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정도 몬스긱의 M1W을 검은색을 쓰다가(황축), 슬슬 계절도 바뀐 김에 기분 전환을 해볼까 싶어서 예비용으로 사둔 다른 키보드들 살펴보다가 얘를 꺼내서 쓰기 시작한지 2주 쯤 됐어.
딱히 M1W에 불만이 생기거나 한 건 아닌데... 말 그대로 그냥 다른 키보드도 써보고 싶다 싶어서.
황축이라 그런건지 M1W는 몸체가 통짜 알루미늄 덩어리라 육중해서 그런지는 내가 키보드에 대해 빠삭한 편이 아닌지라 잘 모르지만,
앞서 말한 검은 M1W는 굉장히 차분하고 침착한 타건감이고 크게 통울림 같은 것도 없는, 비유하자면 상당히 점잖은 느낌의 사용감을 가진 놈이야.
근데 그거에 반해서 위에 사진에도 보이는 8Bitdo의 레트로 키보드(카일 백축)는 상당히 경쾌하고 찰칵찰칵하는 타건음이 묘하게 기분이 좋아져서 나도 모르게 키보드를 계속 치고 싶어지게 만드는데... 말 그대로 흥이 많은 녀석처럼 느껴짐.
몸체가 M1W와는 달리 플라스틱이라 그런건지 통울림이랄 게 거의 안 느껴지는 M1W에 비하면 키보드를 칠 때마다 울림이 꽤 있는데, 이게 단점이 되지 않아. 오히려 앞서 말한 경쾌한 타건감과 어우러져서, 무슨 피아노 건반이라도 치는 것처럼 기분이 들뜨게 되는 장점이 있음.
처음 구매했을 당시에는 그냥 요즘 화제인 키보드라길래 라길래 대뜸 사보고서, 키보드 안 눌리는 버튼 없는지, 연결이 안되거나 하진 않는지 불량 점검만 해보고 예비용 키보드 중 하나로서 쌓아두기만 해뒀어서... 본격적으로 써보기 시작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 굉장히 마음에 드는, 경쾌한 타건감이 일품이네 진짜.
M1W와 마찬가지로 유선, 블루투스-2.4G 동글 연결 3가지 연결 방식을 모두 다 지원하는 점하며,
여러가지 키 조합을 매핑해서 쓸 수 있는 편의성 하며...
특히나 내가 알기로는 이 키보드가 8Bitdo에서 만든 첫번째 키보드인 걸텐데.
첫 제품으로 이 정도 편의성, 키보드 자체로서 훌륭한 타건감에, 덧붙여 말 그대로 레트로 디자인 그 자체인 멋들어진 생김새까지... 놀랍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네 진심.
아름다운 색감에 나도 모르게 여러개 지른 패미컴 40주년 기념 한정판 컨트롤러도 그렇고...
8Bitdo 이 회사는 진짜 자기들 취향 잔뜩 들이부어서 지들이 만들고 싶은 기기 만드는데 미친 오타쿠들만 있다는 느낌마저 받게 된다.
요즘은 그냥 컴퓨터 주변기기일 뿐인 키보드조차도 이렇게 멋지고 사고 싶게 만들어서 나오니, 갖고 싶어지는 물건이 많아서 참 큰일났다(...)
돈... 열심히 벌어야겠지?
키덕에 빠지셧다면 하우징도 하우징인데 키캡과 스위치를 조심하십시오....
그거 빠지면 음감 취미 가진 것처럼 돈이 끝도 없이 깨져나간다길래... 그냥 완제품만 사서 즐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