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콘서트홀에 취주악 콩쿨을 보러 온 포니테일의 소녀.
광장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키타우지 고교 취주악부를 부러운듯 지켜보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꽤나 몸매가 좋고 귀여운 소녀입니다. 다만 동작이 조금 엉거주춤하고 눈빛에 기가 죽어 있습니다. 마치 놀이터에서 동네 애들과 어울리고 싶어하는 옆동네 아이같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키타우지 고등학교 학생이며 전 취주악부원이었던 2학년 "카사키 노조미"입니다. 그녀는 교토부 콩쿨후 아스카 선배를 찾아와 부에 복귀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녀의 복귀의사는 부원들의 환영을 받을까요? 냉대를 받을까요?
오늘은 그녀의 복귀를 반대하는 입장과 찬성하는 입장을 되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음파트 리더 겸 부부장 3학년 "타나카 아스카" "반대"
그녀는 확실하게 반대입장을 밝힙니다. 노조미 본인에게 말한 공식적인 입장은 "노조미쨩의 복귀는 부에 플러스가 되지 않아."였습니다. 복귀를 반대하는 이유를 물어보는 쿠미코에게는 미조레가 노조미에게 트라우마가 있다고 말하면서 "너가 복귀하면 미조레가 오보에를 불지 못해. 그러니 돌아오지 마.라고 얘기 할 수는 없잖아?" 라고 덧붙입니다.
아스카의 말은 미조레와 노조미의 관계가 회복된다면 그녀의 복귀를 막을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그 둘은 간사이 대회를 앞두고 극적으로 화해했으며 노조미의 비공식적인 재입부는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노조미의 등을 바라보는 아스카의 눈빛은 싸늘합니다. 자신의 전국대회 진출이라는 이기심때문에 노조미의 입부를 막았다는 죄책감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작년 자신의 만류를 뿌리치고 퇴부한 노조미에 대해 이미 신뢰를 잃어버렸기 때문일까요? 확실한 것은 아스카가 노조미에게 가지는 감정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저음파트 2학년 "고토 타쿠야" "반대"
고토는 작년 집단 퇴부사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노골적으로 싫어합니다. 그런 그가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노조미를 곱게 보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 곰탱이 같이 무딘 그를 화나게 만든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첫번째는 동기들의 퇴부입니다. 조용히 취주악을 하는 성격임에도 많은 동기들의 퇴부는 그의 가슴에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두번째는 상처받은 리코입니다. 노조미의 저항, 나츠키의 폭주, 그로말미암아 선배들에게 찍혀버린 저음파트. 아무런 상관없는 리코에게까지 뻗어오는 선배들의 괴롭힘과 무시. 자신은 버틸 수 있었으나 마음이 약한 리코는 매우 힘들어했습니다. 고토는 그 원인이 미숙하게 저항한 노조미와 미나미 중 출신들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입 꾹다물고 손에 힘이 꽉 들어가 있는 고토는 폭발직전입니다. 할말은 많지만 하지는 않는 고토. 그가 노조미의 복귀를 찬성할리가 없습니다.
트럼펫 파트 2학년 "요시카와 유코" "반대"
작년 퇴부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미나미 중 출신으로 노조미의 퇴부를 이해하고 있습니다. 노조미는 희생양이었습니다. 자신은 선배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지만 노조미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그녀는 노조미의 복귀를 응원해야 할 입장입니다. 하지만 현재 바뀐 취주악부의 분위기는 작년과 다릅니다. 에너지가 넘치고 사람을 몰고 다니는 노조미. 유코는 노조미의 복귀가 며칠 뒤 진행될 간사이 콩쿨에 예기치 않은 영향을 줄것이라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퇴부할때 미조레에게 보인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서는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코는 노조미의 복귀하려는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힘들때 멋대로 박차고 나가놓고선 콩쿨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돌아오고 싶어하는 기회주의적 변덕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또 노조미때문에 입부한 미조레를 단지 자신들처럼 선배에게 괴롭힘 당하지 않고 A팀 콩쿨멤버라는 질투심때문에 말 한마디 없이 버리고 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유코는 그런 노조미의 복귀를 마냥 고운 시선으로 볼 수 없습니다.
플루트 파트 2학년 "이노우에 시라베" "반대"
노조미와는 플루트 파트 동기입니다. 노조미와 친구들은 작년에 콩쿨 연습 문제로 선배들과 크게 충돌했습니다. 콩쿨을 목표로 진지하게 연습하자는 요청이 선배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자 동기들은 미나미중 출신끼리 서클을 만들고 뭉쳤습니다. 다른 학교 출신이었던 시라베는 소외되었습니다. 선배들의 무시와 오디션 결과에 실망한 그들은 결국 그녀를 홀로 두고 모두 퇴부했습니다. 그 사건은 그녀에게 씻기지 않는 마음의 상처를 주었습니다.
