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 절차에 들어갑니다.
기장의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밀러 국장은 시계를 보았다.
다음 일정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었다.
CIA의 국장이라는 자리는
24시간을
48시간처럼 사용하고,
48시간 동안
96시간분의 생각을 해야 했다.
그리고 지금은
샌안토니오에서 소화할 일정에 대해서
생각할 차례였다.
그러나
밀러 국장의 생각은
여전히 일본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밀러 국장은 짐빔을 떠올렸다.
짐빔은 욕심이 많았고,
그래서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다.
미국이 외교적 부담을 감당하면서까지
2006년 이스라엘-레바논 전쟁에서
이스라엘 편을 들었음에도,
짐빔은 헤즈볼라에 무기를 팔았다.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짐빔의 생각과는 달리,
예루살렘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단 한순간도
그 사실을 잊어버리지 않았다.
그가 목숨을 부지했던 이유는
미국의 여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스라엘도 어쩔 수 없었고,
중국도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그가 죽었다.
미국이
그의 죽음을 승인한 것이다.
대단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대통령 소속 정당 아닌
반대편 정당이 중간선거에서 분패했고,
거기에 위협을 느낀
대통령의 대항마가
차기 대권 당선을 위해서 에이팩에 손을 잡은 것.
단지 그 이유 때문이었다.
에이팩(AIPAC, The American Israel Public Affairs Committee).
미국-이스라엘 공공문제위원회라는 명칭을 가진
이 이스라엘계 로비 단체는
총회가 열리는 기간 동안
3억 달러의 기부금을 모았다.
3억 달러!
고작 나흘 동안
3억 달러를 모은 것이다.
현금만 3억 달러였다.
거기에
에이팩을
유산 상속인으로 지명한 유서를 포함한다면,
정치로비 단체로서
에이팩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표를 가지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대통령의 대항마는
그 돈과 표가 탐났고,
에이팩 임원단을 초청해 같이 밥을 먹었다.
그래서
대통령의 대항마가 있는 정당인
민주당 비밀 특사가
예루살렘으로 날아갔고,
예루살렘과 에이팩이 원하는 것이 적혀있는 리스트를 들고
귀국했다.
그 리스트 안에
짐빔이 있었다.
망각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예루살렘은,
그냥 놔두어도
얼마 안 가서
땅속 6피트 아래에서 잠들 그를
리스트에 올린 것이다.
대통령의 대항마는
CIA 수석 작전요원 앤드류 로버츠와 짜고
대통령 몰래
그 리스트에 대통령도 모르게
대통령의 사인을 위조해서 했고,
그 댓가로
엄청난 규모의 정치 지원금이
이미 가동되고 있는
대통령 대항마의 캠프로 흘러들어 갔다.
예루살렘에서 사람이 날아왔고,
밀러 국장도 모르게
수석작전요원 앤드류 로버츠는
대통령의 지시인 척 짜고
작전국 차장과 함께
짐빔 제거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시나리오에 따라
짐빔의 죽음은
마트료시카(Matryoshka, 여러 개의 인형이 겹쳐 있는 러시아 인형)처럼 포장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라보는
가장 큰 인형은
자연사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누가 보아도 이상하지 않도록. 그 안에 또 다른 인형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도록.
자연사라는 인형을 들어 올리면
두 번째 인형의 모습이 드러났다.
이스라엘이
미국 일변도의 외교정책에서 벗어나
중국을 포함한 다각화 외교를 추진하려 하고,
그러한 목적을 위해서
짐빔을 처리했다고 생각하기 위해 만들어진
두 번째 인형.
신뢰성을 주기 위해
모사드가 아닌 신 베트를 동원한 것도
그 이유였다.
소수의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것은
두 번째 인형까지다.
예를 들어,
짐빔을 처리한 신 베트 요원들은
그렇게 알고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인형마저 들어 올리면,
그제야
마지막 인형이 모습을 드러낸다.
중간선거의 분패와,
다가오는
차기 대통령 선거 당선과
에이팩이 가진 3억 달러.
그것이
짐빔에 죽음에 숨겨진 진실이다.
아주 보잘것없는 진실이었다.
짐빔이 죽음으로써
연극은 끝났고,
막이 내렸다.
그럼에도
아직 배우들은 무대에서 퇴장하지 않았다.
짐빔을 처리한
이스라엘 신 베트 요원들이,
그리고
카멜리아와
카멜리아의 아버지인
다비드 바이츠만 국장이
아직 일본에 남아 있는 것이다.
작전이 끝나면 떠났어야 할
그들이
남아 있는 이유를
밀러 국장은
뒤늦게나마 알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그런 짓거리를 한
수석작전요원인 앤드류 로버츠를
말 그대로
쥐어짜서 알아내기는 했지만.....
중국이
이스라엘에 추가적으로 의뢰를 한 것이다.
이스라엘이
자신들의 의뢰를 받아들였다고 생각한
중국은
이스라엘이 미국과의 동맹 관계가
느슨해졌다고 착각했다.
그렇게 착각한 중국은
양국의 발전적인 우호 관계를 위해서,
일을 하나 더 해 달라고
추가적인 의뢰를 부탁했다.
그러나
중국의 기대와는 달리
미국과 이스라엘의 동맹은 확고했고,
중국과 이스라엘의 밀월은
미국에
하나하나 전부 다 보고되고 있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중국이
그렇게 움직일 것을 알고 있었다.
이미 예견된 시나리오였다.
