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뭐라 해야 할까요.
제가 정신적으로 조금 몰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알기까지 10년 가까이의 시간이 필요했죠. 초등학생 시절에 생긴 정신적 문제가 여전히 저를 몰아붙였고요.
그래서 뭐랄까, 조금 취미에 기계적으로 몰두했습니다.
틈만 나면 건프라를 사서, 저의 취향을 담아 개조/믹스빌드했죠.
하나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걸 완성하고 나서 거기에 몰두했다가, 갑자기 공허해졌습니다.
그 모든 빌드를 겪고 고작 이거 하나 완벽하다.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또 한번, 수많은 건프라를 만들었습니다.
나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야.
나는 머저리가 아니야.
나는...
뭐, 그런 마음을 개조 건프라 만드는 걸로 풀었습니다. MCU의 토니가 우울증을 슈트 만드는 걸로 풀듯이요.
그러다가 프라 불감증이 터졌습니다.
건프라를 만드는 게 더이상 즐겁지 않더군요.
왜 믹스빌드를 했더라?
왜 건프라를 만들었지?
왜 건프라 배틀의 스토리를 썼지?
그 모든 즐거웠던 시절의 제 기분을 더는 느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서너달이 흘렀습니다.
저는 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조금은 기분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익스트림 건담을 만났습니다.
매력적인 설정과 파일럿, 배경 스토리가 있더군요.
그 순간 떠올렸습니다. 내가 왜 건프라를 만들었는지.
저는 건담의 그 광활한 역사 속에 있고 싶었습니다. 그랬기에 그 역사에 맞는 건프라를, 나의 분신으로 그 역사에 끼워넣고 싶었던 겁니다.
익스트림 건담은, 건담의 역사에 다이브할 수 있습니다.
홀린듯이 녀석을 사버렸습니다.
그리고 설정화를 인쇄해, 그 위에 엄선한 파츠들을 비율에 맞게 덧그려 설정화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철저한 개조를 했습니다. 뒤에 달린 얼굴 조형을 제 2의 얼굴로 만들어냈죠.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결과물이 마음에 너무도 쏙 들었습니다.
말하자면, 저의 오너캐라 할 수 있는 건프라가 탄생했습니다.
녀석에게 설정을 붙이고, 그리고 그의 스토리를 써내려갔습니다.
다시 즐겁게 살아갈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네 달 가량이 흘렀네요.
그 녀석입니다.
이름은 이터널 익스트림 건담이라 하고요.
배경 연출 방법이나 빌드 형식을 보고 제가 누군지 알아보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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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 빌드 다이버즈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를 썼던 그 녀석 맞습니다.
한동안 이야기를 중단했는데, 쓸 의욕도 그 이야기에 쓸 것들도 다시 만들 의욕이 생기더군요.
종종 이녀석과 그 주변 이야기로 다시 뵙겠습니다.
시덥잖은 하소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행이네요.
저도 소설가이자 건덕으로 잠시 고민에 빠진적이 있죠 내가 이 프라모델을 만들어서 뭐 도움이 되는가? 그리고 이 소설이 과연 알려질까? 라는 고민들을 말이죠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미친듯이 많이 만들면 하나쯤은 알려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말이죠 그래서 건프라를 만들고 개조하고 소설을 쓰고 올리고 여전히 비약하지만 사람들이 잊지 않고 오시니 왠지 기쁘더라구요 공부도 못하는 내가 이렇게 사람들이 보러 온다니 그래서 저도 계속히 구매하고 만들고 쓰고 올리는 챗바퀴같은 운명이 나쁘지 않게 느껴졌다고 생각합니다 전 칼키르 쿠라마님을 응원합니다 멋진 건프라들을 볼수 잇고 좋은 스토리들도 볼수 있었거든요 그러니 힘들지 마시고 열심히 하세요
저도 군생활할때 프라모델을 시작했죠. 부사관으로 군생활을 했는데. 스트레스를 게임으로 풀고 프라모델 조립으로 풀어서 어느정도 공감 되네요
프라모델은 설명서에 적힌 대로만 하면 기본적인 완성도를 보장되니 심적인 부담이 없죠. 단순히 조립만 해도 재미있고 도색 하시는 분들은 색을 칠해 더 멋지게 만들 수도 있고... 뚜렷한 결과가 눈에 보이니까요. 반대로 인생은 남들 말하는 기준대로 살아도 힘들고 우울할 때가 있으니, 프라모델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건 당연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육체적 건강 못지않게 정신적 건강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면의 평화를 잘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저같은경우 몇분이나마 프라만지는재미에 퇴근을 기다리죠 행복하게 취미생활 즐겨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