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 징징거리는 글입니다. 특히 DPS만 하시는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사실 제가 실력이 없어서 버스를 타야만 승리할 수 있는 게이머라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1.엉터리 튜토리얼
이 게임의 목적은 팀포트리스2처럼 화물을 밀거나 거점을 점령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튜토리얼에서 트레이서와 아테나는 여러명이 거점에 위치하거나 화물 근처에 있어야 빨리 밀린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아요.
그저 누구나 아는 FPS 게임의 조작법만 알려줄 뿐이죠.
그래서 게임을 '공부'하지 않은 유저들은 킬 먹기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2.협력 플레이를 강요하는 디자인
게임 디자인상 모여있지 않으면 최대한의 화력과 캐릭터 기술이 발휘되지 않는 게임이다보니 모두가 라인하르트 방패 뒤에 모여있을 수 밖에 없어요.
맵 디자인도 우회공격이나 분산 공격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추가하자면, 심해에서는 혼자서 활동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아는 솔져76이나 맥크리-뚜벅이임에도 불구하고-는 드뭅니다. 정말 암 걸리죠)
결국 두 팀 모두 라인하르트의 방패 뒤에서 지리하게 방패 깨는 전투를 하다가 난전에 돌입하는 똑같은 패턴의 게임이 계속 이어지죠.
게다가 캐릭터들이 모여있음을 강요하는 게임 디자인상 위도우 메이커 같은 저격수 캐릭나 솜브라 같은 암살 캐릭터, 토르비욘 같은 고정된 포탑을
만드는 캐릭터를 좀 애매하게 만듭니다.
3.총체적 난국의 매치메이킹
심해에서 경쟁전을 돌려보신 분은 알겠지만, 승리에 기여를 많이 하면 할수록 아군에게 의도적인 트롤러가 있을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왜냐하면, 매치메이킹 시스템이 괴상해서 승리한 유저에게 강한 적을 붙여주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보통 기여도가 높은 승리를 한 후 다음 게임을 잡으면 전판에서 패배하거나 멘탈이 나간 플레이어를 아군으로 붙여줍니다. 심하면 고의 트롤러와
같은 팀이 되죠.
경쟁전 점수는 연승을 해야 많이 올라가도록 되어있는데 1인큐로 돌리면 승리와 어이없는 패배가 무한반복되는 지옥에 빠지게 될 수 밖에 없어요.
4.DPS의, DPS에 의한, DPS를 위한 게임
만약 아군에 다인큐가 잡혔고, 그 다인큐 중에서 가장 실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DPS를 갔다면 그 게임은 거진 진겁니다.
왜냐면 심해에서는 힐러와 탱커의 비중이 DPS보다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죠.
특히 수동적으로 할 수 밖에 없는 방어/힐러 영웅을 플레이할 때 아군 DPS가 적군 DPS보다 실력이 모자라면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라인하르트 : 대지분쇄를 사용하거나 나노 강화제를 먹지 않는 이상 아군 DPS를 믿는 수 밖에 없습니다.
젠야타 : 윈스턴과 트레이서와 겐지가 설치는데 아군 딜러(특히 맥크리나 리퍼)가 근처에 없으면... 젠복치죠.
메르시 : 아군이 수호천사를 사용할 수 있는 포지션에 위치해주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파메르시 같은 수동적인 플레이를 하게
되면 게임이 아니라 노동이 되죠.
루시우 : 프로 경기에서는 1티어 캐릭터지만 심해에서는 능동적인 플레이가 힘듭니다. 주의를 끄는 동안 적 딜러를 끊거나 로드호그를 견제하는
팀원들이 적거든요. 할 수 있는건 아군을 그랩한 로드호그 혹은 다가오는 라인하르트 밀어내기나 일리오스 낙사 정도? PTR 서버에서는 포도알의
공격력이 20으로 올라가고 탄속이 빨라졌다는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군요.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승리를 위해 판을 깔아주는 탱크와 다른 유저들을 돕는 힐러는 재미 자체가 DPS에 비해서 적어요.
최소한 DPS는 경기는 지더라도 킬 로그와 적 체력 게이지 줄이기, 킬 따기를 통한 조건 반사적 쾌감이라도 얻을 수 있거든요. 탱크와 힐러는 그게
불가능하죠.
여담으로 심해에서 성격 이상한 DPS들과 같이 플레이하면 정말 스트레스 받습니다. 난 베이비 시터 파트타임 잡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팀 게임을 하러 온건데...
5.(4번에 이어) PoTG + 금메달 + 칭찬 카드 시스템
킬딸과 정치질의 원인이 되죠. 없어졌으면 좋곘습니다.
6.잘못 디자인된 영웅
창의력 고갈을 몸소 보여주는 물몸 오리사, 난이도는 높고 비효율적인 한조(한조를 잘 하는 실력이면 맥크리가 훨씬 효율적입니다), 아군이 합을
완벽하게 맞춰주지 않으면 쓸모 없는 솜브라, 로드호그 하위 호환 리퍼(그나마 앞의 영웅들 보다는 쓸만합니다. 윈스턴과 트레이서를 잘 카운터치죠.)
게임 디자이너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이렇게 만든건지 모르겠군요.
7.엉망진창인 운영
솔큐를 엿먹이는 5인큐의 정치질, 처벌 받지 않는 인격 모독, 한 트롤 욕쟁이 유저를 3연속으로 만나기, 심해에서 판치는 양학 패작러, 끊이지 않는
핵 사용자들, 전체챗으로 상대팀을 아무리 비웃어도 처벌받지 않는 유저, 갓 입문한 사람들을 모멸하는 부계정 유저들......
(콘솔판이라면 스포츠맨십이 결여된 키보드 마우스 사용자도 있군요. 왜 키마 사용이 금지되지 않는지 의문입니다.)
...
이제 그만 오버워치 접고 퀘이크 챔피언스가 나오면 그거나 하러 가야겠습니다. 퀘이크3처럼 잘 뽑힌 개인 플레이의 하이퍼 FPS이길 바랍니다.
왜 100시간 가까이 이 게임을 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언젠가 팀원 6명이 마치 한몸이 된 것처럼 완벽한 팀웍을 발휘하는 경기를 언젠가 할 수
있겠지라는 이뤄질 수 없는 희망을 품어서일까요.
뭐, 둠피스트나 아테나가 신영웅으로 나오면 돌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오리사나 솜브라를 보면 디자인이 잘 될거 같지도 않네요.
P.S. 결국 로드호그가 모스트 영웅이 되었는데. DPS를 제외한 다른 영웅은 너무 힘들어요. 적어도 로드호그는 스트레스는 안 받죠.
그랩만 잘하면 정치질도 안 당하고.
P.S 2 편견이나 확증 편향일지도 모르겠는데, US 서버에서 2인큐 한국인 듀오가 바로 DPS 칼픽하면 100% 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