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우. 이걸로 오늘 자 마법 소녀의 역할은 끝났다."
"고생 많았어. 마법 소녀가 된 지 아직 7일 도 안됐는데도 이 정도로 눈부시게 발전 하다니 정말 굉장해.
...더구나 속성으로 알려준 하늘을 나는 방법도 조금은 아쉽지만 조만간 완벽 해질 거 같아."
이토록이나 세아의 빠른 성장에 감탄을 하며 아낌없이 칭찬을 하자 어째서 인지 듣는 당사자 본인에게는 그럴 기분이 아닌 거 같았다.
"윽, 완벽이고 뭐고 난 지금 월요병 때문에 피곤해서 쓰러질 거 같아..."
세아는 거의 울분을 토하듯 안쓰러운 얼굴로 몸을 추 욱 늘어뜨렸다.
주말이 끝나고 새롭게 한 주를 시작하는 요일이자 세상 모든 사람들이 끔찍이 싫어하는 날인 월요일.
이 점은 제 아무리 마법 소녀라 한들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월요일 이란 건 정말 굉장한 힘을 가진 거 같아. 다른 마법 소녀들도 월요일 만큼은 평소보다 기운이 없어지더군."
"이건 거의 질병이야. 아주 지독하고 무시무시한 질병!"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아. 우선 돌아가자 계속 그렇게 하늘을 날고 있는 채로 쳐져 있으면 굉장히 보기 이상해."
빨래 줄에 널린 세탁 된 옷감 마냥 쳐져 있는 꼴을 다른 사람이 봤더라면 아마 시선을 회피하며 도망가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의 모습이었다.
"으으...너무 힘들어. 뭐라도 단 걸 먹지 않으면 이대로 집에 도착하기 전에 쓰러질 거 같아."
"그 점도 다른 마법 소녀 들 하고 똑같아. 어째서 인지 힘이 들 땐 단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얘기했어."
"사람이 힘이 들고 피로감이 쌓였을 때 당분을 보충하면 기분이 한결 나아져. 왜 그러는지는 배운 거 같긴 한데... 그건 일단 나중에."
스마트폰을 통해 반전 세계를 벗어나자 곧 장 가까운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간단하게 당분을 보충할 음식들을 몇 가지 구매를 하고 허겁지겁 바로 입 안으로 쑤셔 넣자 얼굴에 생기가 돌아왔다.
"역시 마법 소녀들에 대해서는 좀 더 관찰 할 필요가 있겠어."
"응? 뭐가...?"
"아니. 아무것도..."
어째서 인지 시선을 회피하며 세아와 점차 거리를 둔 루시펠이었다.
"응? 이게 뭐야. 엑셀러레이터 루시펠에게 알립니다?"
"...! 담당자에게 오는 긴급 메세지야. 잠시 확인 좀 할게."
엑셀러레이터 루시펠에게 알립니다.
이 긴급 메세지를 확인하는 즉시 복귀하시기 바랍니다.
해당 긴급 메세지는 10초 후 자동으로 파기 됩니다.
"아무래도 가봐야겠어. 볼일이 끝나게 되면 집으로 돌아갈게."
"그거라면 아무래도 상관없는데. 되도록 이면 내 스마트폰은 들고 가지 말아줄래?"
"...그렇네. 그러면 이렇게 하자."
세아에게 스마트폰을 돌려주고는 손가락을 한번 튕기더니 감추고 있던 반대편의 손에서 세아 것과 똑같은 스마트폰이 나타났다.
"뭐야! 어떻게 한 거야?!"
"별거 없어 마법으로 복제한 것 뿐이야."
신기해 하는 반응이 조금은 재미있었는지 이번에는 여러 개로 복제하는 마법을 보이더니 다시 하나로 합치게 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굉장해. 나도 해보고 싶어! ...잠깐! 복제라면 설마 내 개인정보나 전화번호 이런 것도 복제 한 거야?"
"어디 까지나 물체만 복제한 거라 안의 내용물은 텅 비었어. 여기에 마법을 불어넣으면 내 전용이 되지."
"와 아. 마법은 역시 굉장해!"
