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신경 질 나! 이번에도 그 마법 소녀야? 그 년만 나타났다 하면 되는 게 하나도 없어."
짐승 같은 야생의 머리를 한 여성이 버럭 화를 내며 누군가 에게 따지듯이 얘기했다.
"실력으로 치면 꽤 나 높은 등급 같은데 알아본 바로는 이제 갓 견습을 떼었다나?"
이번에는 풍성한 웨이브 머리를 한 여성이 단단히 화가 난 그녀에게 대답해 주었다.
"뭐 어? 말도 안 돼! 그거 알아 본 게 누군데?"
"내가 심어둔 인형을 통해 알아봤어. 아주 은밀하고도 자연스럽게 말이지. ...후훗! 마법 소녀에 대한 정보가 나에게 들어오는 것 즈음 별거 아니야."
"우웩! 악취미... 이번에도 새로운 인형을 만들어 낸 거야?"
"악취미라니! 그러는 너야 말로 마법 소녀에 대한 정보라고 는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 주제에!"
당사자 앞에서 보란 듯이 혀를 내밀며 인상을 찌푸리자 웨이브 머리를 한 여성은 이에 질 세라 큰 목소리로 욕을 했다.
"누구 보고 바보라는 거야. 이 인형 싸이코 패스 녀!"
"싸, 싸이코 패스?! 나의 아름다운 취미를 지금 모욕하는 거야!"
두 사람 서로 지지 않으려고 얼굴이 새 빨게 진 사실도 모른 채 언성을 높여 싸웠다.
"네. 네. 그런 취미라면 다른 데 가서 실컷 하세요. 난 악취미 따위 관심 없으니까."
"너 한태 그런 소리 들을 처지는 아니거든! 너야말로 얼마 전에 그 이상한 애완 펫 으로 마법 소녀 하나 실컷 괴롭혔다며. 그건 정상이고?!"
대놓고 무시를 하자 이번에는 최근의 행 적을 까발려 떠들어 댔다.
"그건 나만의 사냥 방법이야. 다 죽어 가는 먹이를 단숨에 잡아먹기 전에 여흥 정도는 즐겨 둬야 한다고.
하...다시 생각해도 짜릿해. 모든 것을 잃은 그 눈빛과 절망스러운 얼굴. 특히 다리를 절며 도망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어."
얼마 전의 있었던 일을 다시 떠올리며 성향 자 특유의 황홀한 표정과 더불어 야릇한 소리를 내며 흥분을 감추지 못 했다.
"나보다 더 한 년이 잘도 나한태 뭐라고 그러네. ...응? 그나저나 신입은 어디 갔어? 아까부터 보이지도 않네."
"내버려둬. 원래 좀 음침한 애 였어. 나중에 돌아오면 그때 가서 한마디 하면 되니까 우린 다음 목표나 찾자."
"미안 하지만 난 좀 바빠서 말이야."
"뭐야, 지금 나한테 철벽 치는 거야? 됐어. 나 혼자 재미 보고 놀아야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와일드 한 여성은 어딘 가로 휙 하고 사라졌다.
"저... 저 미친년! 철벽 같은 소리 하고 있어. 저런 변태 같은 년하고 같이 다닐 바 엔 신입하고 다니고 말지..."
화가 끝까지 난 나머지 떠난 자리를 향해 중지를 세우면서 쌍 욕을 퍼 부었다.
한참을 씩씩대며 분 풀이를 하고 나서는 이내 곧 본인의 일을 보러 가려는 지 허공을 향해 손짓을 하자 스마트폰이 나타났다.
"이유진 이라고 했던가? ...후후후! 아주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어."
방금 전에 떠난 여성과 못지않게 음침한 미소를 짓고는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아아...! 아무것도 하기 싫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잖아."
"더 아무것도 안 하고 싶어. 특히 마법 소녀 일은 더욱!"
유진을 집으로 보내고 난 후 세아는 수능 공부를 하기 위해 방으로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았지만 의욕이 나지 않았다.
그에 반면 루시펠은 세아의 침대에서 무언가 열심히 하면서 일일이 대답해 주었다.
"미안하지만 강제 계약을 한 이상 마음대로 그만둘 수 없어."
"대체 왜...어째서어...!! 왜 하필 나냐고."
"그야 세계가 위험하니까."
"아니, 세계가 위험한 건 이쪽 세계가 아니잖아. 반전 세계 인가 하는 다른 세계라며."
