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공포의 향연이었던
알드노아 제로 12화가 끝이나고
네..
이나호와 아세일럼 공주는 갔습니다.
각본에 영향을 준 사람이 사람인만큼
(어찌됐든 4화에서 12화까지의 각본을 쓴 사람은 '타카야마 카츠히코'입니다만 둘이 협업을 했겠죠)
2쿨에서 '사실 살아있었습니다!' 하고 돌아올 거라고는 도무지 생각이 되지 않습니다.
여튼 슬레인이 슬레기가 되버린 현 상황에서
12화의 후반부 장면에 주관적인 해석을 해보려고 합니다.
1. 확고한 신념이 없는 어린아이
전 알드노아 제로라는 작품의 주역진 중 '유년기'라는 표현이 가장 어울리는 인물이
슬레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년, 소녀들이라고 할 때 나이상으로 이나호와 아세일럼 공주도 유년기에 해당이 되지 않느냐고 볼 수 있지만
이나호는 굳이 설명할 필요 없이 '어린아이'의 정신이 아닙니다.
[여러모로 슬레인과는 대척점에 있다고 봐도 무방한 이나호의 멘탈]
그의 행동원리는 철저히 이성과 객관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적어도 본인들의 행성이 침공 당하고 삶의 터전에 지옥도를 만들어준 적과 전쟁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리는 인물을 '어린아이'라고 표현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아세일럼 공주 역시 어린아이와는 확실히 구별 지을 수 있는 요소가 있습니다.
[반역의 일당이라고하나 저 양륙성을 멈추면 험한 꼴을 당하는 건 분명히 자신의 민족]
종전과 행성 간 평화라는 대승적인 결과를 위해서
희생을 감수하는, 그것이 설령 자신의 민족들을 사지에 내모는 결과를 낳게 되더라고 그 행동을 실행하려하는
흔들리지 않는 '신념' 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슬레인에게는
확고한 '신념'도
상황을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어디까지나 잔혹해질 수 있는 '이성'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새끼가 알을 깨고 태어났을 때 눈 앞에 있는 어미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에
우리는 신념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저 맹목적으로 자신을 보살펴주는 어머니의 뒤를 따르는 겁니다.
화성에 떨어져 죽을 위기에서 자신을 구해준 아세일럼 공주는
슬레인에게 있어 어미새와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아세일럼 공주를 따르고 지키려 하는 슬레인의 행동원리에서는 신념을 느낄 수가 없는 겁니다.
[자츠바움이 아세일럼을 죽이려고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를 구해버리고 만다]
아세일럼 공주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 속을 지배하는 한편에서도
자신을 구해주고, 진심을 말해주고, 사고와 행동의 자유를 준
자츠바움 백작에 대한 연민과 정을 떨치지 못하는 슬레인입니다.
이성으로는 '백작은 공주를 죽이려 한 장본인이다' 라는 걸 이해하는 한편
감정으로는 '약혼자를 왕족에 의해 잃은 가엾은 인간' 에 대한 연민이 머리 속을 지배하는 겁니다.
우리는 이러한 모습을 '우유부단' 하다고 표현 합니다.
2. 유년기의 끝, 성인식의 시작
12화의 부제는 Childhood's End (유년기의 끝) 입니다.
저는 제 개인적인 해석으로 이 작품의 유년기를 '슬레인'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12화는 이나호와 아세일럼의 죽음으로 인해 유년기의 끝을 알린다기 보다는
정에 이끌려 이리저리 흔들리듯 우유부단했던 슬레인의 유년기가 끝이나는 걸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자츠바움이 '슬레인이 공주보다 자신을 택했다'고 생각해서 저런 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세일럼 공주의 죽음을 눈 앞에서 목도하고
그 죽음을 이끈 장본인이 자신이 지킨 자츠바움 백작이라는 것
그리고 그 부정하고 싶은 현실을 백작이 눈 앞에서 강요하면서
슬레인의 유년기가 끝이나기 시작합니다.
확고한 신념 없이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정에 이끌려 행동하던 자신의 어리석음이 불러일으킨 참상을 보게 되는 겁니다.
