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처음에는 거를 상품이었습니다.
반다이 '미소녀'프라류를 사고 실망과 신기함을 동시에 여러번 느꼈고 기술력 외에는 별 다를게 없다는 판단이었죠.
그리고 후미나라는 캐릭터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빌파트라이가 전작보다 못했던 느낌도 있고 뭔가 묘하게 반다이 푸쉬 받는게 유니콘 건담이랑 비슷한 취급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빌파 캐릭터 디자인이 모에계와는 거리가 있는 것도 있었고 모형화 하기 어려운 그림체라 매번 얼굴이 바뀌는 천의 얼굴의 호시노 후미나였죠.
이걸 왜 샀냐고요? 어제 마침 건베 갔다가 물량 없는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길래 집어온 거죠.
결론부터 말하면 조립은 재밌었습니다. 다른 건프라처럼 부분도색이나 스티커, 먹선같은 부가요소 없이 부품떼고 다듬고 조립으로 간단하게 오랜만에 끝나는 프라였습니다.
좁은 금형사이에 어떻게든 밀어넣으려는 건지 두꺼운 게이트는 신기했지만 나름 다듬는 재미도 있었어요. 삑사리나면 한숨 나오는 것만 빼면요.
솔직히 잘 나오긴 했어요. 딱 피규어에서 인건비 빠지면 5,6만원정도 나오겠지 싶은 퀄리티에요.
조형도 괜찮고 여러모로 신경썼다는 느낌이 와닿아요.
아무래도 이 모델의 포인트는 근육묘사죠.
이전의 형식상 만들어주던 몸 표현과는 다르게 확실하게 묘사한게 보기 좋습니다. 그냥 이 원형 그대로 피규어 만들어도 잘 팔릴 것 같다는 느낌도 들어요.
특히 복근.
복근 표현 좋아해서 이건 간단히 넘어갈 수는 없더군요.
그냥 호리호리하던 슈퍼후미나와는 다르게 약간 육덕진 모습이 의외였습니다.
육덕이 두드러지는 건 뒤태죠.
이게 중딩입니다. 여러분.
기술력이고 뭐고 일단 원형부터가 좋아요. 기존 슈퍼후미나 만들던 사람 자르고 이사람 스카웃해와야해요.
그리고 제일 구입에 혹하게 된 부분이 베이스입니다.
십수만원짜리 고가 피규어도 흰색 동그라미 던져주고 마는 시대에 저 물표현은 괄목할만하다고 봅니다.
딱히 말은 안하지만 베이스에 신경 안쓰는 모 회사들은 본받았으면 하네요.
추가로 흰색으로 물보라 웨더링만해도 훨씬 볼만해질 것 같네요.
저는 하려다가 실패하고 지운 흔적만 남겼습니다.
얼굴은 호불호 갈릴만한 부분이라 봅니다.
애초에 후미나가 모에계 캐릭터도 아니고 모형화마다 얼굴이 천차만별에 작품 내에서도 인상이 시시각각 변하는 캐릭이라 원형사도 뭘 기준으로 만들어야 할지 머리 꽤나 싸맸을 것 같습니다.
그런 것 치곤 제법 얼굴 하나는 잘 뽑았다고 봅니다. 그 다음은 얼굴의 선호도 문제겠죠.
처음 조립하면서 신경쓰인건 피부색이었습니다.
이 프라의 근간이 된 건 피부 그라데이션 묘사였고 그게 메인중 하나였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좀 실망입니다. 여전히 반다이는 살색을 못잡았어요. 얼굴은 여전히 눈꺼풀의 번짐이 있어서 눈가가 시퍼렇고 피부톤이 전체적으로 누렇게 덨다는 인상입니다.
반면에 레이어드 인젝션이 적용이 되지 않은 팔은 몸이랑 다르게 창백한 느낌이 들고요.
초창기에 지적받던 천하장사 빨간띠는 생각보다 잘 보이진 않더군요.
여기에 있다고 인식하면 보이지만 대충 보면 의외로 가려지긴 가려지더라고요.
위치만 조금만 더 조정하거나 다리를 더 맞물리게만 했어도 좋았을 것 같은 부분입니다.
마침 있는 1/7 우미 피규어 꺼내봐서 크기 비교 해봤습니다.
우미가 다리를 구부린 걸 감안하면 1/7 사이즈라 봐도 무난할 것 같네요.
결론으로 들어가면 과도기적인 프라의 느낌이 강합니다.
제작 목적도 그런 것이고 앞으로의 프라는 나아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