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5기까지 간단 리뷰: https://bbs.ruliweb.com/family/211/board/300075/read/30625499
6기-10기까지 간단 리뷰: https://bbs.ruliweb.com/family/211/board/300075/read/30625616
어느새 짱구 극장판을 15기까지 정주행했다. 짱구 극장판이 29기까지 나왔으니, 이제 절반을 넘어선 셈이다.
참고:
1. 각 극장판에 준 점수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으로서'라는 전제하에 준 점수이다.
2.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더빙판, 그리고 대원판 무삭제판(14기까지는)을 보고 쓴 평점과 후기이다.
3. 평점과 후기는 다 주관적이다.
11.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11기
태풍을 부르는 영광의 불고기 로드
6/10 - 훈발놈 욕은 이제 그만
현재 보고 있는 평점과 한줄평이 맞다. 이해가 안 되는 평점과 한줄평일 수 있겠지만 차근차근 설명하겠다.
확실히 불고기 로드는 개그 면에서는 그림체 변화나 여러 액션씬들을 통해 여러 재밌고 인상적인 장면을 보여주었다. 그러한 불고기 로드를 끝까지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제작진들이 "웃긴 장면을 먼저 생각하고, 스토리는 나중에 급하게 만든 것 같다"이다.
중간 보스들이 비교적 인상깊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중간 보스들이 짱구네 가족을 잡으려 하는 방법들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이 가장 컸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롤러코스터 장면이다. 물론, 롤러코스터 장면 자체는 재미있다. 하지만, 그냥 롤러코스터 전원을 끄면 될 것을 굳이 헬리콥터 등을 동원할 필요가 있는 지 이해가 안 갔다.
그나마 최종 보스가 결말부에서 재미를 주기는 했다. 하지만, 최면 증폭 장치로 모든 일을 해결하다는 결말 역시 너무 급한 마무리 같았다. 분명 작중 짱구 가족을 잡기 위해 전단지 등이 뿌려지기도 했었는 데, 그러한 것들이 단순히 최면 증폭 장치로 해결됐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갔다. (짱구 극장판이라 해도 너무 허술하다 생각한다). 이는 개그에 집중하면서도 기본 스토리와 개연성을 어느 정도 챙긴 암흑 마왕 대추적(5기 극장판)과 비교하면 더 극명히 차이가 난다.
결과적으로, 개그는 재미었지만 스토리에 대해서는 너무 크게 생각하면 안 되는 영화라 생각한다.
이제 훈발놈, 아니 훈이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물론, 훈이가 작중 짱구를 고작 과자 몇 개에 팔아버린 것을 욕 먹을 짓이 맞다. 그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훈발놈 욕을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잊는 것이 불고기 로드의 핵심 소재 중 하나가 말도 안 되는 가짜 뉴스에 선동되는 사람들이다. 말도 안 되는 혐의임에도 그러한 가짜 뉴스를 진짜 믿어버리는 사람들의 모습 자체가 상황 설정인 동시에 코미디 소재이기도 한 것이다. 훈이의 행동 역시 중간 반전 요소 중 하나로 보면 된다. 게다가 작중 훈이가 반성하는 장면도 나오고, 결말에서 최면 증폭 장치를 통해 훈이의 배신도 없던 일로 처리되기에 불고기 로드를 벗어나서 지속적으로 훈이를 욕하는 것이 이해가 안 가는 편이다.
물론, 처음 몇 번은 재밌기는 했다. 불고기 로드 이야기하면서 "훈이가 한 행동 엄청 쓰레기였지" 이런 식으로 가벼운 유머로서 말이다. 하지만, 계속 불고기 로드 외 다른 극장판 심지어 TVA에서 훈이가 딱히 잘못한 행동을 한 것이 아님에도 훈이 욕을 하거나, 훈발놈 모자이크 댓글들은 필자에게는 이제 재미도 없고 그냥 뇌절로 느껴진다.
12.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12기
태풍을 부르는 석양의 떡잎마을 방범대
10/10 -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주는 명작
필자에게 있어 최고의 짱구 극장판은 12기 극장판이다. 석양의 떡잎마을 방범대는 영화 속으로 빨려들어간다는 설정을 통해 여러가지 메시지를 주는 작품이다.
