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 설정 고찰 - 천체의 위치를 통해 추정해본 비봉클럽의 시간적 배경
심심해서 ZUN의 음악 앨범에서 마에리베리 한과 우사미 렌코가 등장하는 시기를 한 번 추정해봤습니다.
추정하는 데에 있어 여러 추정과 가정이 포함되어있으므로 맹신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먼저 비봉클럽이 가장 처음으로 등장한 렌다이노 야행에서 비봉클럽의 두 명이 렌다이노(정황상 사이교 법사가 묻힌 교토의 렌다이노쵸로 추정)에 간 날짜는 11월 3일입니다. 결계 너머 벛꽃의 세계를 본 시각은 정확히 (새벽) 2시 30분이라 표현되어 있죠. 달의 모습은 직접적으로는 쓰여있진 않지만 스토리 내용 중 '「2시 30분 저스트!」묘비를 4분의 1을 회전시킨 그 때. 가을인데도 눈 앞에는 일면 벚꽃의 세계가 펼쳐졌다.'라는 문구에서 '4분의 1'이라는 말과 음반 CD에 그려진 달의 모습을 볼 때 달의 위상은 약 0.25로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한편 비봉클럽이 4번째로 등장한 음악 앨범인 대공마술에서도 천체 묘사가 나옵니다.
「16시 31분. 밤의 금성이 보였어. 지상에는 이제 불가사의한 게 거의 없으니까 말야」라는 렌코의 말에서 오후 4시 31분에 금성이 보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해도 지고 저녁 식사시간도 가까워지는데도, 새로 나온 케이크를 비워낸 두 사람은 그제서야 카페테리아를 뒤로 했다.'라는 문구가 나중에 등장하므로 해가 지기 전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달은 얼굴을 내밀었고, 호수에는 크레이터가 없는 평평한 달이 떠오르고 있었다.', '물에 비친 달에는 결계의 너머가 보이고 있었다. 그 달을 보고 메리에게 명안이 떠올랐다. 「있잖아 렌코. 월면 투어가 비싸서 무리라면, 뭔가 다른 방법으로 달에 갈 수 있을지 생각해보지 않을래?」'라는 문구가 보이는데 이는 야쿠모 유카리가 제1차, 2차 월면전쟁에서 달로 원정을 갈 때 수면에 비친 만월에 경계를 열어서 갔다는 사실을 생각해본다면 이 날 또한 보름달이였을 것이라고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두 앨범이 나온 날짜는 각각 2003년 12월 30일, 2006년 8월 13일입니다. 여기서 두 앨범 작중의 시간 간격도 이와 거의 동일하다 가정한다면 위의 두 날사이엔 2년 반 정도의 시간 간격이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천체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사용해 조건을 맞춰봅시다.
저는 스텔라리움을 사용하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2002년 7월 12일에 첫 버전이 공개되었으니까 어쩌면 ZUN도 이 프로그램을 써서 계산했을 가능성도 있겠네요. (첫 버전: https://sourceforge.net/p/stellarium/code/2/)
일일히 캡쳐해서 올리기엔 사진 용량도 크고 양도 많아서 예시로 하나만 올렸습니다.
확인에 앞서 먼저 장소를 교토로 설정하고 관측 데이터 누적으로 앨범 발매 이후 추후 수정된 정보로 인한 계산의 오차를 막고자 천체의 관측 데이터를 2003년 당시에 쓰이던 데이터로 바꿨습니다.
렌다이노 야행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11월 3일 새벽 2시 30분 달의 위상을 확인해서 오차를 감안해 0.25 근처의 값인 0.2~0.29 사이에 해당하며 달이 지평선 위로 올라와 관측할 수 있는 연도를 골라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2001년부터 2200년까지의 범위 내에서 찾아봤습니다.
2018년 0.27, 2037년 0.29, 2056년 0.28, 2094년 0.25, 2113년 0.28, 2132년 0.25, 2143년 0.24, 2162년 0.24, 2181년 0.21, 2200년 0.23의 위상을 가집니다.
이제 위의 정보를 토대로 대공마술의 천체 정보와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금성은 평소엔 해가 뜨고 질 때만 잠깐 보이므로 오후 4시 31분 때의 금성의 겉보기 등급이 거의 최대 밝기에 가까워야 보일 것입니다.
따라서 대기에 의한 산란 등 효과를 보정한 금성의 겉보기 등급 -4.00 이상을 기준으로 삼고, 태양과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져서 관측되며 금성이 지평선 위로 올라왔는지의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묘유동해도가 나온 시점과 내용, 대공마술의 내용 등을 종합해볼 때 대공마술의 시점은 겨울방학 이후 여름방학 이전임을 추정할 수 있으며 일본은 개강을 4월에, 종강을 7월 말~8월 초에 하므로 4월부터 7월 중 위상이 1(보름)인 날의 등급을 확인하였습니다.
