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데스가론입니다.
프라 관련 포스팅을 하는것은 몇년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MSER-04 안프 (Anf. 아랍어로 '코' 라는 의미)는 건담 더블오에 등장하는 구형 모빌슈트로, 원래 더블오 1기의 작중 3세력 중 하나인 인류혁신연맹(이하 인혁연)의 모빌슈트인 MSJ-04 판통(Fanton. 우측)이 차세대 양산기인 티에렌으로의 대체가 결정되자 잔여 기체들을 다운그레이드시켜 중동 지역에 염가로 판매한 기체입니다. 작중에서 등장하는 모든 모빌슈트 중 가장 성능이 떨어지며 이미 작중 3세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정규전 현역에서는 퇴역하고 보통 테러리스트들이나 반정부주의자들의 무장 투쟁에 쓰이는 구세대 병기로 연출됩니다. 하지만 주인공인 세츠나가 크루지스의 소년병으로 삶과 죽음을 넘나들던 시점 그의 목숨을 위협하는 트라우마를 안겨준 기체라고도 할수 있는 범상치 않은 비중 탓에, 드문드문이라도 2기 시점까지 등장을 이어가기도 하죠.
개인적으로는 저렇게 특색있는 외형이 프라화되지 않은것이 참 안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빌드 다이버즈에 아주 잠깐 롬멜 팀에 속한 기체 중 판통 우주형이 등장하길래 혹시라도 건빌다의 수혜로 프라화가 되지는 않을지 살짝 기대를 해 봤지만 역시 안 나오더군요.
결국 '만들면 나온다' 라는 루리웹의 밈의 힘을 믿어보고 어설픈 완성도로 얼기설기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힘들여서 만들고 있다보면 혹시 뜬금없이 제품화 소식이 들려올까 해서요.
그렇게 HG 티에렌 지상형과 HG 레오 NPD 일부의 정크 등을 희생해서 거의 맨땅에 헤딩 식으로 빌드를 시작했습니다.
주재료로 쓰인 퍼티는 한국에서 사갔었던 시바툴을 썼습니다.
HG 티에렌 지상형이 워낙에 뛰어난 킷이라 그런지, 그걸 기반으로 만든 안프도 무릎앉아 정도까지는 되는 가동성을 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작중에서도 안프가 실제로 그렇게 가동성이 뛰어나 보이지도 않고 그럴 체형도 아니긴 하지만 말이죠.
그리고 얼마 후 도색을 마친것이 2023년 4월이었습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포스팅하지 않은것은, 나름 사진을 해변이나 모래밭같은곳에서 찍어보고 싶기도 했는데 그동안 캐나다에서의 생활이 워낙 바빴던 탓에 프라 사진을 찍으러 해변으로 갈 여유가 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완성도가 떨어지는 개조 작품이라서 빠르게 외면받았을때 허탈하지 않을까..하는 부담도 컸던지라 뜸을 들이는 식으로 1년을 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시간이 났을떄 생각난김에 찍어보고 오자고 해변으로 출격했습니다.
티에렌 지상형과의 키 비교.
키 자체는 의외로 비슷합니다. 사실 안프가 키가 좀더 작아야 하는데, 티에렌의 위에 퍼티와 프라판을 덧대는 방식으로 하다 보니 덩치가 조금 더 커질수밖에 없었습니다.
후측면.
저 버니어 위의 말뚝은 당연히 구형 화석연료 엔진에서 나오는 매연 분출구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보니 안테나였더군요.
안프의 보조무장인 30mm 기관총입니다. 모빌슈트용보다는 보통 인마살상용, 차량 파괴용, 혹은 적을 견제하는데 쓰인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 무장으로 크루지스 소년병들과 전투용으로 개조된 워크로더(중장비만한 소형 모빌워커)를 갈아버리는 모습을 보여줬었지요.
안프의 주무장인 200mm x 25 Caliber Smoothbore Gun 입니다. 티에렌 지상형의 무장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만, 실제로 티에렌 지상형의 무기와 비슷한 사양이라고 하더군요. 물론, 외형이 온전히 같지는 않아서 개조를 조금 했어야 했지만, 그냥 적절히 타협하기로 했습니다.
일단은 계속 신경썼던 덕에 무릎앉아는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보조무장과 주무장 동시 사격 장면도 만들어줬습니다.
물론 절대 대부분의 경우는 이런 식으로 끝이 났겠지만 말이지요. 안프는 정말로 약합니다.
이런 고물 모빌슈트를 2시즌 때까지도 운용했던 카탈론같은 조직은 얼마나 자금난에 허덕였던건지 참 눈물이 납니다.
아래에서 위로 본 시선입니다.
아마도 세츠나를 비롯한 크루지스의 소년병들이 맞닥뜨린 절망적인 상황은 이런 풍경이 많았겠지요...