영화에 빨려 들어갔다가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탈출하려는 목표를 잊고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해 잊어버린다는 설정은, 복잡한 현실에 치여 꿈을 잊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비유라 느꼈다. 특히나 작중 시장을 물리치자는 목표가 생기고 나서야 시간이 움직이는 것도, 목표 없이는 결국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다는 것을, 저스티스 시티에서 지속적으로 고문을 당함에도 본인의 꿈을 위해 계속 노력하는 박사를 비웃는 저스티스 시티가 어찌보면 요즘 사회에 대한 비판을 나타내는 등, 이 영화를 여러 번 보면서 느꼈던 점들만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두 페이지 이상을 쓸 수 있다 생각한다. 그러니 여기까지만 쓰겠다.
이 영화는 메시지를 주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석양의 떡잎 마을 방범대는 스토리적인 재미 역시 놓치지 않는다. 서부 영화에 대한 다양한 오마주가 느껴지는 배경이며, 아이들 그리고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파워레인저 느낌의 떡잎 방범대 스토리, 명확한 악당과의 싸움 등, 이 작품은 영화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 영화라는 소재로 여러 메시지를 주고 있다. 게다가 스토리도 초반부에서 결말에 대한 여러 암시까지도 잘 해냈기에 스토리적인 면에서도 잘 짜여진 영화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여러 번 관람을 해도 매번 다른 느낌과 생각을 가져다 주는 영화였기에 필자에게 있어 가장 최고의 작품으로 남게 된 것 같다.
13.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13기
부리부리 3분 대작전
6/10 - 우리 모두 다 이런 상상 한번쯤 해봤잖아요
어른제국의 역습에서 짱구 아빠가 추억 속 전대물 주인공이 되고, 짱구 엄마가 마법소녀 주인공을 연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마 이 극장판은 거기서 영감을 받은 게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의 세계관 설정은 나름 흥미롭다. 3분 뒤 미래세계로 가 3분 안에 괴물을 처리해야한다는 설정 자체는 꽤 흥미롭고,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짱구 가족의 모습들은 다 개성이 있어 초반에는 3분 전투가 나름 신선함을 주었다. 하지만. 다만, 초중반에서 3분 전투가 반복되면서 그러한 신선함이 지루함으로 변했다. 아무래도 3분 안에 악당을 처리해야한다는 설정으로 인해 긴박감이 떨어지다보니 이러한 반복적인 전투는, 꽤나 큰 지루함을 주었다. (간혹 정말 3분 안에 처리한 게 맞을까 싶을정도로 전투가 길게 느껴지기도 했다)
이렇듯 초중반은 나름 신선한 세계관과 변신 설정에 비해 지루한 전개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러한 스토리를 마지막 30분이 살려줬다. 어릴 때 꿈꿨던 히어로의 모습으로 변신하면서 그러한 (과거의) 꿈에만 집착하면서 점점 생활이 망가져가는 짱구의 부모와 함께, 가족을 위해 용기를 내는 짱구, 진정한 영웅의 모습은 자기 자신 그 자체라는 메시지를 30분 안에 흥미롭게 잘 풀어냈고, 짱구 극장판 중에서 최고의 마지막 30분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초반 1시간이 마지막 30분을 위한 긴 빌드업이라 생각한다면 부리부리 3분 대작전은 나름 수작이라 생각한다.
여담으로, 무삭제판과 편집된 VOD를 같이 보면서 비교하는 중인데, 아마 이 극장판이 가장 어질어질한 편집을 거친 작품이 아닐까 싶다. 짱구의 다리 사이에 붙어있는 구슬이 빛나는 장면은 죄다 편집됐는 데, 문제는 그러한 장면들이 대체로 미래맨이 상황 설명해주는 장면인 것이다. 필자는 무삭제판으로 봤으니 상황이 이해된 거였지만, 만약 편집된 VOD로 이 작품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마지막 30분이 꽤 혼란스럽지 않을까 싶다.
14.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14기
전설을 부르는 춤을 춰라, 아미고!
5/10 - 잘 가다가 왜...
