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A1에서 제작된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2개가 완결됐습니다.
지난 번에 각 작품을 3화까지 보고 안보고 있다가 이번에 완결이 되었으니 스토리만 체크하는 느낌으로 쓱 훑어봤습니다.
먼저 리코리스 리코일은 초기 3화까지 보고 생각했던 웰메이드 백합물 그 이상을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외적 만듦새인 작화, 음악, 촬영 등은 정말 최상급이고 연기도 안자이 치카와 와카야마 시온 조합이라는 연기력으로 현재 주가를 올리고 있는 구성을 중심으로 조연들도 좋은 연기를 보여줬기에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웰메이드 백합물이라는 점에서 이 작품은 이후로도 회자가 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생각으론 장르의 호불호성을 넘어서 보라고 권유하기엔 부족하다고 보입니다.
캐릭터끼리의 서사는 완성되었다고 봐도 됩니다. 작품의 주서사를 구성하는 치사토 중심의 3가지 관계인 치사토와 타키나/마지마/요시마츠 간의 이 구성은 꽤 괜찮았고 잘 마무리 지은 단단한 벽돌집 같은 느낌입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시야를 넓히게 되면 이 벽돌집의 바깥에는 비바람이 치고 산사태가 일어난 상황임을 누구라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의 최대 문제는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각본에 배경 설정이 너무 개입됐다는 겁니다. 인간관계에만 집중해서 DA와 앨런기관 등의 설정은 어디까지나 위에 있는 3가지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윤활유로서 그냥 그런 것이 있구나 정도 느낌으로만 존재했어야 더 좋지 않았나 싶습니다. 작품의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거면 모르겠는데 본인들이 밝게 만들고 싶었다면 그랬어야죠.
만약 12화의 그 상황을 굳이 각본에 넣고 싶었다면 훨씬 더 국지적이고 제한적인 정보 유출만이 되는 상황에서 월넛은 제반니처럼 다 해결해주는 게 아니라 서버 탈취까지만 도와주고 직접적인 해결은 DA가 은밀하게 처리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의 시야를 다시 인간관계에 집중시키고 각본도 인간관계에 좀 더 무게를 주는게 낫지 않았나 싶습니다.
마지마도 불균형한 현재의 질서 상태가 무너져야 한다고 거창하게 이야기하면서 마지막에 한 게 결국 불꽃놀이지 않습니까? 그 난리를 일으켜서 나온 결과물이 민간에 퍼진 총기라는 내재된 불안이라는 건데 표현상으론 별로 불안해보이지도 않고, 의심의 씨앗 축에도 속하지 않는 SNS 반응이나 기자 질문 정도로 표현할 거면 그 상황이 각본에 굳이 필요했나 싶네요.
결국 핍진성 논란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시야가 지나치게 넓어졌고 단단하게 구성되고 있던 치사토 중심의 인간관계 트라이앵글도 무너질 뻔 했습니다. 어찌어찌 봉합을 위해 애를 써서 해피엔딩 느낌으로 포장하긴 했는데, 무리하게 외부 설정을 끌어 들여놓고 제대로 해결 안 해놓고 밖은 난리인데 만들어진 집은 단단하니 우리 행복하죠? 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럴 거면 바깥 상황을 그냥 안 보여주는 게 맞죠. 그 경찰 조연들은 진짜 필요했습니까?
뭐, 하지만 위에 문제를 빼면 잘 만든 작품입니다. 백합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직 안 봤다면 추천해도 될 것 같습니다.
웰메이드 백합물 그 이상의 무언가를 더 바라는 건 사실 리코리스 리코일엔 어울리지 않는 것 같고, 캐릭터가 예쁘고 연기가 좋고 작화가 쩌는데 그 정도면 좋은 작품이죠. 백합물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저한테 이걸 다시 보라고 한다면 저는 사양하겠습니다만, 백합물을 좋아한다면 요 최근에는 가장 잘 만든 작품일 겁니다.
인게이지 키스는 3화가 끝난 시점에서 히로인들의 관계를 이용하여 유머스럽게 이어나갈 것이 있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분위기가 많이 어둡지 않고 유머를 잃어버리지 않으면서 이야기를 끌고 가서 꽤 놀라긴 했습니다. 발브레이브처럼 전개되는 것 같다가 키사라가 슈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설정을 풀고, 이후 키사라가 기억을 되돌려 놓는 것이 된다는 이야기로 흘러가면서 개연성을 챙기는 방식이 좋았습니다.
기억을 되돌려 놓는 걸 넘어 아예 본인 기억까지도 넘겨준 상태였지만, 키사라는 악마니까 별 문제는 없을 것이고, 이러면 그렇게 무겁게 이야기가 흘러가진 않을 것으로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됐습니다.
사실 이 애니메이션은 결국 게임의 스토리로 이어지는 것일테니 마지막 에피소드 제목인 '미해결로 대단원'에서 볼 수 있 듯, 이렇게 마무리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로도 악마는 계속 나와서 베이론 시티를 위협할 거잖아요? 남주는 계속 쓰레기일 것이니 키사라와 아야노, 여동생 칸나, 언젠가는 또 볼지도 모르는 샤론에게 열심히 시달리라고 하면 될 일 입니다. 그래도 제가 원래 생각했던 어정쩡한 열린 결말보다는 좀 나은 상태네요.
적당히 야한 느낌 내면서, 적당히 히로인 쟁탈전 보여주고, 남주 좀 욕하고, 이 장르에서 제법 보편적인 방식을 따른 것이라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중간에 하이브3 채굴장은 왜 군함도를 모티브로 디자인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만.
그래도 모든 방면에서 균형을 잘 잡은 애니메이션이고 잘 마무리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무래도 화제성 측면에서 같은 회사의 리코리스 리코일보다 밀린 건 게임을 홍보하는 목적인 이상 아쉬운 면이 있겠지만, 아주 망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그 택트인가 뭐시깽이처럼.
킬링 타임으로 보기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저처럼 대충 다음 장면으로 빠르게 넘기면서도 봐도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지장이 없어서 의외로 빠르게 보실 수도 있겠네요.
인게이지 키스는 게임 원작 애니 + 게임 전일담으로선 일단 합격점 줄수 있는 수준의 엔딩이라 다행
리코리스 리코일은 이제 tva 2기, ova, 극장판이 나오느냐 마느냐만 남았네요.
저도 취향탓도 있었겠지만, 뭔가 마지막 마무리가 어설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루미너스 위치스쪽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인게이지 키스는 게임 원작 애니 + 게임 전일담으로선 일단 합격점 줄수 있는 수준의 엔딩이라 다행
리코리스는 백합물로선 글쎄요 잘 나가다가 걷어차버린 느낌이라 좀미묘한듯
총격전 맟 액션씬이 마음에 들었던 리코리스~~~그냥 끝내기엔 많이 아까운 작품이라 어느정도 제작진의 무리함이 느껴집니다만….. 스토리를 좀더 수정하면 잘 될 것 같네요. 악역인 키본좌와 치사토의 총격전은 남녀 커플 싸움의 느낌이…… 치사토가 마신 음료수까지 마셔버린….(간접 키스다~~~!!!)
리코리스 리코일은 이제 tva 2기, ova, 극장판이 나오느냐 마느냐만 남았네요.
개인적으로는 결말만 놓고 보면 리코리스보다 인게이지쪽에 점수를 더 주고싶더군요.
저도 취향탓도 있었겠지만, 뭔가 마지막 마무리가 어설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루미너스 위치스쪽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