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사장네 어머니가 자리잡고 계셨음
진짜 말 그대로 사무실 정중앙에 자기 자리를 만드시고 거기서 밥도 드시고 잠도 주무심
본인을 회장님,이사님같은 칭호로 불러주는걸 좋아하시는 이 할머니는 자기 아들한테 사장자리를 물려줘놓고도 아들이 영 못미덥다며 이렇게 사무실을 지키셨는데, 회사 일에 하나부터 열끝까지 관여했음
심지어 직원들까지 관리하는데까지 이르렀는데 말이 관리지 그냥 자기 마음에 안들면 꼽주고 뒷담하는게 전부였음
몇가지 생각나는거 적어보면
비용 절감을 위해서라며 점심때 쓰는 식기그릇들을 설거지할때 빗물 받아둔걸로 설거지함
내 사수가 점심때 컵라면만 먹길래 왜그러나 했더니 이걸 봐서 그런거였음. 내가 알게된건 2주 후였음..
돈을 주면(당시 최저시급도 안주며) 일을 해야하는데, 노는 시간이 많다며 화장실 2번이상 가면 면전에서 구박했음
그와중에 다른 직원에게도 경각심을 심어주려는건지 일부러 다른 직원들 많은곳에서 얘기 꺼냄
상품들 훔쳐간다고 직원이 창고쪽만 가면 감시카메라로 감시함
카메라 사각지대면 직접 와서 몰래 지켜봄ㅋㅋㅋㅋ
신입때는 상품들도 눈에 익히고 재고관리겸 입력좀 해두려고 창고에 자주 갔는데, 한번씩 따라오길래 그냥 나 신경써주는줄 알았음
'얘가 물건 빼돌리려고 계속 창고에만 산다'라는 뒷담을 듣기 전까진
직원들한테 나간 비용들 다 영수증이랑 같이 개인노트에 기록해둠
문제는 이게 식사비용같은 복지관련 기본적인 지출까지 기록했음
탕비실 컵라면을 누가 몇개 먹었나,물을 몇번이나 마시나,외근때 점심을 누가 제일 비싼걸 사먹나..
개인기록하고 나중에 본인 열받으면 노트꺼내서 들먹거림
사장도 못지않은 레전드였음. 나중에 알았는데 어떻게 연락처를 알았는지 우리 아버지한테 돈을 수백 빌렸더라
그 달에 나한테 자기 에쿠스 신형 뽑았다고 자랑했는데
생각나는건 많지만 이미 너무 장문이라 걍 마무리함
나도 참 어떻게 거길 계속 다녔나 싶음
사장이 돈을 빌려?
세상은 넓고 일은 힘들다
사장이 돈을 빌려?
사장이 직원 아버지한테 돈을 빌려??? 뭐지 그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