2021년: 04월 27일 어두워 안 보임(×로 표기), 05월 26일 ×, 06월 24일 ×, 07월 24일 ×
2040년: 04월 27일 ×, 05월 26일 ×, 06월 24일 ×, 07월 23~24일 ×
2059년: 04월 27일 지평선 아래, 28일 ×, 05월 27일 ×, 06월 25일 ×, 07월 25일 ×
2097년: 04월 26일 지평선 아래, 05월 25~26일 지평선 아래, 06월 24일 지평선 아래, 07월 24일 ×
2116년: 04월 27일 ×, 05월 26일 ×, 06월 25일 지평선 아래, 07월 24일 지평선 아래
2135년: 04월 27~28일 보임(○로 표기), 05월 27일 ○ (밝기 최대 -4.20), 06월 25일 ○, 07월 25일 ×
2146년: 04월 26일 ×, 05월 26일 ×, 06월 24일 ×, 07월 23일 ○ (밝기 최대 -4.11)
2165년: 04월 26일 ×, 05월 25~26일 ×, 06월 24일 ×, 07월 23일 ×
2184년: 04월 25~26일 ×, 05월 25일 ×, 06월 23~24일 ×, 07월 23일 ×
2203년: 04월 27일 ×, 05월 26일 ×, 06월 25일 ×, 07월 24~25일 ×
두 정보로 추정해볼 때 렌다이노 야행 시점에서 시간적 배경은 2132년 또는 2143년으로 압축됩니다.
일단 근 200년 내에 일치하는 연도 2개 모두 최소한 2100년보다 미래라는 점은 확실하군요.
역시 작중 과학 수준이 엄청 발달한 것 같은 느낌이 괜히 드는 게 아니었습니다.
다만 상황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적어 둘 중 어느 시점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이 아쉽네요.
아무래도 달의 위상이 정확히 0.25인 2132년 쪽이 더 가능성이 높겠지만 여기서 단정 짓지는 않겠습니다.나중에 정보가 더 나오면 이 추정 중 어느 것이 맞는지, 또는 결국 둘 다 틀렸는지 확인할 수 있겠죠.
이렇게 써놓고 보니 렌코의 능력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되는군요. 컴퓨터 없이 이런 걸 도대체 어떻게 계산하는 거지;;;
계산이 아니라 사신의 눈으로 사람 수명 보는 것마냥 그냥 보면 딱 나오는 건가..?
한편 렌다이노 야행에서 비봉클럽의 두 명이 1학년이였다고 가정한다면 대공마술 시점엔 휴학하지 않았다면 렌코와 메리는 4학년이게 되는군요. 대공마술 이후 한동안 음악 앨범이 나오지 않은 이유가 렌코와 메리의 졸업때문은 아닐지 생각해보게 되는군요.
이것으로 제 분석글을 마치겠습니다.
2017년 7월 2일 / 132季 6月 9日
+잡담
한편 렌다이노 야행의 내용 분석하다가 기묘한 걸 발견했는데
10.소녀환장(少女幻葬) ~ Necro-Fantasy
──렌코가 말한대로 목표의 묘비는 이거겠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렌코는 나를 재촉했다. 나는 묘를 마구 만져보고, 졸도파도 빼보고 여러가지 해봤어.
렌코는 하늘을 보며, 2시 27분 41초, 라고 속삭이고 있어. 기분나빠.
결국, 묘지를 망치는 짓을 하고 있는건 나 뿐인가.
묘비는 무거워서 돌리는 것이 고작이지만...
「2시 30분 저스트!」묘비를 4분의 1을 회전시킨 그 때.
가을인데도 눈 앞에는 일면 벚꽃의 세계가 펼쳐졌다.
11.환상의 영원제(幻想の永遠際)
단풍도 이제 끝나려고 하고 있다. 우리 불량 서클은 아직 근근이 계속되고있다.
밤이 되면 하늘을 보고 시간을 속삭이는 버릇이 있는 동료는,
나와의 약속에 늦고 있었다.
「늦어서 미안!」
「2분 19초 지각.」
동료는 사진을 내밀며, 언제나와 같이 말하기 시작했다.
「그런 것보다 메리, 하쿠레이 신사에 있는 입구에 가지 않을래?」
10번 트랙의 스토리에서 렌코가 말한 두 시각인 '2시 27분 41초'와 '2시 30분 정각' 사이의 시간 차이가 11번 트랙 스토리에서 렌코가 말한 지각한 시간과 정확히 같더군요. 의도한 것 같은데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앨범 스토리 출처: http://teamhourai.tistory.com [팀 호라이 - 스즈나안/환상제본소]
띠용
님 대단해요! ㅎㄷㄷ 영양가 있는 조흔 글이 하나 더 추가되었네요. 그건 그렇고 위 결과대로라면 비봉애들은 100여년 뒤의 사람들이라는 건데... 제가 죽고 난 다음에 태어나겠네요.
추측이니까 확실한건 아니에요. ㅎㅎ
정성은 ㅊㅊ이야
우아 이게머야;;
허미 이게 대체 뭐요
동갤에도 누가 퍼갓는데 개념글가심 ㅋㅋㅋ
사실 IP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거 셀프펌 읍읍..!
약간의 가능성을 배제하긴했는데 진짜엿다니
저번에도 코마노 아웅 이름 유래 글로 개념글 가서 지금까지 거기에 글 딱 2번 썼는데 둘 다 개념글...
당신은 도데체...
호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