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망가져버린 과거는 되돌릴 수도, 지울 수도 없다.
그것들은 내가 선택한 길이며, 절대로 바꿀 수 없는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선택한 것에 대한 결과가 “잃어버리는 것”일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어쨌든 나는 선택을 했고, 그렇게 해서 결정된 결과물은 전부 죽을 때까지 함께 할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선택해서 얻은 “그것”은 과거의 부산물이다.
남들에겐 노래처럼 들렸을 나의 비명을 타고 생긴 “죄의 증거”이다.
내가 원한 것은 그저 자유롭게 달릴 수 있는 다리였는데, “그것”은 나의 작은 바람조차 이뤄주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이룰 수 없게 된 것이다.
“그것”은 나와 어울리지 않았으니까.
“잃어버린 것”에 비해 내가 얻은 “그것”은 상당히 초라한 것이었다.
“그것”을 없애고 싶어 꼭 이루고 싶은 꿈을 가지게 됐다.
꿈은 크게 가지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크기라는 것은 개인에 따른 차이가 있기 마련이고 안타깝게도 현실은 꿈의 크기를 빗대기에 녹록지 않았다.
현실이라는 것에 나의 꿈을 기대기에는 너무 보잘 것이 없는 수준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듯 굉장히 잔혹하였고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을 주었다.
하지만 그런 작은 꿈이라도 하루도 빠짐없이 머릿속에 그려왔다.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라고, 어떻게든 이뤄 낼 것이라고 다짐하며 계속해서 꿈을 꾸었다.
어떠한 고통이 닥쳐와도 꿋꿋이 버텨냈다.
나의 바람에 현실이 감동을 한 것일까? 아니면 노력이 닿은 것일까? 이윽고 고통은 사라졌고 상처 입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줬다.
나는 두 다리를 곧게 뻗어 몸을 일으켰고 다리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을 맛보았다.
...
“몸은 좀 괜찮아요?”
잿빛 장발에 오른손은 강철의 의수를 단 소녀가 옆에서 몸 상태를 물어본다.
“아~. 괜찮아. 아무런 문제도 없어! 어째 문제없이 성공한 것 같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요.”
나의 대답에 소녀는 안심한 듯 굳어있던 표정을 풀며 평소의 부드러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다가 예쁘다면 예쁘다고 할 수 있는 노란 호박빛 눈동자를 밑으로 내려 나의 다리를 바라보았다.
“뭐야? 이제 와서 내 몸매가 부러운 거야? 괜찮아~ 너도 꽤 괜찮은 몸매니까.”
“그럴 리가 없잖아요, 바보에요? 단지 당신의 몸이 정말 괜찮은가 훑어본 것 뿐이에요.”
“어머~그것 치고는 굉장히 노골적인 눈빛이었는데~?”
짓궂은 농담에 그녀의 표정이 썩어들어간다. 그 표정을 보고 웃음이 터진 건 덤.
웃음을 멈추며 아직 뾰로통해 있는 그녀의 손을 잡아끌어 나의 다리를 매만진다.
“이것 봐. 드디어 꿈을 이루기 위해 움직이는 거야. 해피 엔딩을 위한 프롤로그라고!”
“하아…정말 말은 잘하시네요.”
얕은 한숨을 쉬며 다리에서 손을 때는 그녀를 보며 얄궂게 웃어 보인다.
그녀도 어쨌든 나와 같은 상처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니까.
그렇기에 나의 선택을 존중해 주고 이렇게 걱정해 주는 것일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거에요?”
“음…할게 굉장히 많은데 따라올 수 있겠어?”
“당신이 할 수 있다면 당연히 저도 할 수 있죠.”
“그럼 옷부터 사러 가자!”
“…”
처음만 해도 분명히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던 그녀는 옷을 사러 가자는 대답에 다시 한번 표정을 구겼다.
“왜? 자신 없어?”
“아뇨, 그건 아닌데…당신은 옷 고르는데 한 세월이잖아요!”
“그게 뭐 어때서? 나의 국보급 몸매를 과시하려면 어울리는 옷을 입는 것도 중요하단 말이야!”
“국보급 몸매 같은 소리 하지 마요! 나보다 별로면서.”
“뭐!? 지금 말 다 했어!?”
갑자기 시비를 걸어오는 그녀와 투닥이기를 수 분, 결국 그녀는 포기 선언과 동시에 옷을 사러 가자며 꼬리를 내렸다.
“그래요, 가요. 가.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어울려 드릴게요.”
“오예! 진짜지? 후회하는 거 아니지!?”
“후회할 거면 시작도 안 했어요.”
“히히, 알겠어! 금방 준비할게!”
포기했다는 표정을 짓는 소녀를 뒤로하며 외출복으로 갈아입기 시작한다.
앞으로도 나는 끝없는 선택을 할 것이다.
죽을 때까지.
그렇다면 이번에야말로 확실하게 해피 엔딩으로 향해 주겠다.
아니, 지금 이건 해피 엔딩 따위가 아니다.
해피 엔딩으로 가기 위한 프롤로그일 뿐.
에녹 의상이 리뉴얼된 모습이 나타난 이미지가 함께 첨부되었습니다
의족이 아니네?
사람다리 같은 의족으로 바꿔 끼운듯???
에녹 플레이어블로 나온다고 설정 푸는건가?
스타킹 시작되는 부분부터 의족 같음
다나랑 치마?부분이 비슷한 기분인데
스토리 찍먹 시간이 다가온다. 신규 레이드며 에녹이며
오 몇년동안 니어내라고 했는데 이제라도 나와서 다행이내
에녹 최애캐라 좋긴한데 에녹 의족 원래 무릎아래부터 아니였나요? 왜캐 의족 부분 올라간거같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