선배들 밑에서 동급생도 없이 혼자 힘들게 보낸 1년, 외롭던 시라베에게 신입생 부원이 생겼습니다. 그 귀여운 후배들과 함께 한 즐거운 부활동, 그리고 함께 연습한 콩쿨, 노조미가 복귀한다면 그 귀여운 후배들을 모두 뺏길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밀치고 선배 노릇을 하려 할 것입니다. 노조미 복귀 결사반대! 아스카 선배님! 노조미가 돌아오지 못하게 막아주세요.
트럼펫 파트 1학년 "코사카 레이나" "반대"
레이나는 노조미 선배를 모릅니다. 하지만 교토부 콩쿨을 통과해서 분위기 좋고 기세가 좋을때 취주악부에 복귀하려는 선배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타키 선생님이 힘들여 일구어 놓은 밭을 이름모를 선배가 헤집는 걸 용납 할 수 없습니다. '"그만 둔다는 것은 도망친다는 것. 나라면 절대로 도망치지 않아." 레이나는 패잔병을 선배로 두고 싶은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저음파트 2학년 "나카가와 나츠키" "찬성"
"노조미는 작년 퇴부사건의 명백한 희생양이었습니다. 그녀의 복귀는 어떤 사심도 없습니다. 이제와서 콩쿨에 나가겠다고 부를 흔들 생각도 없습니다. 그러니 노조미를 부에 복귀시켜 주세요." 그것이 나츠키의 변호입니다.
나츠키는 작년 노조미의 퇴부에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괴로워 하는 노조미를 도와준답시고 그녀를 무시하는 선배들에게 쌍욕을 함으로써 노조미를 더 궁지에 몰았습니다. 마지막까지 '플루트가 좋아. 취주악부에서 퇴부하고 싶지 않아. 그러니 나를 놓지 말아줘.'라는 노조미의 메세지를 잘못 이해해서 괴로워하는 노조미를 놓아줘 버렸습니다. 언제나 주위에 사람이 많고 에너지가 넘치고 빛이 났던 아이. 그 빛에 이끌려 취주악부에 가입한 나츠키. 그런 빛나는 노조미를 지켜주지 못하고 광을 죽여버렸다는 자책감. 그녀를 부에 복귀시켜 다시 빛나게 해줘야 할 의무가 나츠키에겐 있습니다.
저음파트 1학년 "오마에 쿠미코" "찬성"
쿠미코는 노조미 선배의 복귀를 반대하는 아스카 선배를 이해 할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연주를 잘하고 이렇게 플루트를 좋아하는 선배를 왜 복귀하지 못하게 할까?
작년 퇴부 사건의 내막을 자세히 알지 못해서 였을까요? 아니면 노조미의 인상이 워낙 좋아서 였을까요? 아니면 잘하고 싶다는 열정때문에 잘하는 사람에겐 더 많은 호의가 생겨서 였을까요?
이상하게 노조미에게 관심을 보이는 쿠미코. 쿠미코는 노조미 선배의 복귀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노조미의 복귀를 반대하시나요? 찬성하시나요? 반대 5표, 찬성 2표, 삼진에바로 노조미의 복귀는 기각?
울려라! 유포니엄 TVA 2기 초반 저를 괴롭히던 화두인 노조미의 복귀에 관해 글을 써보았습니다.
어...? 생각해 보니 좀 이상하긴하네요. 미조레와의 화해 장면이 너무 극적이여서 그걸로 모든 갈등이 해소 된것처럼 보였는데, 노조미와 얽혀있는 다른 갈등들이 여전했는데 어떻게 재입부가 결정 된걸까요? 저마다 노조미의 재입부에 대한 각자의 판단이 있었겠지만 간절히 재입부를 바라는 노조미를 대놓고 반대하기에는 부담스러웠던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일면 무난해 보였던 노조미의 재입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만한 계기가 됐습니다! ^^
사실 부원들한텐 노조미의 재입부를 막을 권한이 없었죠. 아스카도 재입부 하려면 고문선생님이나 부장한테 건의하지 왜 자신한테 허가 받으려고 하냐고 얘기했으니까요. 결론적으론 노조미는 무난히 재입부 했지만 부원들에게 호불호가 있는 캐릭터였던건 맞는것 같습니다.
