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갔다가 외박 나와서 PC방에서 무박 2일 장기전에 돌입할 때가 많았죠. 다른 분들도 이런 경험 좀 많을 거 같습니다.
이런 얘기를 왜 쓰냐면 저는 군대 있는 동안 PC방에서 무박 2일 장기전을 한 번 빼고 매번 했는데, 이게 24시간까진 어떻게 버티는데 그걸 넘어가면 졸려서 게임이 집중이 안 된단 말이죠. 일단 게임을 하면서,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게임 - 안 써도 되는 게임 - 일방향 매체로 나아가게 되는데, 여기서 말하는 일방향 매체가 애니나 영화인 것입니다..
예, 저는 PC방에서 당당하게 애니를, 그것도 아이돌물을 틀어놓고 감상하는 군바리였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그러던 와중에 본 게 아이돌 마스터였는데, 그러다보니 아이돌물에 빠지게 되더군요. 그래서 알아보게 된 겁니다.
아이돌물의 역사가 생각보다 되게 깊더이다. 크리미 마미가 아이돌물 최초인 줄 알았는데 그 위로 거슬러 올라가면 핑크 레이디나 시라요이의 태양(1971) 같은 작품도 있더군요. 무시무시합니다.
뭐 핑크 레이디나 시라요이의 태양은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각색한 것이라 최초로 연예계를 다룬 작품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생각하는 아이돌물하고는 좀 거리가있죠.
크리미 마미를 세간에선 최초의 아이돌물로 치지만 사실 크리미 마미도 밍키모모의 변신소녀물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니까요
그렇다면 그런 요소들을 제외하고, 애니마스 이후 2010년대에 판을 치는 아이돌물의 선조는 무엇일까 하고 조사해보니 이런 것도 있더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잘 안 알려졌다를 넘어서 듣보잡 수준이더군요. 이것도 나름 아시 프로덕션에서 만든 건데...
고로 시작합니다.
예. 여기서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 에리코이고, 그리고 그 주인공을 맡은 성우도 에리코입니다. 이것도 그렇고, 이거 다음에 만든 요코소 요코에서도 마찬가지로 작중 캐릭터 이름과 주제곡을 담당한 아이돌의 이름이 같습니다. 위키백과에서는 '타이업'이라고 하는군요. 돈이 썩어나던 80년대니까 가능한 당대 일본 애니메이션 상술.
다시 한번 쓰겠습니다.
나카무라 에리코 아닙니다
심지어 얘도 애칭이 에리링인데(나카무라 에리코도 에리링이라 해야 맞을 듯), 좌우지간 아이돌 마스터 아닙니다
이래도 분명 "아이돌 마스터인줄 알고 왔는데 다른 거네?" 하는 사람 꼭 있음
보다시피 아이돌물의 광경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치 않습니다.
아이돌 스테이지의 모습이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다지 바뀐 것도 없는 것 같네요. 해 아래 새로운 것 없다더니...
얘가 주인공 타무라 에리코입니다. (설정상) 1975년생
이 작품이 타이틀에서 이렇게 음악 용어를 써놨더군요. 뭔가 베르사유의 장미 삘도 좀 나고...
시작하자마자 이 작품의 眞 주인공 아사기리 레이가 리허설 하는 부분으로 시작하는데, 사람들 말로는 이 리허설 부분이 명장면으로 꼽힌다는군요.
직접 보시는 게 나을 거 같아서 스크린샷 많이는 안 찍는데 사람마다 어떨진 몰라도, 저는 30년 전 감성이 맞는지 지금 봐도 꽤 괜찮아 보입니다.
얘는 1973년생
어쨌든 레이의 노래를 보면서 상당히 충격을 받는 듯한 모습이 초장부터 나옵니다.
이런 부분에서 좀 촌스러워 보이는데, 애니메이션에서 소설마냥 저렇게 주저리주저리 설명해 주는 게 좀... 저런 내레이션 없어도 어떤 상황인지 대충 짐작이 되는데...
주인공네 아빠랑 굉장히 불륜처럼 보이지만, 아닙니다.
주인공 에리코네 집은 엄청난 부자인가 봅니다. 뭐 잘 나가는 연예 프로덕션 사장 쯤 되면 못 사는 게 이상하기야 하겠다만, 넓은 집에 차 두 대. 게다가 도우미에 기사까지 데리고 사는 집.
작중의 노래는 아이돌 타무라 에리코가 맡았지만, 작중 캐릭터 타무라 에리코는 짱구 야지마 아키코가 맡았는데 꽤 잘 부릅니다. 야지마 아키코 씨, 의외의 만능 성우(...)
네가 해도 저것들 보단 낫겠다. 80년대 버전.jpg
아이마스에서 리츠코가 대략 저런 생각으로 아이돌을 했다죠.
그리고 에리코의 엄마인데, 보자마자 한숨 나옵니다.
이런 디자인을 에리코한테 썼어야죠 슈도 타케시 씨...
어머님 양학하신다!
어쨌든 긴 설명은 전부 거두절미하고, 에리코네 부모님은 1화부터 교통사고로 아빠는 사망, 엄마는 혼수상태에 빠집니다.
그리고 뭐, 흔한 플롯대로 아빠네 형이 에리코에게 가야 할 유산을 가로채려 하는 나쁜 놈이라는 스토리...
근데 이렇게 써 놓으니까 뭔 소린지 나도 모르것네. 그냥 직접 보세요
엔딩은 아사기리 레이가 부르는데 1화 자막 만드느라 이 노래 한 10번은 들어서 슬슬 지긋지긋 해 지려는 마당입니다. 으아아아
레이가 달려가면서 중간 중간 그림이 삽입되는 형식인데 강렬한 노래에 강렬한 연출이라 꽤 맘에 듭니다.
이렇게 1화가 끝나고, 2화 리뷰는 언제 올라올 진 저도 모릅니다. 히히!
일본 애니메이션의 주 소재중 하나인 "마법소녀" 일본에서 마법소녀 애니메이션 평가 관련 서적도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