기운이 하나도 없었을 때와 다르게 어린아이 처 럼 눈을 빛내며 루시펠의 마법을 동경했다.
"참고로 마법으로 복제한 물체라 사용자 외에는 사용 할 수도 없고 마법의 힘을 유지 시키지 않으면 소멸이 돼.
갑자기 내가 이 사실을 얘기하는 이유는 이 전에 다른 마법 소녀가 복제 마법을 이용해 복제 된 물건을 판매하여 돈을 벌려는 목적이 있었는데
주의 사항을 알려주기도 전에 단독 적으로 일을 벌렸다가 결국 큰 피해만 입고 마법 소녀 계약이 해지 되었어."
"...음. 그렇구나."
루시펠이 자세한 설명을 하기도 전에 속으로 이와 같은 생각을 했었는지 조금 아쉬워하는 눈초리를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문득 좋은 생각이 났는지 입 밖으로 꺼내려고 하자 그것을 루시펠이 단번에 눈치를 채 제지했다.
"강제 계약 마법 소녀는 계약 해지 따윈 되지도 않으니 꿈 깨."
"칫...!"
"돌아왔냐? 루시펠."
"라구일.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
제일 처음 루시펠을 맞이 한 것은 라구일 이었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평소와는 달리 어딘가 이상하다.
그의 오른 팔과 더불어 오른손에도 붕대가 감겨 있는 모습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자세한 이야기는 그가 해줄 거야. 우선 레피엘 한태 가봐. 그녀라면 수복 실에 있어."
그 말을 마지막으로 라구일은 힘겹게 몸을 움직여 루시펠을 지나 어딘 가로 향했다.
떠나간 그의 뒷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고는 이윽고 그가 말한 수복 실로 입장했다.
"레피...엘?! 대체...!"
수복 실에 있었던 그녀의 모습을 보고 루시펠은 깜짝 놀라 미쳐 말을 다 하지 못 한 채 다가섰다.
"왔군요. 루시펠. 현재 레피엘은 보는 바와 같이 회복 중입니다."
수복 실에 있었던 것은 레피엘 뿐만이 아니었다.
익숙하듯 낮고 엄숙한 목소리가 루시펠을 맞이 했다.
"미하엘. 이 상황에 대해 설명을 요구합니다."
루시펠을 맞이한 이는 모든 엑셀러레이터 들의 중심이자 최고 관리자인 미하엘.
"우선 말하기 전에 진정부터. 당신은 그 버릇이 문제입니다."
"......"
레피엘의 모습을 보고 난 직후 루시펠은 속으로 이를 갈며 내면에 잠재 되어 있던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미하엘은 그것이 익숙한지 차분히 그의 분노가 진정이 될 것을 요구했다.
그의 근엄한 목소리는 루시펠의 분노를 진정 시키는데 도움이 됐는지 조금씩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 보이자 다시 말을 이어갔다.
"좋습니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 드리죠. 그리고 함께 있던 라구일도 마찬가지."
처음 만났던 라구일의 모습이 일 순간 스치듯 떠오르게 되자 둘 이서 똑같은 일에 휘말렸다는 사실을 단번에 깨달았다.
"그들은 평소처럼 하던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순간 어떤 이에게 습격을 받게 됐죠."
"습격이라면 다크시드를 말하는 겁니까?"
"아닙니다. 당신도 알고 있다시피 제 아무리 우리의 힘이 봉인 되었다 한들 다크시드 정도는 가볍게 해치우죠.
최근에 나타난 다크시드들은 제법 강한 힘을 소유하고 있지만 그래봤자 다크시드 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누구에게...?"
루시펠의 질문에 미하엘은 어딘가로 손짓을 하자 커다란 화면이 나타났다.
다시 한번 손짓을 하여 그것을 루시펠에게 보여주었다.
"이 영상 속에 습격한 자의 모습이 나타날 겁니다."
미하엘이 말을 마치자 화면에서 라구일과 레피엘의 모습이 나타났다.
조금 멀찍이 떨어진 모습이었지만 그들의 특징 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저건...뇌격의 소나기?"
"그렇습니다. 라구일의 그것과 일치하죠."
"하지만 이걸 어떻게...?"
"계속 보시죠."