그 말을 듣던 루시펠은 한숨 한번 크게 내쉬며 하던 일을 멈추고 입이 반 즈음 삐져나온 세아를 마주 보았다.
"지금부터 내가 미쳐 알려주지 못 한 것들을 얘기해 줄게. 이참에 전부 얘기하는 편이 좋을 거 같아."
"으...지금 기분으로는 별로 내키지는 않지만. 일단 최대한 들어 는 볼게."
"...이야기가 길어 지겠지만 나도 최대한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도록 할 태니 들어줘."
루시펠이 진지한 얼굴로 얘기하자 바른 자세로 고쳐 앉아 경청했다.
"우선 이 세계와 반전 세계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미 세아. 너도 경험했겠지만 서로 일체의 오점도 없는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다른 점 이라면 그곳은 이미 한 존재에 의해 침략이 되었고, 그의 세력으로 인해 범위가 점점 넓어 지려해."
"그 부분은 이미 알고 있으니까 패스."
"......"
자신의 말을 딱 잘라서 넘기려 하는 세아를 순간 한대 쥐어 박을까 고민했다.
"아, 맞아! 반전 세계에서는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는데 어째서 야?"
"아주 좋은 질문이야. 그곳에서 사람은 사실 존재하지 않아."
"???"
그의 말에 세아는 눈을 동그랗게 떠서 보이자 예상했던 반응이었는지 곧 바로 대답해주었다.
"사실 완전히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야. 단지 특수한 방법으로 인해 보이지 않을 뿐."
"존재는 하는데 보이지 가 않는다니. 무슨 말인지 자세히 설명해줘."
"우선. 맨 처음 발신 되었던 이 메세지를 기억해?"
루시펠에게 들려있던 자신의 스마트폰을 건네받아 그가 말한 메세지를 확인했다.
경고!
인근에 거대한 에너지 감지!
마법 소녀는 즉시 에너지의 근원을 포착하여 해결에 나서라.
필드 전개까지 30초 전.
"이거라면 당연히 기억하고 있어. 이게 왜?"
"마지막 줄을 보면 필드 전개라는 문구. 그것에 대해 설명해줄게."
세아에게 스마트폰을 다시 건네 받고는 빠른 손놀림으로 몇 번 조작을 하더니 어떠한 화면을 띄워 보여주었다.
"지금 보고 있는 이 공간이 마법 소녀와 다크시드가 싸울 때 펼쳐지는 전투 마법 필드야. 범위는 대략 3km 정도 돼.
이 필드가 발동되는 조건은 자신이 위치한 지점을 기준으로 3km 범위 내에 다크시드가 출현하게 되면 메세지가 발신 됨과 동시에 필드가 생성 돼.
그리고 필드 안에서는 마법 소녀와 다크시드를 제외하고 그 누구도 접근 할 수 없어.
그로 인해 반전 세계에서 의 사람들은 존재는 하지만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되지."
"아, 그렇구나! 3km라니 상당히 넓네. 근데 만약에 범위 이외에 있는 곳에 다크시드가 나타나면 그건 어떻게 해?"
"그거라면 해당 구역 마다 다른 마법 소녀들이 배치되어 있으니 걱정 할 거 없어. 실력이 좋은 마법 소녀는 5km 이상 관리를 하고 있으니까."
"5...5km?! 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이 짓을 해왔으면 그렇게 넓은 구역을 담당을 해?!"
사스라치게 놀라며 버럭 소리를 지르자 루시펠은 다시 스마트폰을 조작하여 다른 화면을 보여주었다.
"이게 바로 궁금해 하던 다른 마법 소녀들의 목록이야."
"뭐야.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굉장히 많잖아. 이래도 인원이 적다고?"
그가 보여준 리스트에는 대략적으로 스무 명이 넘는 마법 소녀들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마법 소녀의 프로필 사진을 누르면 해당 마법 소녀의 경력과 능력 및 담당자가 누구인지 또한 표기되어 있었다.
"수로 보면 적지 않은 인원이지만 너와 같은 견습을 제외하고 본다면 아마 열 다섯 안팎.
더군다나 가장 큰 문제점은 근래에 들어 출현하는 다크시드의 힘이 상당히 강해. 아마, 유진을 공격 했었던 다크시드를 생각하면 가늠이 될 거야."
"그렇다 해도 엄청 많잖아! 그리고 만약, 나도 유진 씨 처 럼 강한 적과 싸우게 된다면..."
