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화원을 가꾸고 있어요.
유리로 된 온실안에 다양한 꽃들을 키우고 있답니다.
다알리아,글라디올러스,아네모네,데이지 등등...
제가 아직 모르는게 많아서 가끔 말려죽이기도 하지만 어떻게든 지금까지 왔어요 헤헤~
그런데 얼마 전 신기한 일이 있었어요.
글라디올러스들 사이에서 첨보는 작은 꽃잎이 삐져나와 있지 뭐예요.
제가 심지도 않았는데 아마 알뿌리 중에 다른 것이 섞여 있었나봐요.
정말 이상하고도 예쁜 꽃이었어요.
붉은 색도 아니고 핑크색도 아닌, 약간 회백색으로도 빛나는 이상한 색깔...
겹꽃들이 무수히 돋아난 중앙과 그것을 감싸듯이 나있는 큰 꽃잎 세 장에는 붉은 선들이 불규칙하게 나있었죠.
하지만 이상한 건 그게 아니예요.
놀랍게도,이 꽃이 저에게 말을 거는 거에요!
첨엔 저도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유리온실 안에는 저밖에 없고 게다가 환청이 대답을 할 리가 없잖아요?
'안녕'
안녕.너가 대답한 거니?
'응'
그래..반가워.난 혜진이라고 해.
'나도 반가워...그런데 여기서 나 좀 빼내주지 않을래?갑갑해서 죽을 거 같아."
그래,잠시만 기다려.
전 바로 모종삽과 작은 화분을 가져왔어요.
그리곤 조심조심 잔뿌리가 다치지 않게 파내주었지요.
화분에 살포시 옮겨놔서 부엽토를 넣은 후,제 방으로 가져갔죠.
책상 위에 올려두고 전 그 꽃이랑 한동안 이야기를 하였어요.
정말,정말 예쁜 목소리였답니다.여자목소리도 남자목소리도 아닌 정말 이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아름다운 목소리...
전 완전히 심취하여 책상에 얼굴을 기대고 꽃의 목소리를 감상하고 있었어요.
그때 갑자기 꽃이 말했어요.
'이 통은 너무 답답해.다른 걸로 바꿔줄래?'
저는 바로 다른 것을 가져와서 갈아 주었습니다.하지만 여전히 답답하다고 말했지요.집에 있는 모두 화분을 가져와 바꿔 보았지만 전부 싫다고 했어요.
전 초조해졌어요.
왜냐하면 점점 꽃이 시들기 시작하더라구요.차즘 말하는 횟수도 줄어들기 시작했어요.
전 조금이라도 더 그 아름다운 목소리를 듣고 싶어 다른 꽃이 든 화분의 꽃을 뽑고 그 꽃을 갈아주기 시작했습니다.하지만 꽃은 점점 시들기만 햇어요.
이윽고 화분이란 화분은 전부 들어냈지만 꽃은 여전히 싫다고만 했어요.
너무나 당황한 저는 결국 무릅꿇고 울었지요.
제가 완전히 변색되어 버린 꽃을 앞에두고 주저않아 울고 있는데 제 울음소리를 듣고 새롬이가 걸어왔습니다.
새롬이는 제가 키우고 있는 미니푸들이에요.까맣고 동그란 눈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었지요.
전 새롬이를 꼭 껴안고 다시 울었습니다.그때 였지요.
'그게 좋겠어.'
완전히 시들어버린 줄 알았던 꽃이 갑자기 말을 하였어요!
힘이 없고 비틀거리는 듯한 목소리지만 전 기뻐서 어쩔 줄을 몰라하며 꽃에게 말했습니다.
뭐!뭐가 좋겠는데?!
'너가 안고있는 [그거],들어가고 싶어.'
전 홀린 듯이 한동안 꽃이 한 말을 곱씹었죠.그리고 새롬이의 검은 포도알같은 눈을 한번 더 보았습니다.
.....................
테헤헤~제가 잠시 어떻게 됬었나 봅니다.
