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 챔피언 유니버스 페이지&배경 이야기 공개
https://universe.leagueoflegends.com/ko_KR/champion/yone/
https://universe.leagueoflegends.com/ko_KR/story/champion/yone/
생전에 명예와 의무를 엄격히 지키던 요네는 어린 시절에도 가족을 향한 사랑으로 보호자의 역할을 자처했다. 거기에는 아버지를 잃은 게 적지 않은 동기로 작용했다. 이러한 성격은 이부형제 야스오의 성격과 아주 대조적이었다. 야스오는 성급하고 무모한 반면 요네는 인내심 있고 규율을 잘 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둘은 떼어 놓을 수 없는 사이였다. 요네가 마을 근처에 있는 유명한 검술 학교에 들어가자 아니나 다를까 야스오도 따라다녔다.
요네는 훈련을 받으면서 종종 야스오의 충동적인 행동을 억눌러야 했다. 하지만 야스오가 전설적인 바람의 검술 전수자인 수마 원로의 개인적인 가르침마저 거부하자 요네는 지지와 격려의 표시로 야스오에게 겸손을 상징하는 단풍나무 씨앗을 주었다.
요네는 동생이 자랑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야스오가 충동적인 본성 때문에 형편없는 학생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며 수마 원로의 판단에 의심을 품었다. 그러나 인망이 두터운 수마 원로는 경솔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걱정을 한쪽으로 제쳐 둔 요네는 계속해서 쌍검 수련을 하며 순식간에 실력으로 동료 수련생들의 존경과 찬탄을 받았다. 요네의 실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긴 했지만 야스오가 바람의 검술을 쓰면 두 사람의 대련은 아주 볼만한 구경거리가 되었다. 두 형제에게도 대련은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 즐거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이오니아에서 전쟁이 발발한 것이다.
요네는 다른 수련생과 함께 점점 다가오는 녹서스군을 막으러 떠났지만 야스오는 수마 원로를 지키기 위해 부득이 남아야 했다. 그러나 어느 운명의 밤, 수마 원로는 자신이 가르친 바로 그 바람의 검술에 의해 죽은 채 발견됐다.
전장에서 돌아온 요네는 야스오가 달아났다는 사실을 알았다.
자신이 두려워하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자 요네는 큰 충격을 받았다. 수마 원로가 틀렸던 것이다.
요네는 자기 자신을 탓했다. 야스오가 정말 수마 원로를 살해했다면 자신이 야스오에게 올바른 길을 가르치지 못한 탓이었다. 야스오가 단순히 의무를 저버려 스승이 죽게 내버려 둔 것이라면 자신이 절제력을 심어 주지 못한 탓이었다. 어느 쪽이든 야스오는 이미 자신을 추격한 자를 여럿 죽인 상태였고, 야스오의 손에 묻은 추격자의 피는 요네의 손에 묻은 거나 다름없었다.
요네는 야스오를 추적했다. 마침내 두 사람의 검이 맞닿자 요네의 검은 압도적인 실력을 발휘했지만 야스오가 바람의 검술을 사용해 요네를 쓰러뜨렸다.
그러나 죽음은 끝이 아니었다. 영혼 세계에서 깨어난 요네는 실패했다는 압박감에 짓눌렸다. 그리고 치솟는 분노에 발끈해 두 주먹을 땅에 내리쳤다.
그때 웅웅 울리는 웃음소리가 요네의 뇌리를 파고들었다. 뒤를 돌아보자 피처럼 붉은 검을 든 인간 형태의 거대한 영혼이 보였다. 장막 너머에서 오랜 세월 요네를 따라다녔던 강력한 포식자 '아자카나'였다.
아자카나는 요네가 뭐라 말할 틈도 없이 공격해 왔다.
요네는 영혼의 울림이 된 검을 옆구리로 흘려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막았다. 이번에도 요네의 검술은 상대와 비교할 수준이 아니었지만 마법이 요네를 압도했다.