이 극장판의 초반은 공포물처럼 진행이 된다. 간혹 기괴한 얼굴과 모습이 나오기도 해서 어떤 사람들은 동심파괴한다는 이유로 이 극장판을 최악의 극장판으로 꼽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의외로 어린아이들도 공포물에 꽤 관심을 가지고 있고, 초기 짱구 극장판들도 공포 요소가 조금씩 들어가기도 했었기에 어린아이더라도 초반에서의 공포 이야기 전개를 꽤 즐겼을 것이라 생각한다. 초반에는 "사람들이 실제로 가짜라면"이라는 괴담으로서 많이 쓰이기도 하고, 아이들이 생각할 법한 소재로 전개로 하면서 색깔과 배경을 잘 활용하여 공포물로서의 분위기를 잘 잡아가고 있다. 특히나 이 작품의 초중반의 주인공을 철수라고 본다면, 나름 완결성 있는 공포 이야기를 잘 전개해냈다.
그런데!
이러한 초중반에서의 장점을 후반 전개가 다 깎아먹었다. 최종 보스 아미고 레이와 잭키의 삼바 대결이 시작되고, 점차 갑자기 주제가 진정한 삼바! 진정한 춤이란 무엇인가로 갑자기 바뀌더니, 갑자기 아미고 레이와 잭키의 관계가 밝혀지면서 갑자기 감동 엔딩으로 가는 데...솔직히 말하면 정신나갈 것 같은 전개였다. 특히나 아미고 레이가 단순히 삼바의 매력을 전파하겠다는 이유로 미국의 작은 마을에서부터 사람을 납치해 가짜인간을 풀어놓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온천 대작전 못지 않게 가장 최악의 동기를 가진 악당이 아니었을까 싶다.
반 농담으로 이 작품의 후반부를 즐기는 방법은 음악에 따라 삼바를 추면서 보는 게 아닐까 싶다. 필자도 후반부 전개를 보면서 정신 나가는 것을 방지하고자? 계속 삼바를 추면서 봤는 데 나름 괜찮은 방법 같았다.
15.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15기
태풍을 부르는 노래하는 엉덩이 폭탄
7/10 - 산만한 전개 속에서도 폭발하는 감동
노래하는 엉덩이 폭탄의 전개 자체는 좀 산만한 편이기는 하다. 개양귀비 뮤지컬단이 나오다보니 이 극장판에서 뮤지컬이 종종 등장하는 데, 뮤지컬들은 작품에 재미를 줬다기보다는 되려 전개를 산만하게 했다고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짱구 친구들을 현혹시키는 뮤지컬 장면은 이상하게 어릴 때 가장 무서웠던 장면으로 기억한다) 특히나 뮤지컬 가사를 이해해도 굳이 개양귀비 뮤지컬단이 엉덩이 폭탄을 얻으려는 이유가 명확해지지 않기에 더 그런 것 같다. (물론 엉덩이 폭탄을 통해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서라지만) 그나마 사람 목숨보다 계획에 집착하는 비인간적인 UNTI 장관이 이러한 산만한 전개를 잡아주는 역할을 어느 정도 해주었다 생각한다.
그러한 산만한 전개 속에서도, 이 극장판은 핵심 내용을 놓치지 않았기에 가족 어드벤처물로서 재미를 줄 수 있었다. 첫번째 핵심은 바로 흰둥이와 짱구의 우정이다. 이전 극장판에서는 흰둥이는 다소 활약이나 분량이 미미한 편이었는 데 이를 의식해서인지 흰둥이를 거의 이 작품의 제 2의 주인공으로 만듦으로서 짱구와 흰둥이와의 우정으로 감동을 주면서, 어찌보면 가족들로 하여금 반려동물을 함부로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준 것이도 하기에 이 점을 꽤 크게 칭찬하고 싶다. 그와 동시에 결말부에서 짱구 가족이 활약하는 장면을 넣음으로서, 가족 어드벤처물로서의 재미도 잡으면서 다시 한 번 더 감동을 자아낸다.
여담으로, 이 극장판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처음으로 극장개봉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 작품도 VOD가 편집된 것 같다 생각한다. 이건 단순히 의혹일 뿐이지만, 이 극장판의 더빙판이 개봉했을 때 영화 정보나 티켓 사진 등을 확인해본 결과 상영시간이 102분이었다. 그러나 현재 제공되는 VOD는 97분이며, 저작권으로 인한 뮤지컬 장면 편집 외에도 짱구 엉덩이 노출 장면이 꽤 편집되었다. 이러한 편집이 최근 심의로 인한 편집과 유사하기에 아마 이 극장판도 심의에 의해 편집된 게 아닐까 싶다. 아쉽게도 무삭제판으로 보이는 영상을 못 찾았기에 단순히 필자의 의혹일 뿐이다.