그런 당연한 것을 말인데요.
[생각해 볼 것도 없는 거였죠]
새롬아~업드려!거기서 꼼짝도 하면 안된다아~
새롬이는 똑똑한 강아지에요.제말을 참 잘듣는 아이죠.제가 송곳과 망치를 들고 올때까지 정말 가만히 업드려 있었어요.
'머리..머리에다...'
꽃이 말하는대로 전 새롬이의 뒤통수에 송곳을 갖다대었습니다.
새롬아~가만히 있어~움직이면 안돼에~그래그래 착한 아이네에~
천천히 망치를 높이 들어올려서...
쿠직!
송곳은 정확하게 새롬이의 뒷통수를 뚫어 머리속에 박혔어요.
새롬이는 눈을 하얗게 뒤집고 혀를 길게 내밀어 거품을 질질 뱉었습니다.송곳을 통해 새롬이의 경련이 손으로 느껴졌어요.
전 새롬이의 목을 잡고 송곳을 비틀어 뽑았습니다.뜨근한 피와 골수가 촤악-하고 뿜어 나왔어요.
대충 옷으로 딱고 조심스럽게 꽃을 들어올렸습니다.
잔뿌리를 살며시 말아서 뾰족하게 만든 뒤,천천히 새롬이의 머리에 난 구멍속으로 밀어 넣었지요.
처음에는 잘 들어가지 않다가, 갑자기 잔뿌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요!뿌리들은 마치 사마귀선충처럼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다가 조금씩,조금씩 새롬이의 뇌속으로 차례차례 기어들어갔습니다.
그러자,꽃은 차츰차츰 생기가 돌았습니다.
전 너무 기뻐서 울었습니다.피가 뭍는 줄도 모르고 눈물을 마구 딱았지요.다시금 그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묘한 감정이 끌어 올랐습니다.처음에는 그게 뭔지 잘 몰랐지요.
3일동안 전 밥도 거르고 계속 꽃과 이야기를 하였습니다.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저 행복했지요.
그러다 문제가 발생했어요.
새롬이가 썩기 시작한 겁니다.냄새따윈 전 아무래도 상관없었지만 꽃은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어요.
'다른게 필요해.'
전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모자를 쓰고 밖에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길거리를 떠도는 개나 고양이를 먹이로 유인해 잡아왔습니다.하지만 그것도 몇 주 동안 반복하다보니 근처거리에는 떠돌이짐승들이 없게 되어버렸어요.
그래서 공원으로 갔어요.
놀고있는 아이들을 초콜릿이나 과자로 꼬셔서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저도 몇 주 동안 이 일을 하니깐 매우 능숙해졌습니다.게다가 화분으로 쓸 아이들이 오래 살아있을수록 꽃이 더 싱싱해진다라는 걸 알게 됐어요.
망치와 송곳보다는 전동드릴이 낫다는 것도 배웠지요~
아이들의 두개골을 뚫어(두개골부분만 뚫는 것이 포인트입니다!)꽃을 심을때마다 꽃은 저에게 고맙다는 말을 잊지 않았어요.그때마다 전 제몸이 촉촉하게 젖어 가는 걸 느꼈어요.
예.이게 바로 오르가즘이란 거겠죠.
전 더이상 이 꽃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오늘,전 결심했어요.
[이 꽃과 하나가 되겠다고]
더이상 다른 녀석들에게 제 소중한 꽃을 심을 수 는 없습니다.이건 저만의 꽃입니다.저 이외에 다른 사람에게 제 꽃을 만지게 할 순 없어요!
지금 제손엔 전동드릴과 거울이 들려있습니다.
전 지금부터 제 두개골을 뚫어 저의 꽃과 하나가 될거에요.그러니깐 더이상 절 찾지 말아주세요.
아아-꽃도 절 원하고 있어요.들리나요 저 아름다운 소리가.아아-
'너의 머리,들어가고 싶어.'
위잉-
[공포] 꽃
lee9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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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95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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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네요. 문체가 독특하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