요네는 분노에 사로잡혔다. 평생을 지켜 온 명예와 의무감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요네는 맹렬한 기세로 검을 빼앗아 아자카나를 공격했다.
요네가 새로운 어둠에 휩싸이기 전 마지막으로 들은 소리는 처음 들었던 것처럼 웅웅 울리는 웃음소리였다.
정신을 차린 요네는 자신이 물질 세계에 돌아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예전 모습은 간데없이 음산한 그림자뿐이었다. 요네는 간신히 일어섰다. 마음속에는 영혼 세계가 흐릿했고, 손에는 피처럼 붉은 검이 들려 있었다. 머리에는 아자카나 얼굴 형태의 가면이 붙어 있었다. 벗을 수 없었지만, 그 가면의 눈을 통해 다른 아자카나를 볼 수 있었다. 아직 진정한 악마는 아니었으나 부정적인 감정을 먹고 자라다가 결국에는 모습을 드러내 그 주인까지 집어삼키는 존재였다. 하지만 요네는 아자카나의 이름을 알아내면 아자카나가 감정을 의인화한 가면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다고 해도 자신의 가면이 된 아자카나가 언제 다시 깨어나 자신을 집어삼킬지 확신할 수 없었다. 생전에 요네가 너무나 오랫동안 쓰고 다녔던 보호자, 형제, 수련생의 가면은 요네의 정체성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지금 정적의 순간에 서 있는 요네는 자신의 얼굴 위에서 가면이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과거나 야스오와 끝내지 못한 갈등은 이 새로운 위협 앞에 점차 흐릿해져 갔다.
요네는 자신이 어떤 존재가 되었는지 이해하기 위해 교활한 생물 아자카나를 뒤쫓는다. 아자카나의 이름을 알아낼 때마다 요네를 괴롭히는 웃음소리의 주인공을 밝히는 데도 한 발자국 더 가까워질 것이다.
진실을 좇는 일 외에 다른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릴리아 단편 소설: 꿈의 동산
by 데이비드 슬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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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가 천천히 숲 안쪽으로 들어왔다. 어떨 때는 구름 아래에 초록색 담요처럼 짜인 잎을 지나며 숲 '밑으로' 들어왔다. 아! 뿌리가 있을 때는 숲 '위를' 지나오기도 했다! '넘어지지 말렴, 꼬마야.' 아이는 어느새 숲 사이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내 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익!'
나는 수많은 인간이 모인 아이의 마을에서 나오는 길 너머 그림자 속에 서 있었다. 내 머리 위의 작은 꽃봉오리가 덤불 속에서 밖을 엿봤다. 초조해진 난 발굽으로 땅을 파며 어머니 나무에서 가져온 나뭇가지를 꽉 끌어안았다. 이리저리 꼬인 익숙한 나무껍질 감촉에 마음이 가라앉았다.
나무 사이에 있으면 안전했다. 몇 걸음만 뒤로 가면 더 안전할지도 몰랐다.
'조, 조금만 더…'
마을에 있는 수많은 인간이 언덕 비탈을 활기로 가득 채웠지만 아이는 혼자였다.
나는 나뭇가지를 더 단단히 쥐고 해야 할 일을 머릿속으로 되뇌었다. '앞으로 나갈 시간이야, 릴리아. 한 발자국만 가면 돼. 넌 할 수 있어. 어머니 나무가 아프잖아. 저 아이의 꿈이 필요해.' 난 발을 내디뎠다. 아니, 발굽을 조금 움직였다고 해야 하나. '아. 그리 멀리 가지는 못했네. 좋아, 릴리아. 다시 해 보자.' 이번에는 덜덜 떨리는 발굽을 들어 겁을 집어먹기 전에 다시 힘차게 내디뎠다.
'아이고. 뒤로 가 버렸네.'
아이는 멈춰 서더니 내가 지켜보는 곳과 멀지 않은 나무 밑에 앉았다. 다 해진 인형을 껴안고 조용히 우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운 곳이었다.
