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콤 인튜어스3을 약 10년간 쓰다가 망가져서 새 타블렛이 필요했는데
이왕 새로 살 거 더 좋은 걸로 사보자는 마음으로 액정 타블렛을 주문했습니다.
XP펜 15.6인치 프로? 대충 이런 이름으로 기억합니다. 와콤 제품에 비해
저가인 만큼 떨어지는 부분이 있긴 하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스펙을 고려해서
샀죠. 유리 두께때문에 펜끝이 붕 뜨는 느낌을 최소화했는가, 혹시 펜에 건전지를
넣어냐 하는 건 아닌가 등등.......
그런데 나무위키 문서를 보니 액정 타블렛의 대체재에 관한 언급이 있더군요.
소개된 물건들의 리뷰를 찾아보니까 제법 평이 괜찮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갤럭시 탭(초기제품 말고....)으로 선이 잘 그어진다는 얘기도 있고, 루리웹만
해도 아이패드로 그림 이쁘게 잘 그리는 분들을 가끔 오른쪽에서 뵙곤 합니다.
이러한 휴대용 기기들은 액정 타블렛과 비교했을 때 갖고 다니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일 것입니다. 게다가 약간의 꼼수같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특정 앱을 설치하면 이러한 휴대용 기기를 데스크탑에 연결해 액정
타블렛처럼 사용 가능하다는 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직 컴퓨터에 연결해야만 쓸 수 있는 액정 타블렛이 그림작업에
있어서 휴대용 기기들에 비해 갖는 장점은 무엇인지 궁금해지더라고요. 명색이
그림작업만을 위해 만들어진 도구인데 대체재로 언급되는 물건들에 비해 아무런
장점이 없다는 건 말이 안되잖습니까? 물론 제가 주문한 제품이 갤럭시탭 최신
모델에 비해 가격이 몇십만원 더 저렴하니 가격 면에서 낫다고는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휴대성을 포기한 만큼 확연히 뛰어난 점이 없다면 곤란합니다.
만약 액정 타블렛(와콤 신티크 고급모델같은 거 말고, 그보단 급이 다소 낮은....)
이 갤럭시탭&아이패드에 비해 나은 점이 없다면 주문 취소하고 후자쪽으로 갈아타는
것도 고민중입니다. 제대로 그림쪽으로 파보려는 입장에선 어느쪽이 더 나을지
알려주심 감사하겠습니다!
PS- 예전에는 서피스도 알아보긴 했지만 이쪽은 친구가 쓰는 거 보니 펜에 특수한
규격의 건전지를 넣어야 해서 그 점이 참 골때리기도 하고 나무위키 피셜에 의하면
선떨림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여 구입을 포기했습니다.
PC를 쓰는 이유는 보통 생산성 때문입니다. 집/작업장소에 PC를 두고 있다는 가정하에 하루종일 그 장소에서 작업한다면 그냥 컴퓨터에 연결하고 거치하는 편이 낫죠. 그리고 참고자료 띄워놓거나 사진 파일 바로 불러와서 붙여넣고 가공하는 등등의 작업이 태블릿보단 훨씬 편합니다. PC를 갖고 있다는 전제를 둔다면 가격 문제가 두 번쨉니다. 판형 타블렛은 당연히 싸고 이젠 액정 타블렛도 와콤이 독식하던 시절보단 압도적으로 싸졌죠. 태블릿의 경우 아이패드는 휴대성이 좋다는 강점도 있지만 iOS 기기와의 연동이 찰떡같다는 점이 있네요(에어플레이를 통한 무선 파일 공유 등). 하지만 이건 맥북이나 데스크탑용 맥을 갖고 있을 때의 얘깁니다. 태블릿을 추가 디스플레이 및 액정 타블렛 용도로 사용가능한 기능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사이드카). 그냥 연결해서 자연스럽게 쓰면 되는 수준인데 일반적인 PC에서는 같은 수준으로 쓸 수가 없어요. 윈도우 기본 기능도 아니고 애플이 직접 프로그램을 제공하지도 않습니다. 결국 별개의 업체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을 써야 하는데 대표적인 프로그램 중 하나인 듀엣의 경우 아이패드용 앱을 사야 하고+PC에도 연동용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합니다. 게다가 듀엣은 구매방식이 두 가지인데 영구사장/1년 단위 사용으로 구분돼 있습니다만 영구사용 옵션은 그냥 아이패드를 모니터로만 사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걸 드로잉 기기로 쓰려면 연간결제 방식을 써야 해요. 개인적으로는 무선 네트워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질의 저하가 눈에 띄어서 딱히 추천하고 싶지가 않네요. 이지캔버스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사실 컴퓨터 화면을 태블릿에 그대로 띄워놓고 원격제어를 하는 것에 가까운데 물론 듀엣처럼 앱들을 각 기기에 설치해야 하는 점도 있지만 이지캔버스의 화질의 열화가 덜한 느낌이고 USB 연결을 통해 조금 더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네요. 컴퓨터 화면을 태블릿에 뿌리는 것이기 때문에 모니터의 해상도가 아이패드보다 높고 16:9 비율이라면 4:3 비율의 아이패드에서 모든 공간을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해상도가 높으면 보기에도 굉장히 불편하고요. 해서 맥 계열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냥 아이패드 단독으로 쓰거나 하시는 게 차라리 속 편합니다. 안드로이드의 경우는 안 써봐서 모르겠네요. 확실한 건 구글조차 태블릿 시장엔 거의 관심이 없어 보이고 그나마 삼성에서 하이엔드 태블릿 시장을 끌고 가는 편에 가깝습니다. 클립 스튜디오 안드로이드 버전도 등장했고 크리타 같은 괜찮은 앱도 등장했지만 태블릿을 고려한 생산성 앱이 아이패드에 비해 부족한 건 사실이죠.
그럼 집에서 컴 켜놓고 작업하기에는 일반적인 액정 타블렛이 태블릿PC를 비롯한 대체재보단 쓰기 편하다는 거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사실 둘 다 갖고 있으면 좋습니다... 택일을 해야 한다면 사용범위에 맞게 구매해야겠다 정도쯤 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