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B급을 극한으로 떡발랐는데, 정작 완성도는 B++급이 나온다는 기묘한 영화.
뇌절과 유치함과 개그를 덜어내면, 의외로 앞뒤 처리가 깔끔하고 정갈하다.
개그는 웃기지만, (고어에 내성이 어느 정도 있다면) 기분 나쁘거나 불쾌할 지경까진 전혀 가지 않았다.
화장실 개그 없다. 섹드립 거의 없다. 근데 재밌음.
2.
특히 이 영화는 '유치함'을 굉장히 잘 활용했는데,
일단 주역들의 욕설이 꽤나 자주 나온다.
근데 그게 뭔 한국스러운, 처절하고 진득한 'ㅆ이이발 새끼가 진짜' 이런 부류가 아님.
'지랄! ㅂㅅ새끼야!' 하는, 유치원생이 어설프게 배운 욕 따라하는 소심남들의 필사적인 언어 공격인 부류.
오죽하면 최종보스가 최종적으로 가하는 아가리 파이팅이자 멘탈파쇄기가 '니들은 더럽게 못생겼다' 이거임.
....
이런 주역들과 반대선상에 서 있는 여행 온 양아치 패거리들의 경우, 우리가 아는 '한국식' 욕설 맞다.
"어? 형은 ㅂㅅ 줫밥새끼잖아 어떻게 형보다 더 못생긴 새끼들이 있어 씨ㅂㅋㅋ 그러니까 우리 등신줫밥 형님은 웃으시면서 핸들이나 잡으셔ㅋㅋ" 이라고 면전에 뇌까리면서 약 빨고 노는 분들.
3.
이런 유치함을 토대로 쌓아올린 개그의 퀄 자체도 물론 좋지만(원작도 좋았으니),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온갖 B급 레퍼런스를 들이부어도 영화의 흐름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슬래셔 무비에 이블데드 전기톱 나옵니다. 서프라이즈의 서양 재연배우 분위기(필터에 자막조차 딱 그지경임)에, 무덤에서 염소 손 나옵니다.
좀비 나옵니다. 케빈 인더 우즈 나옵니다. 난 콘스탄틴 생각나던데?
....
근데 저것들이 영화 안에 모나지 않게 담겨있음.
그건 잘한거지.
4.
다만, 아예 완벽한 걸작까진 아니다.
일단 주역 배우들의 '무섭게 보이는 연기'는 초반엔 잘 먹히다가 후반에 종종 삑사리가 나기도 하고,
신부님과 악마가 튀어나오는 후반의 B급 뇌절 파트와 개그가 살짝살짝 어긋난 부분도 존재한다.
다만 기본기가 꽤나 탄탄하고, 해당 장르에 이해도가 높은 감독이 적절하게 여로 요소들을 버무려 만든 꽤 괜찮은 비빔밥이라고 느꼈음.
잘만든 비급영화 이거 귀하거든요
포스터에서 나올 느낌이 터커 & 데일 Vs 이블 애랑 비슷할거같은 느낌이네요
왜냐면 그 작품의 한국 리메이크작이기 때문입니다! 공식임!
그것이 공식 리메이크니까. 끄덕.
장르의 유사성일까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