3. 죄를 알아가며 어른이 된다
하지만
공주의 원수를 눈 앞에 둔 상황에서도 슬레인은 냉혹해지지 못 합니다.
정말 한계를 모를 정도로 나약하고 어리석고 착한 슬레인에게
[10발 가까이 쏴대었지만 결국 치명타에 가까운 한 발을 쏘지는 못하였다]
자츠바움은 웃으며
냉혹해지라고 합니다.
그것은 공주의 원수인 자신에 대한 정을 끊고 복수를 달성하면서
적어도 슬레인에게만은 증오의 연쇄에 살게하지 않기 위한 백작의 마지막 배려였습니다.
["독해져, 그게 네가 살길이다..."]
아세일럼이라는 주군이 죽으면서 슬레인은 냉혹한 현실에 홀로 던져졌고
자츠바움은 그 냉혹한 현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에 대한 불필요한 정을 끊으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슬레인에게
이나호는 죄를 알려줍니다.
공주를 향했던 유년기의 순수한 마음이
어느새 이나호에 대한 시기(envy)와 공주에 대한 독점욕(greed)으로 변하였고
이나호에 대해서는 한없이 차가워지고 잔혹해질 수 있었기에
자츠바움의 가르침대로 '머리'를 노림으로서
이나호의 죽음과 함께 자신의 성인식의 끝을 알리게 됩니다.
정말 여러모로 우로부치다운 결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서툰 이나호였기에 작중에서 특별히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이나호는 아마 슬레인보다도, 작중 누구보다도 아세일럼을 사랑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자신이 죽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겠죠 이나호는.
그런 이나호가 마지막으로 떠오른 것이 아세일럼이었고..
만신창이가 되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는 몸을 끌고 조금이라도 더 아세일럼의 곁에 있고 싶다는 게 정말 잘 느껴졌습니다.
아마 누가
'왜 꼭 이렇게 1쿨을 마쳤어야 했나요?' 라고 묻는다면
'그건 제가 우로부치 겐이기 때문입니다'
라고 대답할 것만 같은 그런 결말이었네요.
우로부치에게 있어서 1쿨의 마지막은 일단 해피 엔딩일 겁니다.
천국에서 영원히 함께할 수 있으면 그게 행복일테니까요
여러분 언제 어디서라도 방심하지 맙시다.
와 작품을 이정도로 잘 이해하신 분은 이번 감상글 중 처음이네요. 결국 이나호라는 캐릭터와 공주는 슬레인을 단련시키기 위한 모루 엿다는 거네요. 안타깝지만 사실 가장 현실적인 인간이 슬레인 이기에 슬레인이 어떻게 변할지 계속 보고 싶습니다.
슬레인에게 아세일럼에 대한 '충'이 신념의 경지에 이르렀었더라면 자츠바움이 치킨을 먹고 있을 때 이미 그 목을 그었어야 했습니다.
슬레인의 공주에 대한 마음은 "충" 보다는 "가족애"에 더 가까웠습니다. 어릴 적 부터 같이 자란 자신의 가족이라는 느낌이죠. 연애감정또 한 있었을지는 모르겟지만 어쩃든 "충"과 같은 강렬한 신념의 영역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기에 자츠바움에게 인생에 동화되었고 자츠바움을 적으로 삼을 수 없었던 것이죠.
슬레인이 주인공 떡밥은 다 들고 있긴하네요. 박사 아들에 지구인이면서 타르시스도 구동시켰으니
뭐라 할 말이 없네요 저 엔딩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뭐라 할 말이 없네요 저 엔딩은
그래 천국에서 행복하면......은 개뿔 ㅂㄷㅂㄷ 그렇게 강렬한 연출을 했어야 했나? ㅠㅠ
와 작품을 이정도로 잘 이해하신 분은 이번 감상글 중 처음이네요. 결국 이나호라는 캐릭터와 공주는 슬레인을 단련시키기 위한 모루 엿다는 거네요. 안타깝지만 사실 가장 현실적인 인간이 슬레인 이기에 슬레인이 어떻게 변할지 계속 보고 싶습니다.
