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말포이 최고의 명대사
는 해리 포터 본편이 아니라 후일담인 《저주받은 아이》에서 나오는데,
본편 완료 약 20년 후를 다룬 이 이야기에서 해리와 드레이코는 여전히 그리 좋은 사이가 아니라서, 말 그대로 '이젠 으른이니까 치고받지는 않는다' 정도의 관계다. (그리고 후술하다시피 나중엔 진짜 치고받는다)
그래도 20년간 적당히 데면데면하게 지내온 것 같으나,
드레이코는 아들 스코피어스가 '볼드모트의 사생아'라는 루머에 시달리느라,
해리는 흉터가 다시 쓰려오는 등 볼드모트 부활과 비슷한 조짐을 느끼면서 서로 극도로 예민해지고,
해리가 "어둠의 표식에 뭐 반응 없냐? 볼드모트 돌아온 거 아냐?" 라고 공식석상에서 캐묻자 드레이코가
"그놈의 볼드모트 컴백 찌라시는 매년 나왔던 개소리잖아! 예언자 일보 다니는 네 마누라 기삿거리 주겠다고 흉터가 아파요 징징거리는거냐?!"
라고 히스테리를 부리며 포터 넌 우리 집안의 저주라고 쌍소리를 퍼붓고 나가는 등, 애초에 안 좋았던 사이가 훨씬 더 험악해진다.
게다가 해리가 켄타우로스에게서 '알버스 주변에 검은 기운이 보인다' 라는 예언을 받고는, 아들의 절친 스코피어스가 바로 그 불길한 존재가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은사인 맥고나걸을 반 협박하다시피해서 두 사람을 강제로 떼어놓는데
(당연히 대대적인 캐붕 소리를 들었다)
이에 '시발 우리 애가 뭘했다고?' 라며 말포이가 포터 가에 항의하러 오는 일이 발생, 마음이 급했던 해리는 "그 애가 네 애 맞기는 해?!"라는 말로 지뢰를 밟아버리고,
다 큰 마법사회 유력인사 두 아재가 20년만에 다시 매직 쌈박질을 하는 추태까지 벌인다.
그러다 지니가 중재를 해 그나마 다시 대화다운 대화가 시작되는데, 거기서 나온 말포이의 대사가 매우 인상깊다.
해리 "난 알버스를 보호해야 해."
드레이코 "우리 아버지는 당신이 날 보호한다고 생각했지. 거의 매 순간을 말이야. 사람들은 아이들 키우는 게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라고들 하지. 틀렸어. 커 가는 일이 더 힘들어. 그저 그게 얼마나 힘들었는지 잊어버릴 뿐이지."
해리는 아무리 부인하려 해도 이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참담한 유년시절을 겪었고 모델이 될 아버지의 기억도 없어서, 자신이 생각하는 '자식을 지켜주는 아버지'가 되기 위해 강박적인 면모를 보이던 해리와
반대로 부모님의 실패를 담담히 인정하고, 부모가 자식을 원하는 대로만 길러낼 수는 없다는 것을, 자식은 결국 부모가 싫어하는 방식의 삶이라도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게 마련이란 것을 인정하는 말포이의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
비록 캐붕이나 설정붕괴 등으로 말이 많은 저주받은 아이지만 이 대화만큼은, 두 사람의 성장이력을 돌아봤을 때 충분히 그런 부모로 자라는 개연성이 납득이 가서 마음에 꽂히는 대사다.
뭣보다 본래 아동청소년 소설의 주역이었던 캐릭터들이 애아빠 기성세대가 되어, 문득 자신들의 출발점을 어른의 눈으로 되짚으며 쓸어만지는 듯한 저 문장이 가슴에 오래 남는 걸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