세아는 문득 그때의 상황이 입장을 바꾸어서 자신이 처한 상황 이었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떠올렸다.
제 아무리 마법의 힘이 강하다 한들. 그때의 처참한 상황을 눈으로 접하고 나서 잊기 어려운 기억이 되어 순간 두려움이 몰려왔다.
유진에게는 당당한 모습을 보였지만 막상 다시 금 떠올리면 근심, 걱정 가득한 얼굴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 벌어진 사건 이후로 이 주변에 다른 마법 소녀가 새롭게 배치됐어. 만약 위급 상황이 벌어지면 곧 바로 지원이 올 거니까 안심해."
"그런 거라면 괜찮...겠지?"
"물론. 여차하면 내가 옆에서 전투 지원을 할 거니까 너무 걱정 하지마."
"...응."
앞으로의 일에 크게 걱정하는 세아에게 루시펠은 세상 다정한 얼굴로 다독여 주었다.
유진의 담당자마저 다크시드에게 당해버린 큰 사건이 발생되자.
이 사실이 빠르게 알려지게 되어 각 담당자들은 견습 마법 소녀들의 주변에
실력 있는 다른 마법 소녀 들을 배치하여 이번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 두 세웠다.
"마법 소녀들의 인원은 충분히 알았으니까 다음으로 그들의 담당자를 부르는 명칭. 엑셀러레이터."
"그 단어라면 처음 만난 다크시드가 너를 보고 그렇게 불렀던 걸로 기억하고 있어."
"맞아. 우리 엑셀러레이터 들은 마법 소녀 관리가 주 목적이기도 하지만 부 목적으로 반전 세계의 관리도 겸해.
예를 들어 세아 너처럼 학교에 다닌다 거나 그런 불가피한 경우에는 일일이 자리를 비우고 반전 세계로 가서
싸움을 하기는 벅차다 보니 그걸 대신할 자가 바로 우리들이야."
이 말을 듣고는 마법 소녀의 일이 생각과는 다르게 조금은 복지가 좋은 것 같다고 세아는 생각했다.
허구한 날 쉬지도 못하고 마법 소녀로 변신하여 적과 싸우고 제대로 된 일상 생활 조 차 하지 못하는
불합리 한 경우를 생각 했었는데 예상과 달리 제대로 합리적인(?) 방법이 있다는 점에 놀랐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어. 우리 엑셀러레이터 들은 많은 힘을 발휘 하지 못 해."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들의 힘은 반전 세계를 침략한 원흉과 싸우던 중 그의 막대한 힘에 패하여 최후의 수단으로 그를 봉인 시켰어.
그리고 봉인의 힘을 유지 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엑셀러레이터들의 힘을 함께 봉인을 했어야만 해."
"그렇다면 다크시드는 어떻게 나타난 거야? 그 원흉 이란 게 자신의 힘의 일부를 불어 넣어 만든 거라며."
"그 점은 또 다른 문제야. 애써 힘을 써서 봉인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나 막강한 힘을 지닌 나머지 봉인에 약간의 균열이 생겼어.
그 작은 균열을 통해 자신의 힘을 내보내고 다크시드라는 생명체를 만들 수 있었던 거야. 그리고 더욱 커다란 문제는
균열이 현재는 점점 커지고 있고, 더욱 더 강한 힘을 이용하여 강한 생명체를 만들어 낼 수가 있게 됐어."
루시펠의 충격적인 발언에 세아는 일 순간 벌어지는 입을 손으로 막았다.
보통이라면 마법 소녀와 싸우는 적이라면 보통 사람들 보다 강하고 마법 소녀보다 약하다.
강한 힘을 가진 적이라면 마법 소녀와 동등하거나 조금 더 강한 존재지만 어디 까지나 흔한 마법 소녀 만화에 나오는 조건.
하지만 루시펠이 한 말은 즉. 시작부터 난이도가 하드 모드다.
"아 참. 강제 계약 마법 소녀에게는 고유 능력이 있다고 말 한 것 같은데 어떤 능력이야?"
"음. 마침 얘기 잘 했어. 그렇지 않아도 그 부분에 대해선 나도 다른 이에게 들은 이야기라 사실 자세 하게 는 몰라.
하지만 그 고유 능력이란 것은 모든 강제 계약 마법 소녀가 세아 너와 같은 능력은 아닌 것으로 분명이 돼."