아이의 눈물을 닦아 줄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아이는 완전히 혼자가 아니었다. 내 나뭇가지 안에 잠든 힘으로 떨리는 모든 것 아래에서 아이의 꿈이 느껴졌다.
가지 끝에 매달린 꽃봉오리가 아이와 아이의 꿈을 감지하고는 눈부신 생기에 몸을 떨었다. 내 머리 위의 작은 꽃처럼 어머니 나무에서 가져온 빛나는 꽃봉오리와 나뭇가지는 수면 마법을 이끄는 만큼 꿈에 이끌렸다. 반짝이는 꿈가루가 꽃잎 사이를 떠다니자 주위의 그림자가 희미해지며 나보다 먼저 빛을 피해 도망쳤다.
'내, 내 발굽이 보일까? 이익!'
점점 작아지는 그림자에 네 다리를 전부 욱여넣으려고 애쓰던 난 균형을 잡지 못해 위태로이 흔들렸다. 나와 함께 나뭇가지가 흔들리면서 빛나는 꽃봉오리도 격하게 움직이자 먼지 같은 꿈가루가 자욱하게 퍼지며 잎 너머 아이 쪽으로 흘러갔다. 그때 그림자가 또다시 움직여 난 아이가 기다리는 공터에 들어서고 말았다.
눈을 깜빡이기도 무서워 나뭇가지 뒤에서 아이를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이는 날 보지 않았다. 인형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을 숨길 뿐이었다. 흐느끼는 소리는 훌쩍이는 소리로, 또 한숨으로 바뀌었다. 꽃봉오리에서 나온 꿈가루가 서서히 아이 주변에 가라앉으며 반짝이자 아이 눈이 천천히 떨리며 감겼다. 아이가 나무에 몸을 털썩 기대자 아이가 안고 있던 인형이 스르르 떨어졌다.
나는 여전히 움직이기 무서웠다. 그때 나뭇가지의 꽃봉오리에서 무엇인가 빙글빙글 돌아 나오더니 머리 위에서 춤을 췄다. 어머니 나무의 신비한 정원을 처음 떠났을 때부터 나와 함께한 내 오랜 친구, 작은 꿈이었다. 반짝이는 꿈은 아직 아이 안에 꼭 붙어 있는 다른 꿈이 느껴지는지 공중에서 춤을 추듯 아이에게 날아갔다.
"아슬아슬했어." 난 꿈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며 말했다.
아이 위를 스치듯 지난 꿈이 반짝이는 흔적을 남겨 아이의 피부를 간질이자 아이가 입맛을 다시며 코를 찡그렸다. 또 콧방귀를 어찌나 크게 뀌던지 난 다시 펄쩍 뛰었다가 얼굴을 붉히며 착지했다. 그리고 머리에 달린 작은 꽃봉오리의 꽃잎을 만졌다. 꽃잎도 내 뺨처럼 붉게 물들었을지 궁금했다. 아이는 여전히 곤히 잠든 채였다.
'왜 꿈이 안 나오지?'
작은 꿈은 계속해서 아이 주변을 맴돌며 꿈을 불러내려고 했다. 그러나 내 시선은 땅에 떨어진 인형으로 이끌렸다. 인형을 찾는 듯 늘어진 아이의 손은 무언가를 쥐려는 것처럼 움찔거렸다.
집과 다름없었던 정원을 떠나기 전에는 사람들이 눈을 감을 때마다 꿈꾸길 원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 갈구하는 것, 놓지 않는 것이 사람들을 슬프게 할 뿐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내가 가장 바라던, 꿈꾸는 인간을 만나는 일이 어머니 나무를 해치는 일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게 꿈이 아니라면 어쩌지?'
난 나뭇가지를 내려놨다. '이번에는 할 수 있어, 릴리아. 잠자는 것처럼 눈을 감으면 돼.' 휘청이며 앞으로 간 나는 아이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인형을 주웠다.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게 꿈이라면?'