신하라면 주군을 섬기는데 '충'이라는 신념만 가지고 있음 되지 않나요? 그런 '충'을 슬레인은 고문 속에서도 지켰고 공주를 죽인 자츠바움을 제거하고 공주를 범하려던 이나호를 참살함으로써 지켰습니다. 그거면 된거 아닌가요?
슬레인에게 아세일럼에 대한 '충'이 신념의 경지에 이르렀었더라면 자츠바움이 치킨을 먹고 있을 때 이미 그 목을 그었어야 했습니다.
슬레인의 공주에 대한 마음은 "충" 보다는 "가족애"에 더 가까웠습니다. 어릴 적 부터 같이 자란 자신의 가족이라는 느낌이죠. 연애감정또 한 있었을지는 모르겟지만 어쩃든 "충"과 같은 강렬한 신념의 영역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기에 자츠바움에게 인생에 동화되었고 자츠바움을 적으로 삼을 수 없었던 것이죠.
굴원이 저 놈을 본다면 코웃음을 칠텐데요
코기 오렌지가 진짜 충의에상징
마이충
이해석대로면 작품이 이해가가기는함 그래도 이게뭐야 ..
비뚤어진 어른이로 자랄듯
저 놈이 주인공이었다니....진짜 2기는 짜증나서 못 볼듯 싶네요
이런 해석도 가능하군요 =ㅂ= 하지만 제작진의 연출은 도저히 쉴드 못칠거같습니다
자극적인 느낌으로 가득했던 작품이기에 재미있게 보긴 했는데, 메카물이라고 하기엔 매력적인 메카와 전투씬이 없었고, 스토리를 평가하기엔 이 글에도 적혀있듯이 그냥 우로부치 스타일. 마구 죽여대면서 무언가를 표현하려한 느낌이 너무 컸네요.
2기 이야기에서 슬레인 끔살이면 명작취급할꺼...2기만...
슬레인이 주인공 떡밥은 다 들고 있긴하네요. 박사 아들에 지구인이면서 타르시스도 구동시켰으니
사실 슬레인 엄마가 아세일럼 공주 엄마라던지
유년기든 성인기는 이젠 상관없어요. 그냥 슬레인이 언제 죽나 이게 궁금하기만 할 뿐. 2기에서 슬레인이 주인공이 되느니 차라리 트라우마에서 벗어난 대위가 주인공이 되는게 더 나음.
슬레인도 제발 처참하게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머랄까 이제 질린다고할까? 우로부치 우로부치 우로부치 거리는게? 마도카가 충격적이긴햇는데 점점이런전개로 깔끔하게 끝내지도않고 질림
제가 사야부터 우로부치 입문해서 이 사람과 관련된 온갖 텍스트, 영상 상관없이 수집했던 광팬입니다만, 갠적으로 깔끔하지 못한 결말, 못봤던거 같은데요. 아니 애초에 이건 결말도 아니지만
멋진 해석이네요 잘 봤습니다 ^^
임팩트를 내적인 내용으로 줬으면 좋겠어요 죽이는거 너무 지겨움
자츠바움의 행동이 저런식으로 해석도 가능하군요 잘 봤습니다.
이나호의 죽음으로 성장한 슬레인... 특정대상의 죽음이 항상 성장으로 이어지는 일은 없는데 말이죠... 오히려 현실에서는 폐인이 되는 경우가 더 허다하죠 오히려 이런 연출로 성장한 슬레인이 모든 연쇄를 끊는다면 증오나 질투의 대상에 대한 잘못된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논리로 비약되지 않을까가 더 걱정됩니다... 뭐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거라 봅니다만
이제부터 슬레인에게 기달리는건 어른으로서의 시련과 고뇌입죠. 게다가 공주가 죽는데 한몫했다는 트라우머도 있을 거고, 아무튼 2쿨에서는 몇년 지나서 제대로 정신 밝혀서 죄값을 치르는 놈이 되던지, 아니면 완전히 삐뚫어지던지 할것 같습니다.
이런식이라면 성인식을 통한 성장의 끝에 기다리고 있는건 파멸이겠네요. 자의에 의한 파멸이든 타의에 의한 파멸이든 그 끝이 아름답진 못하겠죠.