"설마. 나 말고도 강제 계약을 한 불쌍한 사람이 있어?!"
그 대답에 고개를 내저은 루시펠은 다시 금 현재의 마법 소녀 목록을 보이며 제 차 확인을 시켜주었다.
"현재 존재하는 마법 소녀들 중에 강제 계약은 네가 단독이야. 내가 말한 것은 어디 까지나 과거의 일이고."
"과거에도 강제 계약 마법 소녀가...!"
이 말에 안심이 된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믿기지 않아서 말이 안나 온다고 해야 할까. 세아의 생각과 지금 표정이 딱 절묘하다.
강제 계약이라는 말도 안 돼 는 방식으로 부 터 마법 소녀의 힘을 얻게 된 세아 자신의 처지가 스스로 느끼기에,
그저 안쓰럽기도 하면서도 화가 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한 이 많은 감정들을 어떻게 말로 설명을 하기가 애매모호하다.
"참고로 과거의 강제 계약 된 마법 소녀의 담당자는 내가 아니야. 방금도 얘기했지만 고유 능력이란 것도 그에게 들은 말이고,
자세하게 물어본 것도 아니라서 고유 능력이 있다. 라는 사실 하나만 알고 있어."
"그럼. 그 담당자 한태 물어 볼 수 있지 않아?"
세아의 물음에 곧 바로 대답해주지 않고 무언가 망설이는 눈빛으로 잠시 동안 침묵을 하더니 말을 할 생각이 들었는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엑셀러레이터는 오래전에 죽었어. 때문에 고유 능력에 대한 것은 더 이상 알아낼 방법이 없어."
"그렇...구나."
그의 마지막 말에 방안의 분위기가 조금 침울해져 더 이상 두 사람 간에 대화는 오고 가지 않았다.
어느 한 가정 집에 초인종이 울린다.
딩 동! 하는 맑은 소리와 함께 집 안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그에 대답을 해주었다.
"네. 누구세요?"
"혹시. 이유진 씨네 집이 여기가 맞나요?"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찾아온 손님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찾자 문 뒷 편에서 인기척과 동시에 철 컥, 하고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네. 제가 이유진 인데 누구...시죠?"
아무런 의심도 없이 자신을 찾아온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반 즈음 문을 열자 한 여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진 선배와 같은 학교 다니는 1학년 입니다. 갑자기 불쑥 찾아와서 죄송해요."
"아, 네. 저희 학교 1학년 이시군요. ...저희 집은 무슨 일로?"
자신의 학교 후배라고 소개한 여학생의 말에 조금 의아해 했지만 경계심을 풀고는 문을 활짝 열고 밖으로 나왔다.
"실은...그게 요."
"네? 다시 한 번 더 말을...?"
자신을 후배라고 칭한 이가 말 끝을 흐리자 유진은 그녀의 말을 다시 한번 듣기 위해 다가서자
무언가 따끔한 통증이 자신의 복부에서 느껴졌다.
"......!?"
통증이 느껴진 부위를 내려다 보자 날카로운 금속의 무언가가 자신을 찔렀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후후. 뭐야! 이거 순 바보 아냐. 어떻게 이걸 속을 수가 있지?"
그녀는 유진을 향한 비웃음이 섞인 말투로 복부에 찌른 날카로운 것을 회수해 갔다.
금속의 물체가 찌른 부위에서 빠져 나가자 후두둑. 하고 새빨간 피가 거침없이 바닥에 흩 뿌려졌다.
그와 동시에 놀란 얼굴을 하던 유진의 눈에서 동공의 힘이 조금씩 풀리더니 그녀의 몸도 힘이 빠진 채 앞으로 고꾸라진다.
"귀중한 몸인데 이대로 더럽혀져선 안 돼지. 더욱 재미난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쓰러져가는 유진을 재빨리 감싸 안은 채 의미심장한 미소를 띈 여학생은 유진과 함께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놀랍게도 이 모든 광경을 목격한 이는 아무도 없었으며, 유진의 몸에서 흩 뿌려진 피의 흔적 또한 어디에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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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있던 5화는 내용과 설정이 꼬여서 수정판으로 다시 올립니다.
연재는 어지간한 1주에 1번 하고 싶은데 요즘 사는게 힘들다보니..껄껄.
밑에 링크는 5화 수정 전 입니다.
https://bbs.ruliweb.com/family/212/board/300068/read/30565484?pag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