사실 나름 열의를 갖고 시작한 개조이기는 했습니다만, 개조가 다 마무리 된 수준에 이르렀을때 그만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상단 이미지 출처: https://gundam.fandom.com/wiki/MSER-04_Anf?file=00_Anf_2.jpg)
작중의 이미지를 보면 상하체 이음새 부분이 그대로 상반신의 양 어깨로 연장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개조한 기체는 티에렌의 상하체 이음새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티에렌의 어깨에 장갑을 덧대어 안프의 상반신을 만들다 보니, 이음새에 해당해야 할 부분이 4개가 되는 해괴한 구조가 생겨버렸습니다. 물론 나중에 깨달았지만 이미 거의 완성단계여서, 다 부숴버리고 다시 시작할 생각은 차마 안 들어서 그냥 그대로 강행했지만, 사실 이런식으로 개조를 밀고나가기로 한 이유가 또 있었습니다.
사실 티에렌이 명품 HG 킷으로 불리는 이유는 저 어깨 가동률 덕분인데, 개인적으로는 안프에게 이 기믹을 어느정도라도 유지시키고 싶어서 티에렌의 어깨 기믹을 그대로 두면서 안프의 장갑을 덧대는 식으로 개조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각진 체형 때문에 티에렌에 비해 훨씬 떨어지지만, 그래도 미미한 수준의 어깨 가동률은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모노아이 부분은 티에렌의 두부 유닛을 그대로 톱질로 자른 뒤 뒤집어서 활용했습니다. 덕분에 모노아이는 가동을 시킬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개조의 핵심 계획이 있었습니다.
MSJ-04 판통의 디자인도 개인적으로 선호했기 때문에, 개조를 시작할 때부터 판통으로의 환장이 가능한 작품을 만들기로 염두를 하고 쭉 개조를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색상은 사막형이 마음에 들어서 사막형 도장을 했지만, 판통의 사막용 사양이라고 대강 전제를 하고 판통의 파츠들도 따로 제작했습니다.
그럼 장착해보기로 합니다.
역시 무릎앉아는 일단 가능합니다.
사실 판통은 전용 쉴드가 따로 있습니다만, 만들기가 개인적으로 귀찮기도 하여(....) 그냥 티에렌 지상형의 쉴드를 팔에 라이플 거치 부품을 이용해 달아주었더니 나름 나쁘지 않아서 그렇게 타협하기로 했습니다.
활강포는 철혈의 오펀스 옵션 킷의 활강포 포신을 가져와서 달아주었습니다.
판통의 근접무장인 Carbon Spear. 후에 티에렌의 카본 블레이드로 발전하는 무기체계이겠습니다.
생긴건 꼭 글레이브를 닮았는데도 실제로는 보통 찌르기용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느릿느릿하고 긴 포신을 가진 활강포를 제외하면 견제용 무장이 부실한 편인 판통에게는 근접해온 적 모빌슈트들을 상대하는데 필요했을 무장입니다.
후속 기체인 티에렌과의 실랑이를 한번 연출해 봤습니다. 역시 티에렌은 명품 킷답게 저런 자세를 취하면서도 멀쩡히 서 있습니다.
시원시원하게 베어넘기는 액션도 볼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당시 카본 재질의 병기로는 티에렌같은 상대 모빌슈트를 베려고 해도 잘 베어지지도 않았을것 같습니다.
아마 결과는 마찬가지로 이렇게 일방적이었을 것입니다.
개조를 통한 기믹으로 얻어낸 결과지만, 이런식으로 하면 안프와 판통 모두의 무장을 탑재시킬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해서 절망적인 성능의 구형 모빌슈트가 별반 달라질것 같지는 않네요.
이상입니다!
부족한 작품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얼기설기 만들고 있으면 반다이에서 혹 더블오 신작 시동이나 건빌파 건빌다 연계 등으로 프라화를 좀 해주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만들고 있었는데, 결국 개조를 마치고도 1년이 지나도록 영 소식이 없더라구요. 아마도 20주년이 되는 3년 후까지도 딱히 별게 없을것 같긴 한데, 그래도 혹시라도 반다이에서 프라화를 해준다면, 제 개조 작품이 헛고생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4대든 5대든 사서 떼샷을 찍어보고 싶습니다. 제 개조 작품은 실제 안프보다 덩치가 더 크기 때문에 대강 대장기 정도로 중대 옆에 세워둘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캐나다는 물가가 비싸서 안그래도 건담베이스가 없어서 비싼 건프라가 더더욱 비싸기 때문에 프라생활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보통 이런 개조 작품은 싼 가격을 통해 얻은 가조품을 이용해서 하는 편인데, 기획해둔 개조작들은 여럿 있는데 뭐부터 먼저 시작해야할지 갈피가 안 잡히네요.
한국의 루리웹 여러분도 모두 즐거운 프라생활 하시기 바랍니다!
존재감, 인상이 굉장히 강하네요. 멋진 작품 잘 보고 갑니다.
첫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오오 판통이 갠적으로 더 취향이었는데 막판에 그 사양도 만들어두신게 인상적이네요. 멋진 작례 잘 봤습니다!!
저도 어느 면에서는 판통이 더 괜찮아 보이는 부분도 있어서 안프를 만들땐 판통도 꼭 같이 환장할수 있게끔 만들어야겠다고 항상 생각해왔었지요. 반다이가 제품화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