아이에게 인형을 돌려주려고 손을 뻗었다. 아무리 작은 인간이라지만 이렇게 가까이 있으니 조바심이 났다. 아이는 가슴팍에 인형이 느껴지자 본능적으로 몸을 돌려 자세를 바로 하고는 인형을 끌어안았다. 아이의 작은 팔은 나까지 감쌀 수 있을 정도로 길었다. 아이는 인형을 안으면서 나를 점점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바로 그 순간 우리 둘 다 활짝 피어나려면 필요한 것을 찾았다.
마침내 빛나는 소용돌이가 되어 나타난 아이의 꿈이 내 오랜 친구와 함께 빙빙 돌며 춤을 췄다. 숲이 엄청난 경이로 가득 차는 게 머리부터 발굽까지 생생히 느껴졌다.
'껑충껑충 뛰고 싶어!'
각각의 꿈은 이름 없는 색깔처럼 묘사하기 정말 어려웠다. 이 꿈은 이미 작별 인사를 했는데도 아이를 꼭 끌어안고 있는 아이의 언니일까? 아이가 갑옷을 입은 후 모든 것을 두고 떠나기 전의 언니로 여기는 인형일까? 아니면 이 모든 게 아이가 인형을 끌어안으며 너무 꽉 쥐고 있는 것일 뿐 더 깊숙한 곳에 진정한 꿈이 숨겨져 있진 않을까?
"언니가 그립구나?" 난 아이의 귀에 속삭였다. "네겐 언니의 사랑이 필요해."
아이에게 그 사랑을 주고, 보고,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나에게 필요한 것이기도 했다. 난 포옹에 녹아들었다. 그리고 머리의 작은 꽃봉오리가 빙그르르 돌며 열리자 소용돌이치는 꿈가루를 보냈다.
두 꿈은 나뭇가지의 커다란 꽃봉오리 속에 감겨 들어왔다. "네 꿈을 나무에게 속삭일게. 꼭 기억할게." 난 아이에게 말한 후 한마디 더 덧붙였다. "널 만나게 돼서 기뻐."
'아이의 꿈도 내 목소리를 들었으면 좋겠어.'
나는 아이를 떼어 낸 후 살며시 내려놓았다. 아이는 한숨과 함께 꿈을 가두고 있던 것을 전부 내보냈다.
수많은 필멸자처럼 아이의 언니도 돌아와서 아이가 원하는 사랑을 주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아이는 꿈을 꿔야만 했다. 꿈은 항상 그 자리에 있을 테니까. 아이는 눈을 감는 것을 기억하는 한 절대 혼자가 아니었다.
그것이 바로 꿈… 그리고 이 아이가 마법 같은 이유였다.
재채기를 하자 머리 위 꽃봉오리 안에 있던 꿈가루가 빙빙 돌며 날아가 어머니 나무 쪽으로 부는 바람에 아이의 꿈이 든 마법을 실었다.
"아이고." 난 훤히 보이는 곳에 서 있다는 것을 깨닫고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경이감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껑충껑충 숲속으로 돌아갔다.
아이는 푹 잔 듯 하품하며 눈을 떴다. 위쪽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비쳤다. 아이는 자신이 아직 숲속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깜짝 놀라 인형을 떨어뜨렸다. 이내 천천히 인형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누가 준 것인지 떠올린 아이가 다시 인형을 주웠다.
아이는 인형을 꼭 쥐고 공터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오-마, 오-마! 언니 왔어요?" 아이가 자신의 할머니에게 소리쳤다. "방금 언니를 봤어요. 언니를 봤다고요!"
아이의 작은 모습은 사라졌지만 아이가 뛰어간 길을 따라 반짝이는 꿈가루에서 꿈의 꽃이 싹을 틔웠다.