쿠미코와, 쿠미코를 통해 작품을 보고있는 시청자들 입장에서야 초기의 노조미는 성실하고 열의있는 좋은 캐릭터로만 비치지만, 사실상 그녀와 같은 일을 겪고 지내온 다른 캐릭터들의 입장을 감안하면 상당히 껄끄러운 존재로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당시 열의가 있었던 만큼 더 크게 상처를 입었다는 건 알겠지만, 부에 남았던 동기들이 같은 환경에 처해있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노조미가 직접적으로 피해를 준 건 아니더라도 그녀의 행동과 퇴부로 상처를 받은 부분도 있는데다가, 타키선생님이 왔다고는 하더라도 부에 남았던 이들이 별다른 노력도 없이 지금의 전국을 노리는 취주학부로 성장하게 된 것도 아니니까요. 노조미는 그러한 중간과정을 모두 스킵하고 지금의 좋은 부활만을 얻게되는것이나 마찬가지. 물론 노조미도 맘고생은 있었겠지만, 그걸 극복하고 결실을 만든 건 남아있던 동기들과 타키선생님이지 노조미 자신은 결국 당시의 실망과 실의를 자발적으로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얼핏 성실하게, 자신을 받아주지 않으면 재입부도 포기하겠다고는 했지만, 정작 그 대상으로 삼은 건 아스카선배 단 한명의 의견뿐이란 점도 이상하죠. 스스로도 자신의 행동에 켕기는 부분을 인정했기에 그런 조건을 내걸었던 것이겠지만, 그 "진정성"을, 당시의 어두웠던 부활동을 참아낸 다른 동기들도, 지금의 부장인 하루카도 쏙 빼고, 처음부터 노조미에게 협력의 의사를 보이던 나츠미의 협력하에 부의 중심적 인물인 아스카에게만 맡겼던 것은 냉정히 생각해보면 상당히 자기중심적인 사고였다고도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무엇보다 미조레와의 화해가 미조레에게 있어 행복한 결과였으니 뭔가 좋게 넘어가긴 했지만, "리즈와 파랑새"에서 보여준 노조미의 태도와 행적을 보면, 결국 그 자기중심적인 생각과 태도는 변한게 없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적어도 애니에선) 노조미가 컴백함으로서 미조레 이외의 구체적인 좋은 영향을 발휘한 듯한 이벤트나 묘사도 없었고 말이죠. 뭐, 플룻 파트의 퀄리티는 확실히 올라갔을테고, 후배들과도 잘 지내긴 한 것 같지만 말입니다. 결국 미조레 이외의 응어리는 대부분 무시한채 컴백했다면, 좀 더 부를 위해 적극적으로 공헌하는 내용이라도 있었다면 보는 입장에서도 조금은 마음이 풀렸을텐데, 그런것도 없이 리즈와 파랑새에서 오히려 어그로를 더 끌어버렸으니... 미래를 알고있기에 형편좋은 결과론이 되어버리긴 합니다만, 전 노조미의 재입부는 조건부 찬성입니다. 미조레와의 화해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니 재입부는 하되, 대회는 2학년때만 참가할 수 있고, 3학년이 되면 콩쿨의 출장은 포기할 것.
으허헉..굉장히 냉철한 분석에 단호하시네요.;; 노조미 개인적으론 몹시 힘들었겠지만 물의를 끼친 부원들에 대한 사과 없이 실세인 아스카 선배를 통해서 스리슬쩍 복귀하려 했다는 심증도 들구요. 개인적으로 노조미는 작품을 보는 내내 마음이 복잡했던 인물이었습니다.^^
저도 노조미는 별로. 미조레와 이야기를 담은 리즈와 파랑새를 보고 나서도 딱히 호감이 가지 않아요.
개인적인 호불호와는 별개로 노조미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입체적인 인물이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겉보기에는 굉장히 인싸같은 아이지만 사실 정말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는 몇명없는 심약한 아이였으니까요. 순탄한 길을 걸었다면 당당히 부장이 되어 전국대회 금상 트로피를 들고 있었을 아이가 결국엔 파랑새가 된 친구를 놓아줄 수 밖에 없게 된 모습에서 가끔 연민을 느끼곤 합니다. ㅎㅎ
학교 동아리? 이기 때문에 생기는 갈등이 근본적 원인이었던 거 같아요. 작중에서도 다루듯이 그냥 편하게 대충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 반면에 진지하게 하고 싶은 사람이 있지만, 어느 한 쪽이 잘못 되었다고 말하기 어려운 일이죠. 거기에 학년간 위계나 개인적 감정이 얽혀서 더 어려워지고,,,
전 노조미와 친구들이 성급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콩쿨에 진심이었다면 키타우지가 아니라 릿카나 락슈에 진학했어야죠. 아님 선배들을 납득시켜 콩쿨에 대한 비젼을 제시하든가요. 미니미중 출신 동급생이 많았다는거, 그리고 노조미가 중학교 취주악 부장이었다는 것이 독이 되었다 봅니다.
네 선배들도 당당하진 않았겠지만 노조미쪽에 반감이 생길만 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