마무리:
15기까지 정주행하면서 짱구 극장판 순위를 다시 정리하면:
12기>5기>9기>6기>8기>15기>10기>3기>4기>11기>13기>2기>1기>7기>14기
여기서 감히 말해보자면, 필자는 짱구 극장판 리즈 시절은 15기까지라고 생각한다. 물론 중간 중간 별로인 작품이 있기는 했어도 거의 한 두 작품 간격으로 재미있는 극장판이 쏟아지던 시절이었기에 15기까지가 리즈시절이라 생각한다. 이는 필자가 다음에 봐야 할 (솔직히 말하면 다시 보기 싫은 작품이기도 한) 16기 극장판를 보게 되면서 더 극명해질 것 같다.
훈발놈이 밈으로 점철된건 훈이라는 케릭터가 점점 비호감을 컨셉으로 잡아가서 인것 같습니다(사실상 훈이보다 짱구가 더 악행을 쌓아오긴했죠 ㅋㅋ) 12기가 영화 내적인 내용을 빼고보더라도 영화적으로 참 재미있었죠 12기랑 14기 히로인이 역대급으로 예뻣던게 기억에남네요 16기부터 20기 극장판들 면면이 어후...(아미고가 선녀네) 수고하십쇼
16기랑 19기가 상당히 별로였던 기억이 있는 지라(물론 다시 봐야 겠지만) 16기부터 20기까지 리뷰하는 게 겁이 나네요
암흑기로 유명하죠
암흑마왕과 어른제국을 능가하는 극장판은 과연 나올 것인가.,
이번에 개봉한 하늘떡잎 학원 극장판이 어른제국 급의 호평을 받고 있다고 들었는 데 한 번 그걸 기대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훈발놈 드립 첨엔 유머로 봤지만 점점 선을 넘고 나오기만 해도 훈발훈발 거려서 진짜 기분 나쁘더군요 그리고 쉴드 친다고 훈이나 짱구 둘 중에 한명을 무조건 쓰레기로 만들려고 하는건 진짜 최악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훈발놈 드립 재밌었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점차 선을 넘고 뇌절로 가고 있다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특히나 훈발놈의 만행 같은 글이나 영상 보면서 "대체 저 장면 어디서 훈이가 잘못한건데?" 싶은 생각이 엄청 들더라고요
친구를 팔아넘겨버린죄 과자때문에 팔아넘긴죄
네 그건 이미 본문에 써놨습니다. 그걸 잘못한 게 아니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지만, 작중에서 말도 안되는 혐의로 가득한 가짜뉴스에 선동된 사람들의 모습이 불고기로드의 핵심 소재이고 훈이도 그 중 한 사람으로 어찌보면 유머로 활용된 장면이라고요. 그렇기에 불고기로드 한정으로는 훈발놈 드립을 유머로 이야기하는 건 이해하지만 그 외에 작품에서는 훈이가 딱히 잘못한 게 없음에도 계속 훈발놈 훈발놈 하는 건 뇌절 같다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케릭터가 밉상이라 행실보다 더한욕을 먹는것 같습니다 제작진도 이를 잘 활용하고요
이번 극장판 중 삼바와 호러 컨셉을 활용한 14기는 재미는 있기는 했지만... 끝가지 호러와 삼바를 어울려지는 호러물로서 잘 갔다면 좋아지 않아나 생각드네요 (물론 크레용 신짱 극장판인 만큼 해피엔딩인건 변함 없지만) 다른 극장판 4편은 대체로 괜찮아네요 (12기는 참으로 슬픈 전개로 기억이 남네요...)
진짜 잘보다가 비밀기지에서 다 같이 쌈바추는거 보고 대체 무슨일이 일어난건지 뇌가 따라가질 못했었죠
솔직한 심정으로 짱구 극장판이니 꼭 악당이 있어야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후반 전개가 그렇게 되지 않았나 싶네요. 굳이 아미고 레이라는 악당을 만들지 않았다면 나름 후반부도 공포이야기에 걸맞는 전개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14기는 진짜 초반 호러전개가 대단했는데 왜 잘나가다가 삼바....
전 워낙 공포물을 싫어해서 그런진 몰라도 14기의 후반부 전개가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