싶은, 극한의 증오심이 응축된 캐릭터였다.
유에는 레토 공작과 가신들에게 충직했고 자신이 하려는 짓에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지만
그 모든 걸 짓누를 정도로 하코넨에 대한 복수심이 어마무시했던 것.
때문에 그냥 말없이 죽어버린 영화와 달리, 원작에선 남작을 마주하자마자 아내가 이미 죽었음을 깨닫고
자신을 한낱 이용당한 멍청이 반역자로 여기는 남작을 조롱하면서 사망.
그리고 유에의 도구로 이용된 아트레이데스 레토 공작은 유에가 심어놓은 독가스 치아를 씹으며 자결,
하코넨의 가신들을 상당히 죽였지만, 안타깝게도 목표인 남작은 부상만 입고 생존하게 됨.
그리고 유에는 본인이 예상한대로 수천년동안 배신자로 욕먹게 된다.
4. 주인공 아빠의 뒷이야기 하나.
레토 공작 역시 원작에선 부연설명이 더해지는데,
만약의 상황에 자신이 죽고 폴이 살아남는다면, 사막의 프레맨들을 모아 게릴라전을 해야 할 거라고 일러주고 그에 대해 교육시킨다.
아예 베네 게세릭트가 아라키스에 심어놓은 '폴 아트레이데스 = 메시아' 사상까지 프로파간다로 이용하라고 일러줌.
물론 공작 본인도 굉장히 뒷맛 구리고 썩은 얼굴로 한 말이지만,
소설은 분량이 많은 만큼 '아라키스의 레토 가문은 답없고 망할 거다' 란 염세적, 묵시록적 분위기가 영화보다 짙다.
즉 아들을 위해 현실적으로 대책을 알려준 아버지의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5. 리에트 카인즈였나, 변화의 판관인가 걔는 뭐하는 사람?
일단 저 분, 원래 남자분이시더라고요.
이번 듄 영화 시리즈에선 TS 되심.
여튼, 카인즈 박사는 대외적으론 제국의 변화의 판관 겸 행성감찰사지만
영화 안에서도 프레멘들을 자연스럽게 부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프레멘이라고 하는 등 아라키스에 동화된 모습을 보였는데.
사실 카인즈 박사는 그냥 프레멘들의 인정을 받은 제국학자 정도가 아니라,
아버지 파도트 카인즈가 선대 변화의 판관이었는데, 그가 프레멘들의 신뢰를 얻으며 행성 테라포밍을 계획
다만 저렇게 높은 위상에 비해, 원작 카인즈의 최후는 '모래벌레를 유인해 사다우카들과 동귀어진한 간지나는 최후' 인 영화판과 거리가 멀다.
원작의 카인즈는 그냥 속수무책으로 사다우카들에게 붙잡혀 사막에 스틸 슈트 없이 맨몸으로 버려져 허무하게 사망.
...아 그리고 하나 더.
챠니(젠데이야)가 저분 딸내미임.
풀네임은 챠니 카인즈.
6. 파트1 마지막에 결투한...그놈 도대체 뭐였음? 자마스?
리더가 말리지만 암튼 외부인은 용납할 수 없다! 죽어랏! 끼요오옷!
(잠시 후)
감히 나보다 존나 쎄면서 자비를 배풀다니! 죽여랏! 끼요오옷!
....
이라는 참 강렬한 폐급 캐릭터성을 남기신 파트1의 막보스. 자미스.
놀랍게도, 저분은 원작에선 더한 폐급이었다.
프레멘의 리더 스틸가(하비에르 바르뎀. 안톤 시거. 맛으로 바르뎀)의 평에 의하면,
"신경질적이고, 폭력적인 녀석. 나에게 한번 패배했지. 만약 전사로서 유용하지만 않았어도 그때 널 처분했을 것이다."
"설령 이 결투에서 폴을 이긴다고 해도, 넌 나와 생사결로 결투를 해야 한다.
네 성질을 조절하지 못하니 부족에게 위험이 된다. 그리고 이번엔 살려두진 않겠다."
...
딱 전투력만 좋으니 살려는 둔 트롤러 취급을 하고 있음.
이후 결투에서 '가지고 논다' 취급 들으면서 발린건 대부분 동일.
다만, 이후 장례식에서 저 전투력으로 프레멘에서 활약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나름 체면치레는 하게 된다.
파트2에서 그 장례식이 잘린다면... 끼요오옷 원숭이로 남게 될 자미스의 이미지에 묵념.
이제 내일 개봉하는 파트 2 두구두구두구두구
난 영화보면서 아쉬웠던 게 우주 행성을 가문에서 통치하는 스케일인데 하코넨한테 털릴 때 그런 규모를 안 보여줘서 좀 동네 꾸러기 싸움하는 느낌을 받음
영화는 너무 압축한게 많지
재밌네 ㅋㅋ
난 영화보면서 아쉬웠던 게 우주 행성을 가문에서 통치하는 스케일인데 하코넨한테 털릴 때 그런 규모를 안 보여줘서 좀 동네 꾸러기 싸움하는 느낌을 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