아이가 돌아오면 이 꽃 중 하나를 딸지도 몰랐다. 그러면 언니의 사랑이 잡을 수는 없어도 언제나 꽃이 되어 피어난다는 것을 마음 깊이 알게 될 터였다.
아리 배경 이야기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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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의 태생은 본인조차 모르는 수수께끼다.
아리는 평생 몸에 지니고 있던 한 쌍의 원석을 제외하곤 자신이 속한 바스타야 부족의 과거나 현재를 전혀 알지 못했다. 사실 아리의 가장 오래된 기억은 숀산 북쪽에서 얼음여우 무리와 뛰어다니는 것이었다. 아리도 자신이 얼음여우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았지만 얼음여우 무리는 아리를 동족으로 보고 무리의 일원으로 받아들였다.
야생의 포식자로 살아가던 아리는 자신을 둘러싼 숲과 깊이 연결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곧 이것이 자신의 몸과 그 너머 영혼 세계에 흐르는 바스타야의 마법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아리는 가르쳐 주는 이가 없어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 힘을 끌어내는 법을 터득해 주로 사냥에서 반사 신경을 강화하는 데 사용했다. 조심스레 가까이 다가가면 날뛰는 사슴을 진정시킬 수도 있었다. 그렇게 평온을 찾은 사슴은 아리와 얼음여우 무리가 물어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얼음여우 무리와 마찬가지로 아리에게 필멸자의 세계는 멀게만 느껴지는 불안한 곳이었다. 그러나 아리는 알 수 없는 이유로 그 세계에 이끌렸다. 인간은 특히 천박하고 거친 생물이었다. 어느 날 한 사냥꾼 무리가 근처에서 야영하는 모습을 본 아리는 멀리서 그 뒤를 쫓으며 사냥꾼 무리가 잔혹하게 사냥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중 한 명이 빗나간 화살에 맞아 상처를 입게 되자 아리는 그 사냥꾼의 목숨이 새어 나오는 것을 느꼈다. 포식자의 본능으로 사냥꾼의 몸을 떠나는 영혼의 정수를 맛보자 그와 함께 사냥꾼의 기억까지 흡수됐다. 전쟁에서 잃은 연인, 북쪽으로 오면서 두고 온 아이들의 기억이었다. 사냥꾼의 감정을 공포에서 슬픔으로, 그리고 기쁨으로 교묘히 바꾼 아리는 사냥꾼이 태양이 비추는 들판의 환영을 보며 편히 죽을 수 있도록 했다.
그때부터 인간의 말을 이해하기가 쉬워졌다. 어렴풋한 꿈을 떠올릴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아리는 무리를 떠나야 할 때가 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간 사회를 기웃거리던 아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활력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포식자의 본능이 남아 있었지만 온갖 새로운 경험과 감정, 아이오니아 곳곳의 풍습에 사로잡혔다. 필멸자들도 그에 못지않게 아리에게 매료되는 듯했다. 아리는 이 점을 이용해 아름다운 추억이나 깊은 갈망의 환영, 가끔은 슬픔 그 자체로 얼룩진 꿈을 보여 주며 필멸자의 정수를 흡수했다.
자신의 것이 아닌 기억에 취한 아리는 자신이 희생자에게 불러온 슬픔과 비애를 느끼면서도 타인의 삶을 끝내며 환희를 느꼈다. 아리는 감질나는 기억 속에서 가슴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슬픔과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듯한 기쁨을 경험했다. 철과 돌로 이루어진 머나먼 땅에서 온 잔혹한 침략자의 모습을 보고는 눈물을 훔쳤다. 견디기 힘든 감정이었지만 거리를 두려고 할 때마다 힘이 약해지는 것이 느껴져 계속 생명을 갈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럴 때마다 아리의 마음은 고통스러웠다.
아리는 자신이 훔친 수많은 환영을 보며 바스타야에 관해 점차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아리는 혼자가 아닌 듯했다. 많은 부족이 필멸자와의 관계에서 문제를 겪고 있었다. 마침내 아리는 바스타야의 옛 영광을 되돌리려는 저항 세력이 있다는 사실까지 알아냈다.
