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출산 장면, 가장 공들여
“엄마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
“임신은 고달프고 출산은 잔인하고 회복의 과정은 구차하죠. 출산은 고생의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잘할 수 있어요.”
tvN 월화극 ‘산후조리원’은 지난 24일 이 같은 메시지를 남기며 막을 내렸다. 방송은 8부작으로 짧았지만 긴 여운을 남겼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다양한 사연을 가진 엄마들 마음에 공감하며 함께 울고 웃었다.
딱풀이 엄마 오현진으로 분한 엄지원(43)은 27일 세계일보와 서면 인터뷰에서 “시청자들이 ‘저거 내 이야기인데?’란 생각 때문에 좋아해 주지 않았나 싶다”며 “너무 빨리 끝나 버려 아쉬움이 컸다”고 소감을 말했다.
“10부작이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반면 16부작보다 체력적으로 덜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전개가 지루하지 않게 진행된 점도 좋은 것 같고요.”
가장 많은 공을 들인 건 1회, 그중에서도 출산하는 장면이다.
“보는 분들이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연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어요. (출산은) 많은 분들이 경험한 과정이잖아요. 대본에 ‘현진이 불편해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인다’는 지문이 있었거든요. 경험해 본 지인들에게 어디가 불편한지 구체적으로 물어봤습니다. 다큐멘터리도 참고했죠.”
박하선과 장혜진, 최리, 임화영 등 여배우들이 대다수인 촬영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촬영장에 가면 여자친구들끼리 수다를 떠는 편안한 느낌이 들었어요. 촬영 전 출산과 육아 경험이 있는 배우들과 그렇지 않은 배우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의 내 이야기, 주변 친구들 이야기, 우리 이야기를 하자’는 결론을 내고 촬영에 임했죠. 대화를 통해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2014년 결혼한 그는 2세는 아직 없다.
“엄마가 된다면 워킹맘 현진이 같지 않을까 생각해요. 또 처음이지만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고, 경험했던 것처럼 느껴질 것 같아요. 육체적 고통을 제외한 감정적인 면에서 두 번째 출산을 하는 것처럼 덜 낯설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워킹맘들에게 극 중 산후조리원 원장 최혜숙(장혜진)의 대사인 “좋은 엄마는 완벽한 엄마가 아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말을 해 주고 싶다고 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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