국가 간의 외교 관계,
특히 막후에서 전개되는 비공식 외교 관계에서
신뢰라는 단어는
1달러 지폐 한 장의 가치도 가지지 못했다.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고,
이익을 최대한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적이지,
사이좋은 친구를 만들어 내기 위함이 아니었다.
이스라엘은
중국의 의뢰를 받아들이는 척을 했고,
의뢰 내용은
예루살렘을 거쳐 랭리로 전달되었다.
밀러 국장이
기밀화된 파일을 열고,
중국이 지정한 목표를 보았을 때,
그는
오랜만에 놀라움이라는 감정을 느꼈다.
파일이 열리고,
화면에 사쿠라바 잇토키의 사진 스캔본이 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밀러 국장은
아주 ‘운명의 장난’이라는 흔한 문구를 떠올렸다.
중국에서
그가 기프티드인 것을 알았을까?
아닐 것이다.
스튜가 기프티드라는 것을
중국이 알았다면,
잡아서 해부하려고 했을는지는 몰라도,
단순하게 죽이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이 지정한 것은
기프티드인 스튜가 아니라,
MD시스템즈 무기 에이전트의 남자친구로 위장한
사쿠라바 잇토키였다.
이웃국가로서
일본이 최신예 전투기 기술을 확보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을 터이고,
그 기술이
미국 기술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MD시스템즈의 에이전트를 처리하는 것이겠지만,
방위산업의 당사자를
직접 처리하는 것은 부담이 갔을 것이다.
이스라엘이 들어주느냐,
들어주지 않느냐 하는 문제도 있다.
그래서
직접적인 무기 거래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 있는
사쿠라바 잇토키,
에이전트의 남자친구를 고른 것이다.
그가 죽으면
당연히 에이전트는
그 시체를 안고 귀국해야 할 것이고,
협상은 딜레이 될 수밖에 없다.
거기에,
일본 쪽에
죽음에 대한 책임도 안길 수 있다.
고작
일본인 학생 하나 죽임으로써
양국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아주 약간의 소금이라도 칠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중국은 생각했을 것이다.
중국이 의뢰하고
이스라엘이 스튜의 목숨을 노린다.
밀러 국장은
상황이 재미있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스라엘에 어떠한 답도 보내지 않았다.
예루살렘은
침묵을 묵인으로 받아들일 것이고,
행동에 들어갈 것이다.
시나리오가 쓰인 대로.
스튜가 죽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그가 죽음을 맞이한다고 해도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니다.
그 소년의 시체에 대한 최우선 권리는
미국이 가지고 있고,
정당하게 그 시체를 해부해 볼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가장 좋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 스튜에게 원하는 것은
원 맨 아미에 필적하는 전투력을 보유한 요원 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프티드에 대한 지식,
그리고
그의 신체 능력에 기반한 불로(不老)에 관한 지식이지,
전투력 같은 것이 아니었다.
그가 살아남는다면?
그 또한 나쁘지 않다.
만약 그가 위협을 느꼈다면,
그래서
자신을 지켜 줄 든든한 방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
가장 먼저
미국을 떠올릴 것이다.
이적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아무런 위협도 느끼지 않고,
위험 상황을
완벽하게 빠져나온다면?
그렇다면
그를 기필코 확보해야 한다는
정답을 확인하게 된다.
그 또한 나쁘지 않다.
그를 확보하고만 있다면
언제든지 해부할 수 있다.
살아 있을 때의 데이터와
트레이시 테일러의 자격 시험장이었던 일본에서
스튜에 대한
추가 시험이 시작된 것이다.
“채점이 기대되는군.”
밀러 국장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밀러 국장이 상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이미
사쿠라바 잇토키와
쿠도 신이치(올림푸스)를 주축으로 하고 있는
삼인위는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과
그러지 않아도
얀 베르그만의 추종자들의 모임인
아포스틀의 잔당 중
가장 큰 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 그들을 처리하는 작전을 진행중이라
바쁜 와중에
일이 더럽게 꼬였다고 할 수 있는
그런
밀러 국장의 장난질 때문에
단단히 화가 난
쿠도 신이치(올림푸스)가
미국 대통령인
토마스 아담 커크먼과
미 상원 정보위원회 위원장 겸
기밀보호위원장인
윌리스 웨버 상원의원을
말 그대로
개박살내고 있다는 것과
또한
이스라엘도
쿠도 신이치의
유일한 제자라고 할 수 있는
사쿠라바 잇토키에게 장난질을 친 것 때문에
야훼바트가 진짜 진노해서
모사드 국장과
이스라엘 총리를 직접 불러서
말 그대로
쿠도 신이치 이상으로
대놓고 멍청한 놈들이라는 소리까지 써가면서
말 그대로
그 둘을
이스라엘 정부 각료들
그것도
네탸나후 총리를 싫어하는 야당 인사들까지 모인 앞에서
그들이 한 짓거리들을
마구 양파 까듯이
다 까버린 뒤에
들깨 볶는 거는 저리가라 급으로
들들 볶아대서
그것 때문에
단단히 화가 치민
모사드 국장인
야콥 드브로 장군과
이스라엘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가
비밀리에 일본에 입국해서
신 배트의 책임자이자
사쿠라바 잇토키의 적에게 협력을 한
다비드 바이츠만 국장과
그녀의 딸인
카멜리아를
말 그대로
상상 이상의 방법으로 박살을 내고 있다는 것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얼마 뒤
에즈라 밀러 CIA 국장도
그 이상급의 악몽급 재난을
아무런 대비도 못하고
그대로 맞이하게 되었으니............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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