어쩌면 이것이 아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와의 연결 고리일지도 몰랐다.
한 쌍의 원석을 손에 쥔 채, 아리는 동족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이제 다시는 빌린 기억과 낯선 꿈에 의존하지 않기로 다짐한 아리는 룬테라에 자신의 부족이 아직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흔적이 남아 있다면 반드시 찾아낼 것이다.
야스오 배경 이야기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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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오는 어린 시절 마을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하는 말을 그대로 믿곤 했다. 그나마 완곡하게는 그의 존재가 어쩌다 범한 판단 실수라고들 했고, 심하게는 절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라고도 했다.
대다수의 고통이 그렇듯이 이러한 평가에는 어느 정도의 진실이 숨어 있었다. 야스오 어머니의 삶 속에 훗날 야스오의 아버지가 될 남자가 가을바람처럼 찾아왔을 때, 그녀는 이미 어린 아들을 홀로 키우고 있던 과부였다. 그리고 바로 그 외로운 계절처럼, 아이오니아의 겨울이 이불이 되어 이 작은 가족을 덮어 주기 전 그는 사라져 버렸다.
야스오의 이부형제인 요네는 예의 바르고 조심스러우며 성실한 아이로 야스오와는 정반대의 성격이었지만, 둘은 떼어 놓을 수 없는 사이였다. 다른 아이들이 야스오를 놀리면 요네가 곁에 서서 동생을 지켰다. 그러나 야스오에게는 인내심이 없는 대신 결단력이 있었다. 요네가 마을의 유명한 검술 학교에서 견습 생활을 시작하자 어린 야스오는 형을 따라가 거센 장맛비를 맞으며 무작정 밖에서 기다렸다. 선생들은 결국 마음이 약해져 문을 열어 줄 수밖에 없었다.
동급생들에게는 눈엣가시였겠지만 야스오는 타고난 재능을 보였고, 마침내 전설적인 바람의 검술의 마지막 전수자인 수마 원로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수마는 이내 야스오의 잠재력을 알아보았으나, 충동적인 제자였던 야스오는 억제할 수 없는 회오리바람처럼 수마의 가르침을 거부했다. 요네는 동생에게 오만함을 버리라고 간곡하게 당부하면서 학교의 가장 큰 교훈인 겸손을 상징하는 단풍나무 씨앗을 주었다. 다음 날 아침, 야스오는 수마 원로의 제자이자 동시에 스승의 개인 호위무사라는 직책을 받아들였다.
녹서스 침공의 소식이 학교에 전해지자 사람들은 나보리의 플레시디엄에서 일어난 위대한 저항에 고무되었고, 곧 마을은 젊은이들이 흘린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야스오는 대의를 위해 검을 뽑기를 열망했으나, 심지어 동급생들과 요네가 모두 전투에 동원되었을 때에도 그는 남아서 원로들을 보호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침공은 전쟁으로 불거졌다. 마침내 비 때문에 길이 미끄러웠던 어느 날 밤, 녹서스군의 행진을 알리는 북소리가 바로 옆 계곡에서 들려왔다. 야스오는 어리석게도 자신이 대세를 역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가득 차서 명을 어기고 자리를 떠났다.
그러나 그는 전장을 찾을 수 없었다. 녹서스군과 아이오니아군의 시신 수백 구가 있을 뿐이었다. 처참하고 끔찍한 사태가, 검 한 자루로는 막을 수 없는 그런 일이 일어났음이 틀림없었다. 그로 인해 땅까지도 오염된 듯 보였다.
정신이 번쩍 든 야스오는 다음 날 학교로 돌아왔으나, 그를 맞이한 것은 칼을 겨누고 있는 학생들이었다. 수마 원로는 죽었고, 야스오는 직무 유기뿐만 아니라 살인의 혐의까지 받고 있었다. 그는 재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진범을 처벌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혐의가 사실로 굳어지리라는 위험을 인지하면서도 학생들과 싸우며 그 자리에서 도망쳐 나왔다.
