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3이 된 직장인입니다.
진로라 말하기엔 나이엔 너무 늦고 아내와 뱃속에 아이도 있는 상황이지만 앞으로의 삶을 위해 각오와 결단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한번 끄적여봅니다.
평범한 수도권 대학을 나와 구직생활로 이곳저곳 전전긍긍 하던 와중 지인의 권유로 연고 없던 IT분야의 중소기업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영업직으로 채용되었으나 실제로는 땡빵으로 AM이나 QA, PL 일을 하면서 3년을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잦은 야근과 SI성 프로젝트 내에서 신경이 곤두선 사람들, 무리한 요구를 하고 서로 핑퐁치는 업체들 사이에 괴로워 그만 둘 생각도 많이 했었으나 3년 정도 지나며 크고 작은 프로젝트에 몸을 담다 보니 나름 정들고 다니기 좋았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같이 계시다 대기업으로 이직 하신 차장님이 전화를 하셔 따라 올 생각은 없냐는 권유에 마음이 혼란스러웠습니다.
기존 직장에서 나름 인정 받고 팀원 결속력도 좋아 충분히 만족하고 다니고 있었으나, 영업도 기술직도 아닌 애매한 포지션으로 몇년 후에도 내 자리가 보존될까 하는 걱정과 부모님께 자식이 대기업에 다닌다는 자랑 해보실 수 있게 효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일을 배우겠다는 열망으로 영업 포지션에 입사하였으나 내부적으로 문제가 많은 회사였습니다.
대기업인지라 프로세스가 중소기업보다 복잡한건 필연적이겠으나 공무원인 와이프가 보더라도 황당할 정도의 관료주의 문화가 일차적으로 업무의 발목을 잡았고(단순 도장 하나 찍는 것도 한달이 걸립니다) 사업은 잔뜩 있는데 사람은 부족해 기존 회사에서는 2~3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면 이곳에선 10개 넘는 일을 저연차인 제가 담당하여 고객들을 상대해야 했습니다.
사수나 팀원들은 너무 착하고 친절하나 본인들도 터무니 없이 많은 일을 끌어안고 있어 도움을 주긴 커녕 틈만나면 자기 담당 사업까지 넘기려고 하기에 도움을 받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또한 SI성 회사인 만큼 사업이 매일매일 불투명 하고 기존보다 액수가 커지니 회사끼리 서로 속고 속이는 것은 물론이고 위 아래로 사람들을 챙겨야 하는 일이 너무 순진한 제가 감당하기엔 버겁게 느껴집니다.
일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불면이 지속되고 음식도 먹지 못해 눈에 띌 정도로 체중 감량이 지속되어 퇴사 의사를 밝혔었습니다.
제가 나가면 본인들이 그 일을 받아야 하므로 저를 필사적으로 말렸고 이미 다른 이직처를 알아본 상황이었기에 그만두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었습니다.
최후통첩으로 팀과 업무를 바꿔주겠다는 설득에 이 포지션만 아니면 다닐만 하다 생각되어 동의 하고 남았지만 이미 임원보고 까지 했음에도 몇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보직을 변경해줄 생각도 안하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또 바보같이 속았구나 생각이 되는 요즘입니다.
본론으로 돌아와 앞으로 이곳을 참고 다니는게 맞는지 아니면 전공은 아니지만 경력을 살려 이곳을 그만두고 타 회사 엔지니어로 전향할지 또는 제 3의 길을 갈지 고민중입니다.
시장이 워낙 인력이 없어 저같은 비전공자도 충분히 가용할만한 시장이며 특히 제가 가진 경험은 시장에서도 꽤나 소수이기에 협상카드는 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이야기가 두서 없이 진행됐는데 인생 선배분들 께서는 어찌 생각하시는지 문득 생각이 들어 글 남겨봅니다.
솔직히 문외한인 제가 이런 글에 글 올릴 만한 자격은 없다 생각되지만 글쓴이 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몇 자 적어본다면 그렇게 본인이 힘들고 건강까지 위협할 정도라면 다른 길을 찾는게 맞다고 판단이 듭니다. 일단 와이프분이랑 허심탄회하게 상의를 해 보세요. 그나마 다행인게 와이프분 직업이 안정적이니 설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쉽게 흔들이지는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가족이란게 무엇이겠습니까? 어렵고 힘들 때 서로 힘이 되고 의지가 되면서 서로 도우며 헤쳐 나가는 것이지요. 글쓴이분 능력 있으시고 잘 해내실 것이라 생각됩니다.나이도 젊으시니 또 도전해보세요. 아직 정말 젊은 나이에요.
올해 33이면 큰 조직의 일부가 아니라 작은 조직이라도 성취감을 갖고 앞으로의 캐리어 비전을 쌓을 수 있는 직업으로의 전직이 좋다고 봅니다. 저는 올해 45인데 처음에는 님과 비슷한 회사에서 어버버 하다가 어느정도 업계를 알게 된 이후 아예 해외로 나가버렸습니다. ㅎ 업계를 정말 제대로 배우고자 해서요. 개인 지론인데 젊었을때 수 없이 뚜드려 맞고 경험을 해야 나중에 나이먹어서도 안정적으로 사회생활 가능한 것 같아요. 지금은 대기업의 8년차인데 대기업은 물론 많은 사업의 기회가 있겠지만 큰 조직만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 안주해버리면 나중에는 가족도 생기고 지켜야할게 많아진 상태에서 도전을 못하게 되는데 이거 진짜 뼈아픕니다. 물론 전직이 쉬운 선택은 아니지만 지금은 성장해야 하는 시기지 네임밸류를 따질 시기는 아닐 듯.
솔직히 문외한인 제가 이런 글에 글 올릴 만한 자격은 없다 생각되지만 글쓴이 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몇 자 적어본다면 그렇게 본인이 힘들고 건강까지 위협할 정도라면 다른 길을 찾는게 맞다고 판단이 듭니다. 일단 와이프분이랑 허심탄회하게 상의를 해 보세요. 그나마 다행인게 와이프분 직업이 안정적이니 설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쉽게 흔들이지는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가족이란게 무엇이겠습니까? 어렵고 힘들 때 서로 힘이 되고 의지가 되면서 서로 도우며 헤쳐 나가는 것이지요. 글쓴이분 능력 있으시고 잘 해내실 것이라 생각됩니다.나이도 젊으시니 또 도전해보세요. 아직 정말 젊은 나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