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니던 고등학교에는
선생들이 일진이라고 부르는 애가
하나 있었어요
성적 안 좋고 야자 맨날 튀고
교복 줄여입고
눈썹이나 헤어에 스크래치 넣고
당연히 술담배 하고
사물함 열어보면 술담배 들어있고
문신이랑 피어싱 하고
그래서 선생님한테 맨날 맞고
징계 받아서 교내봉사활동 맨날 하고
아무튼 학교 생활이 이랬고
여기까지만 보면 전형적인 일진 불량학생이고
친구들 때리고 괴롭히고 매점 심부름 시키고
그럴거 같은데
그런데 이 친구가
절대로 친구들은 안 괴롭혔어요
누굴 때리지도 않고
뭐 뺏거나 심부름 시키지도 않고
오히려 혼자 밥 먹는 애들 있으면
가끔씩 같이 가서 먹고
비슷한 부류랑 몰려다니긴 하는데
애들 사이에선 별 말이 안 나오던
오히려 선생님들이 심했어요
걔 일진이라고 같이 다니지 말라고
너네 나쁜물 든다고
이런 애가 있었는데
요새 학교폭력 이야기가 나오니까
감자기 생각나네요
선생님들 말처럼 얘를
일진라고 할 수 있었는가...
그냥 불량아네
걍 노는애구만 뭐..
걍 날라리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