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게도 고도수의 증류주의 좋은점은... 엄청 취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마치 멘델레예프가 말한 "40도의 표준 알콜 도수"는 사람의 중추신경을 그냥 "적당하게" 몽롱하게 만들게만 하고 마는 거 같아. 그러니 다들 "증류주는 숙취가 없다"고 하는 걸지도 몰라.
아무튼 요즘 사업적으로나 사회 돌아가는거를 보면 그냥 지쳐, 비유적 표현 없이 그냥 드라이하게 지쳐.
그냥 그럴때 다시금 초한지의 한 구절, 고우영 화백이 십팔사략 버전으로 다시 풀어제낀 한나라 고조의 일화를 그냥 다시 되새겨.
"만일 유방이 현대 사람이었다면 그냥 중년의 신사일거야. 그 사람이 큰 길가를 가는데, 어느 할배가 몸이 으슬거린다 하여 유방은 그냥 자기 코트를 벗어줘. 그러다가 어느 할매가 와서 과일을 사달라 그래. 그러면 유방은 자기 지갑을 다 털어 그 과일을 사고 그 거스름돈도 어르신을 드려. 그러다가 어느 청년 둘이 하나는 셔츠가 더러워지고, 하나는 바지에 커피를 쏟았대. 그러면 유방은 셔츠에 바지까지 내줘. 그러다 지나가는 아이가, 그만 실수로 오줌을 지렸대. 그러면 유방은 그 속옷까지도 다 내줘. 이제 손목시계만 남았네? 그런데 어느 거지가 당장 밥값이 없다며 구걸을 해, 그러면 유방은 그 시계도 벗어서 거지에게 팔아서 밥값을 하라며 줘.
아,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겠지. 그는 바보야. 도데체 그것들을 다 내주고 무엇을 얻었겠어 라고.
...뭘 얻었겠어. 천하를 얻었지 그는."
그냥 그 문장을 다시 되새겨. 그 일이 요즘같은 피카레스크의 시대에 일어날리는 만무하지만, 그래도 일어날 거라는 엉뚱한 믿음 하나로.
그래도 울적한 기분이나 그런게 바로 훅 떨쳐지진 않더라.
아냐 난 그냥 오버그라운드로 갈거야.... 여기는 얻고싶지 않아 퉤퉤퉤....
그렇게 유게라는 천하를 얻은 한 분
그래도 울적한 기분이나 그런게 바로 훅 떨쳐지진 않더라.
그렇게 유게라는 천하를 얻은 한 분
아냐 난 그냥 오버그라운드로 갈거야.... 여기는 얻고싶지 않아 퉤퉤퉤....
우웅이가 천하를 얻을거얌 우웅...
그래 말랑하게 얻으라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