이제 전쟁으로 갈기갈기 찢어진 아이오니아에서 도망자 신세가 된 야스오는 진범에게 인도할 실마리를 찾아 헤맸다. 그러는 와중에도 야스오는 그를 오해하는 동료들이 끊임없이 추적해 왔기 때문에, 그들과 맞서 싸우고 해를 입힐 수밖에 없었다. 이는 야스오가 기꺼이 치르고자 하는 대가였으나, 마침내 가장 두려워하던 이가 야스오를 찾아내고 말았다. 바로 형 요네였다.
예법에 따라 그들은 서로를 탐색하며 빙빙 돌았다. 형제의 칼이 마침내 만나자 야스오의 바람 마법이 요네의 쌍검을 압도했다. 번쩍이는 한 번의 섬광에 야스오는 형을 쓰러뜨렸다.
야스오는 용서를 구하며 빌었으나, 요네의 마지막 말은 수마 원로를 죽인 것은 바람의 검술이었으며, 그 검술을 아는 사람은 야스오 한 명뿐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잠잠해져, 용서의 말을 건넬 틈도 없이 숨을 거두었다.
스승도 형도 모두 잃은 야스오는 칼집 없는 검처럼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산속을 방랑하며 전쟁과 상실의 고통을 술로 달랬다. 그러다 눈 속에서 그는 녹서스군에서 도망친 탈리야라는 슈리마 출신의 젊은 바위술사를 만났다. 그녀에게서 야스오는 뜻밖에도 학생의 모습을, 자기 자신에게서는 더욱 뜻밖에도 스승의 모습을 보았다. 야스오는 마치 바람으로 돌을 조각하듯, 수마 원로의 가르침을 이제야 진심으로 깨우치며 탈리야에게 원소 마법의 길을 전수했다.
그들의 세계는 신이 되어 새로 등극한 슈리마의 황제에 대한 소문으로 변화를 맞았다. 각자의 길로 헤어지면서 야스오는 탈리야에게 소중한 단풍나무 씨앗을 전해 주었다. 씨앗이 품고 있는 교훈을 이제 깨달았기 때문이다. 탈리야가 고향인 사막의 모래로 돌아가자, 야스오는 실수를 바로잡고 스승을 살해한 진범을 꼭 찾아내겠다고 다짐한 채 자신의 고향 마을로 길을 나섰다.
공회당의 차디찬 돌벽 안에서 수마 원로의 죽음이 사고였음이 밝혀졌다. 녹서스 출신의 추방자 리븐이 저지른 실수였으며, 그녀가 얼마나 후회하고 있는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스오는 스승을 버리고 떠났던 자신을, 결국 요네를 죽음에 이르게 한 그 잘못된 선택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야스오는 결국 웨흘레에서 열리는 영혼의 꽃 축제로 향했다. 그러나 축제의 치유 의식으로 마음이 편해지리라는 기대는 크지 않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을 집어삼키려는 악마 같은 존재, 고통과 후회를 먹고 살아가는 '아자카나'와 마주쳤다.
그때 가면을 쓴 자가 난입해 정의에 찬 분노로 아자카나를 쓰러뜨렸다. 그자는 야스오가 아는 자, 바로 요네였다.
요네의 복수를 기다리던 야스오는 요네가 씁쓸한 축복의 말만 전하며 자신을 보내 주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최초의 땅에 있어야 할 이유가 사라진 야스오는 속죄의 마음과 죄책감으로 자유로운 바람을 억누르며 어디로 흐를지 알 수 없는 새로운 모험에 나섰다.
이익충 릴리야ㄷㄷ
아리랑 야스오가 썸타는걸 보게 될줄이야 ㅎㄷㄷ
그런 내용 없는데요
시네마틱
단편 소설만 읽은 뒤라 무슨 소린가 했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