성인식은 맞네요. 아프리카식 할례를 하게 되니까요. ^^
저도 님과 같은 생각이었는데...다들 슬레인을 슬레기 취급해서 ㅜㅜ....... 글 잘봤습니다.
저...는.... 저 유년기 에 포함되는게 이나호랑 슬레인 둘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 그렇군요..... 걍 저는 이나호가 당연히 살아있을거라 생각해서 그렇구낰ㅋㅋㅋ 이나호가 죽었다고 보면 그렇게 되겠네요...ㅠ 그래도 코기를 보면 알 수 있듯 저런 식으로 진행된 성인식, 이라기 보다는 유년기와의 작별이라봤자 슬레인의 끝도 좋지 않을 것 같아요..... 만약 이나호와 아세일럼이 둘 다 죽었다면요. 둘 중 한 사람이라도 살아있다면 슬레인의 행보도 다르게 변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 이나호를 아끼는지라 살아있으면 하지만요.... 이나호의 비중이 겨우 슬레인의 성장과정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ㅠㅜㅠ 그래도 12화를 정말 잘 이해하고 차분하게 쓰신 것 같습니다! 굉장해요!
이런 부분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분명 이나호가 슬레인과 아군이 될 가능성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그걸 일부러 피하는 연출을 계속 했다는 게 거슬리네요. 그런게 안보였다면 타당해보이지만...
좋은 해석 잘봤습니다!저는 연출때문에 그렇지 슬레기급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맹목적으로 싫어하시는 분들이 꽤 계셔서...뭐 개인차니까 제가 강요할순없겠죠?전 일단 아직은 이 해석을 보고 슬레인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2기를 보고 판단해야겠어요
알드노아 제로를 못봐서 무슨 상황인건지 정확히 모르지만, 원래 신화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통과의례는 부모살해이지요.
저도.......슬레인의 유년기를 뜻하는 제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이나호가 살아있을 거 같지 않네요 이나호만 살아있으면 알드노아 스토리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는데......
오 저도 이렇게 생각했는데 동지분이 계셨군요 전
제목과 정말 딱 들어맞는 12화였다고 생각되네요~리뷰 잘봤습니다 ㅎ
슬레인은 애초에 욕 먹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이나호는 지극히 긍정적인 인물 상인데 반해 슬레인은 못난 구석이 많은 인물이죠. 슬레인이 어세일럼에게 잘못된 지식을 가르치고 이를 이나호가 바로 잡아주는 장면들도 그런 측면을 부각시키는 요소로 봅니다. 슬레인 손으로 이나호를 죽일 때도 이나호는 어세일림과 엮였던 추억을 아름답게 묘사 해주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고자 하는 순정적인 인물로 그리는데 반해 슬레인은 제 감정에 휘둘려 멋대로 행동하는 인물로 그려 놓습니다. 자연스럽게 못난 놈 손에 희생당하는 좋은 사람 구도가 성립합니다. 이는 의도적으로 이나호에 대한 동정심과 슬레인에 대한 반감을 극도로 높이는 연출이죠. 그러니까 저는 지금 슬레인이 쓰레기로 비하당하면 한껏 욕먹는 상황을 당연하게 봅니다. 하지만 전 슬레인이란 캐릭터 자체를 나쁘게 보지 않습니다. 슬레인이 제대로 주인공 위치에 선다고 했을 때 과오를 저지르고 그로 인해 생긴 문제를 해결해가는 주인공 캐릭터는 낯설지 않아요. 그런 캐릭터 대부분은 그게 과거 일이라 대중에게 호감을 산 뒤에 과오를 밝히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역으로 일단 저지르고 본 뒤에 조명해가는 것도 또다른 재미겠죠. 본문에서 설명해주신 내용도 슬레인이 주인공으로서 행동하는데 좋은 밑밥이 되어줄 거라고 봅니다.
굉장히 공감하고 갑니다. 개인적으로 슬레인 같은 입체적 인물을 좋아하는지라 기대 되네요.
애초에 우로부치는 3화에서 각본 끝냈고 다른 각본가가 이어받아서 쓴겁니다. 우로부치 식의 각본은 결말과 하등 관련이 없죠
1쿨 내내 무엇을 해도 보답받지 못하는 운명이었군요, 슬레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