계속해서 영상을 관찰하자 뇌격의 소나기를 방어한 레피엘의 모습이 보였으나 뒤이어 낙하 된
두 번째 뇌격에는 미쳐 반응하지 못 한 채 그대로 직격 당해버렸다.
레피엘이 쓰러지고 라구일 또한 주변에 쓰러진 채 움직이는 모습은 일절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레피엘에게 다가온 습격 자는 손에서 뇌격을 만들어내어 다시 한번 레피엘을 공격하려고 하자
분명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던 라구일이 어느 순간 오른손에 만들어낸 뇌격으로 습격 자의 뇌격을 맞 받아쳤다.
그 순간 맞 부딪친 뇌격은 충격과 동시에 눈부신 빛을 일 순간 내뿜어 졌다.
시간이 지나 점차 빛이 소멸하자 그 자리에는 레피엘과 라구일의 모습이 없었다.
"뇌격의 격돌로 인한 빛이 사라지기 직전 라구일은 레피엘을 보호 한 채 그 곳을 빠져나왔습니다."
미하엘이 다시 한번 영상을 뒤로 돌려내어 멈추게 하더니 천천히 진행 시켜서 보이자
라구일이 레피엘을 감싸 안고는 일 순간의 번개가 치듯 번쩍! 하고 사라졌다.
"다행히 습격 자는 이 모습을 목격하지 못했고 라구일과 레피엘은 이 곳으로 돌아오자마자 치료를 받았습니다."
"습격 자의 행방과 정보는 있습니까?"
"그 부분에 대해선 아직 정보가 없습니다. 해당 지역의 담당자 덕분에 이 사실을 알 수가 있었지만 그자의 행방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탐색하던 담당자를 찾아가서 대화를 해보겠습니다."
무언가에 홀린 듯 빠른 발걸음으로 수복 실을 나서려 하자 미하엘의 한마디가 그를 멈춰 세웠다.
"애석하게도 그 담당자는 소멸됐습니다."
"?!"
"현장에 있던 담당자가 해당 구역을 확인을 위해 접근을 하던 중. 습격 자에게 발각되어 어떠한 대응도 하지 못 한 채 당해버렸죠."
"크윽...!"
다른 담당자의 죽음의 소식에 루시펠은 다시 한번 진정 시킨 분노를 끌어올려 주먹을 꽈 악 쥔 채 몸을 떨었다.
그러나 미하엘은 이번에 그를 진정 시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독촉 시켰다.
"루시펠. 이번 만은 특별히 단독 적인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그자를 찾아 처리하세요."
"알겠습니다. 미하엘."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무섭게 수복 실을 나서기 직전의 뒷 모습에서 고개만 살짝 돌려 대답을 하고는 그곳을 나섰다.
미하엘이 보았던 루시펠의 눈빛에서는 광기의 분노로 가득 찬 붉은 빛이 돌고 있었다.
"당신의 그 분노는 지금 동료들에게 있어 복수심이라는 것에 불타오르지만 자칫 잘못 한 순간 자신의 목을 죄는 죽음의 사슬이 될 것입니다."
떠나간 자리에 홀로 남은 미하엘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많은 생각을 하면서도 특히 나 루시펠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저에게 있어서 당신은 가장 중요한 존재. 비록 분노로 인하여 생명의 불이 꺼진다 한들 제가 그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루시펠이 떠나고 세아는 집으로 돌아왔다.
"다녀왔습니다."
현관을 들어와 보니 낯선 신발이 놓여있는 것을 보고 손님이 온 것을 깨닫고는 방해가 되지 않게 방으로 향했다.
손님이 오신 거 같으니까 전 방에 있을게요."
"세아야! 잠시만 이리로 올래?"
"......네!"
자연스럽게 빠른 발걸음으로 방으로 들어가려는 도중 엄마의 부름에 붙잡혀 그대로 거실로 이동을 한다.
"인사 드리렴. 앞으로 너의 과외 선생님이 되실 분이란다."
"네? 과외 선생님이요?"
거실 소파에서 엄마와 함께 나란히 자리에 있던 손님은 과외 선생님이라 불리는 한 여성이었다.
그녀는 세아를 보며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자신을 소개했다.
