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 곳곳에서 강변을 따라 웅장하고 수려한 풍경이 보이는 절벽이 자주 보이는데 그 것이 혹시 어떤 건지 아시나요?
그 것은 바로 하식애(河蝕涯)이며 하식애는 말 그대로 강이나 하천이 흐르면서 주변 지역이 침식작용을 일으켜 생긴 절벽으로, 평소 국내여행을 자주 다니는 분이라면 산간 오지를 흐르는 작은 하천은 물론이고 한강, 금강, 낙동강과 같은 큰 강에서도 물길 주변이 깎아지른 절벽으로 이루어져 수려한 풍경을 자아내는 모습을 자주 보았을 것입니다.
이처럼 전국 곳곳의 산간 오지와 농촌지역에는 수 많은 하식애들이 많이 분포하지만 여느 하식애들과는 달리 대구에는 도심 한복판에 하식애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는 것입니다.
관련 논문: 송언근: 대구 시가지 발달의 시·공간적 특징과 지형의 관계: 1736년~1945년을 대상으로 - 2021. pp. 401~413
(408쪽에 대구 도심 하식애 관련 내용이 있음)
더구나. 대구 도심의 하식애는 그 길이가 무려 5km가 넘고, 하식애를 만드는 역할을 했던 하천이 복개,매립으로 사라졌으며, 대구지역이 도시로 개발되는 과정에서도 상당 부분 본래 형태 그대로 남아있다는 놀라운 사실도 있다는 것입니다.
(위) 남구 이천동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옆쪽에서 서구 원대동 경일중학교 옆쪽까지 대구천과 달서천이 흘렀던 곳을 따라 만들어진 하식애의 분포 현황(원본 지도 출처: 카카오맵)
대구 도심 하식애가 발달하는 라인을 살펴포면 효성타운 아파트(남구 봉덕동)에서 시작하여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옆쪽(이천동) ~ 건들바위(중구 대봉동) ~ 대구제일중학교(성내1동) ~ 대구성광교회(남산1동) ~ 보현사(남산2동) ~ 청라언덕, 신명여자고등학교(성내2동) ~ 달성공원(성내3동) ~ 경일중학교(서구 원대동)까지 길게 분포하고 있고, 예전 대구천과 달서천 물길을 따라 동쪽 사면과 북쪽 사면에서 발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위)대구천과 달서천이 흘렀던 곳을 따라 만들어진 하식애의 실제 모습들(위쪽부터 영선초 옆,서봉사 옆,건들바위,대봉동 일대,제일중 옆,성광교회 옆,성명여중 옆,달성공원 옆,경일중 옆쪽의 순서대로 정렬하였음)
특히. 하식애를 이루는 기암괴석과 숲이 주변 도시 건물과 어우러져 수려한 풍광의 숲 속 무릉도원과 같은 모습이 보일 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에도 유사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놀라운 특성도 있어 하식애 자체가 세계자연유산감이라 할 수 있지만, 마태산쪽 하식애가 재개발로 전부 파괴된 것을 비롯해 개발논리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입니다.
(● 앞서 언급한 대구천~달서천을 따라 발달한 하식애 외에도 대명10동 장등산 남쪽 사면{대구가톨릭병원~ 순복음대구교회 옆}과 두리봉 남쪽 사면, 큰장네거리 근처 신우양곡 뒤쪽 일대{서구 내당2,3동}, 침산 동쪽 사면{침산초등학교 ~ 경상여자고등학교 까지} 일대, 남대구IC 근처 공단교 위쪽{장기공원 남쪽}, 대구과학고등학교 서쪽 담벼락{범어천 물길을 따라 기암괴석이 존재함}, 내당초등학교 동쪽 옹벽{달서구 두류 1,2동}에서도 하식애 흔적이 있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렇게 하식애가 대구 도심의 또 다른 소중한 자연자원이지만 그 것이 하식애라는 사실을 모른 채 단순한 경사면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상당 수 있고, 여러분들의 무관심 속에 계속 방치되다가 개발논리에 밀려 사라지지 않도록 한국내셔널트러스트에서 주최하는 "이곳만은 지키자!" 공모전에 대구지역 하식애들을 보존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제가 응모했습니다.
대구천, 달서천의 예전 물길 주변 하식애(河蝕涯)-(대구 남구, 중구, 서구 일대) > 이곳만은 지키자! 응모하기 | 한국내셔널트러스트 (nationaltrust.or.kr)
출처: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이곳만은 지키자"공모전 응모 페이지
지금처럼 대구지역의 하식애를 그대로 방치만 하지 말고 주변의 대구천과 달서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시키고, 하식애 주변의 마태산, 연귀산, 청라언덕, 달성토성 등의 자연자원들을 활용하여 둘레길 형태의 대구 도심을 관통하는 생태탐방코스로 조성한다면 부산의 갈맷길 주변 해식애(海蝕涯) 절경처럼 대구의 자연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자랑거리가 될 것이니 언젠가 대구 도심의 하식애가 주변 관광지나 생태하천들과 함께 세계적인 명소로 거듭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사진이 몇개 안 나오긴 했지만 좋은 글 잘 봤음. 지나가면서 건들바위 볼때 참 신기한 모양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강의 흔적이었다니 ㄷㄷㄷ
네. 이처럼 도심 한복판에 웅장한 절벽같은 모습이 있고, 그 곳 근처에 예전에 하천이 흘렀다면 틀림없이 하식애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대구 도심 한복판에 국내 다른 곳에서도 유사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위쪽 꼭대기부터 고도가 낮아지고 위쪽이 도시로 개발된 상태를 보인다)로 희귀한 기암괴석 군락이 있으니 언젠가 그 곳들을 하나로 묶어 대구 도심 횡단 둘레길을 만들거나 대구 일대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는 등으로 대구 도심 하식애가 제대로 보전되고 활용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