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 속으로 빨려들어가 갈 길을 잃은 주민들을
로드 주도로 숨바꼭질하듯 구조해서 잔디이불로 피신시켜주는 게
공백 속에 있던 구조대들의 목적이었을 겁니다.
뜬금없이 정체모를 곳으로 빨려들어가버렸으니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도 모를 판에 처음 보는 이상한 것들이 출연하기도 했으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극심한 공포에 잠기는 등 그다지 긍정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자다가 일어나보니 생전 처음 보는 공백 속에서 깨어났든, 신기해서 들어가보게 됐든 이유는 둘째 치고
우연히 어느 도서관을 발견하고 거기서 계속 책만 읽고 있든, 전자상가를 발견해서 그 안에서 게임 삼매경에 빠져있든,
일단 생활하다보니 딱히 문제될 건 없더라, 괴물도 그냥 조심하면 살만 한 곳이구나 하는 식으로
로드와 테네브리스가 열심히 구조활동을 하러 왔다 해도 이미 어디 건물 안에서 자기 집인양 정착한 등
딱히 잔디이불로 갈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 그냥 제자리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사람들도 듬성듬성 있지 않았을까 했습니다. 스텔라가 거의 이런 방식이기도 했죠.
즉, 치안이 위태로운 곳에서 가볍게 해외여행하는 기분으로 지내는 적응력이 빠른 사람들이지요.
오히려 켄트의 계획을 알고도 먼 발치로 물러난 채 잔디이불의 파멸을 구경하고, 나중에 별숲리그에 합류하는 일 없이 어디까지나 임시 협력원으로서만 머물던 중 그레이스 시티에서 만났을 때 살짝 귀띔하며 원래 계획보다 더 추악하게 별숲리그와 네드 컴퍼니가 파멸해가는 걸 즐겁게 팝콘 뜯으며 구경하는 진짜배기 혼돈의 데자이어 워커도 있을 법 한데 말이죠. 혼돈 악이라면 켄트와는 다른 방향으로 클라우드림을 불태우고 있었을 테니 중립 쯤인가.
오히려 켄트의 계획을 알고도 먼 발치로 물러난 채 잔디이불의 파멸을 구경하고, 나중에 별숲리그에 합류하는 일 없이 어디까지나 임시 협력원으로서만 머물던 중 그레이스 시티에서 만났을 때 살짝 귀띔하며 원래 계획보다 더 추악하게 별숲리그와 네드 컴퍼니가 파멸해가는 걸 즐겁게 팝콘 뜯으며 구경하는 진짜배기 혼돈의 데자이어 워커도 있을 법 한데 말이죠. 혼돈 악이라면 켄트와는 다른 방향으로 클라우드림을 불태우고 있었을 테니 중립 쯤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