"잘 부탁해요. 앞으로 세아의 과외 선생님인 오나래에요. 나래 선생님이라고 불러주세요."
"아, 네... 잘 부탁합니다. 정세아 입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과외 선생님이란 인물에 놀라면서도 떨 떠름 한 말투로 인사했다.
"엄마가 전에 말했던 과외 선생님 기억나니? 그 왜 명문대 출신이고 수진이 엄마가 얘기 했다 던 그 선생님."
"기억 하고 있어요. 근데 갑자기 과외 선생님을...왜?"
"왜냐니. 당연히 우리 딸 수능 공부 때문에 모셔왔지."
"하지만 전 과외 선생님 없어도 공부 잘 하고 있는 걸요. 학교에서도 그렇고 집에 와서도 잘 하고 있어요."
이렇게 얘기는 하고 있지만 엄마의 눈치를 조금씩 살피느라 목소리가 뒤로 갈수록 처음과 다르게 조금씩 흐려 져 만 갔다.
그것을 재빠르게 눈치챈 과외 선생님이 엄마가 무어라 입을 열기도 전에 먼저 말을 가로챘다.
"세아가 공부를 열심히 잘하고 있는 건 알지만. 아무래도 엄마의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공부가 더 잘 됐으면 싶은 마음도 있고,
또 혹시 라 도 스트레스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되도록 이면 엄마를 대신해
옆에서 멘탈 케어 해줄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걱정 된 마음에 저를 부르려 한 게 아닌가 싶어요."
"어쩜! 명문대 나오신 분이시라 그런지 제 속 마음까지 이렇게 나 잘 아시네요."
"어머님들 마음이 소중한 자녀들에게 있어서 제일 걱정이 많으신데 이를 차마 쉽게 말을 꺼내기도 어려워 하는 분들이 많이 계셨거든요."
"어머머, 말씀도 참 예쁘게 하시고. 선생님 저희 세아 꼭 잘 좀 부탁 드립니다."
세아의 선택권도 없이 엄마와 과외 선생님 두 분 이서 모든 말이 마친 것으로 보였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 세아는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몸을 뉘어 가만히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러자 머리 맏에 있던 배게를 감싸 안더니 그대로 있는 힘껏 꽉 움켜 쥐었다.
지금 세아의 감정에는 슬픔과 분노, 짜증, 우울 감 등. 많은 것들이 뒤 섞여 있었고,
그 많은 스트레스를 고작 배게 하나에 풀려고 했지만 이내 곧 눈물을 흘렸다.
밖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게 배게로 얼굴을 가려가며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기까지 했다.
그대로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방 문 앞에서 인기척이 났다.
"딸! 과외 선생님 지금 가시는데 인사 좀 하렴."
"괜찮습니다. 어머님. 세아는 지금부터 공부에 집중해야 하니까 다음에 올 때 따로 인사 할게요."
"아유. 그럼 다음에 수업 하러 오시면 잘 좀 부탁 드려요."
"네. 어머님. 수업 스케줄은 따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세아에게도 제가 미리 연락을 해둘게요.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조심히 가세요. 선생님!"
과외 선생님이 떠나자 엄마는 세아의 방을 한참이나 바라보다 괜히 공부에 방해가 될 거라 생각해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엄마의 생각과는 다르게 세아는 방 안에서 쥐 죽은 듯이 아무런 인기척도 내지 않고 조용히 있었다.
아무래도 많은 감정이 한꺼번에 터지자 감당을 하지 못해 결국 눈물을 흘리다 지쳐 잠이 든 것으로 보인다.
"네. 확인했습니다. 정세아. 그녀가 맞는 것 같습니다."
세아의 집에서 나온 과외 선생님이라는 여성은 누군가 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다음 단계로 진행 하도록 하겠습니다."
통화가 끝났는지 스마트폰을 귀에서 떼어 내자 곧바로 진동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발신이 되었다.
"이제 막 시작한 새파란 병아리네. 크게 성장하기 전에 미리 싹을 거둬야지?"
발신이 된 것을 확인하고는 스마트폰 화면에서 시선을 벗어나 다시 세아의 집을 향해 올려다 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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