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일 : 2015년 3월 24일
장르 : 3인칭 액션 RPG
개발 : FROM SOFTWARE, JAPAN Studio
플레이 난이도 : 없음
엔딩 : 5일
평점 : 5/10
이 게임은 나와는 정 반대의, 어둡고 암울한 디스토피아가 취향인 친구의 추천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처음 와닿는 느낌은 장단점이 너무나도 극명하여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 (갓오브워 전쟁의 신 난이도에서 노데미지 클리어를 위해 10시간쯤 무한 트라이를 하는 나를 보곤 그런 근성은 이 게임이 안성맞춤이라며 추천을 해주어서 시작하게 되었다.)
일단 플스 자체를 입문하는 사람이다보니 소울류도 처음인지라 초반 전투와 길 찾기에 난항을 겪었다. 반쯤 오픈월드식 구조에 맵 뚫기 라는 방식으로 되어 있었는데, 불빛이 거의 없어 어두컴컴하고 색감은 검은색 일색에다 외진 곳에 숨겨진 장소가 꽤 있는 편이라 좀처럼 길을 찾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전체적인 맵 디자인은 훌륭한 편인걸 보면 다분히 의도적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길의 대부분이 U자형으로 이루어져 빠른이동 포인트인 횃불 근처에는 항상 숏컷을 뚫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었고, 그곳에서 바로 보스전으로 직행하여 재도전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구간의 어색함 없이 잘 연결시켰다.
세계관과 스토리는 암울하고 스산했으며 상대하는 적들은 기괴한 형태에다 인물들은 하나같이 광기에 젖어 있고 성우의 연기와 분위기는 그에 걸맞아 디스토피아 그 자체인 세계관에서 오히려 몽환적이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전투는 적들이 하나하나 다양하고 묵직한 편이라 필드 몬스터라도 패턴을 쉽게 파훼 할 수 없어서 방심하면 YOU DIED 문구를 쉽게 볼 수 있으므로 집중력을 상당히 요구했다. 불합리함은 없었기에 극악의 전투 난이도까지는 아니라고 느껴졌고, 전체적으로 타격감도 좋고 난이도 밸런스도 좋아서 몰입감 좋게 즐겼다. 하지만 선공으로 적을 죽이지 못하면 수동적인 자세로 패턴을 공략해야 한다는 전체적인 공통점은 존재했다.
편의성 부분에서 느낀점은 2000년 이전의 고전 게임과 같은 불친절함을 가졌다는 것이다.
미니맵이나 퀘스트 추적, 대화 기록 따위의 유저 인터페이스로 제공 되는 단서는 없었다.
등장 인물의 대사만으로 이루어지는 연쇄 이벤트 구조를 가졌는데 그것을 위한 아이템의 위치는 알 수 없으며, 그 이벤트를 기점으로 전에 만난 인물의 분기가 생성되지만 특정 장비를 착용해야만 대화가 가능하다던지, 특정 아이템을 입수하고 특정 장소로 가야하는 등의 어린 시절 공략집을 찾아보거나 노트에 일일이 적어가며 했던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요즘 워낙 정보가 방대하니 문제는 없을테지만 그렇다고 그런 게임들의 특징인 자유도를 위해 불친절을 선택했는가? 그건 또 아니란 것이다. 이벤트의 선택에 대한 자유만 보장 될 뿐 오히려 불친절이 자유도를 가져올 것이다 라는 의도가 엿보이기도 한다. 난관을 제공하고 극복하는 것이 재미를 불러온다지만 그것을 편의성에까지 적용시킨 것이 프롬이 아닌가 싶다.
이를 보아 추측컨데 게임 시작 후 초입 부분에서 많은 입문자들이 몰살했을 것이다.
프롤로그 혹은 스토리 초입부에 사건이 발생해서 어딘가의 목적지가 생겨야 유저의 몰입을 이끌어낼텐데 그것조차 자유를 방해한다고 생각했던걸까? 발단이 없으니 어디로 가야할지 불분명한데 그걸 위해 만나야하는 적들은 만만치 않아서 이중고를 겪게 된다. 프롬 게임을 블러드본으로 처음 입문하게 된다면 이건 상당히 당황스럽고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횃불을 밝히기 전까지는 제자리 걸음을 하게 되고, 보스를 잡고 횃불을 밝혔더니 막다른 길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게 엔딩까지 도달 하더라도 공략 없이는 알 수 없도록 숨겨 놓은 히든 이벤트들이 있었는데, 모든 것들이 히든이라 이걸 따로 히든이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트로피 보상이나 자기만족을 위한 이벤트들이 있었다.
여기서 더욱 몰입하고 싶은 유저들은 다회차로 넘어가 쉽게는 공략을 찾아보거나 어렵게는 스스로 하나씩 찾아가는 맛을 즐기며 미공략 이벤트들의 해소에 감탄을 할 수 있을 테지만, 이런 방식을 이해할 수 없는 입장에서는 매니악 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최소한 2회차로 넘어가야 진정한 디테일을 느낄 수 있었고, 공략을 보아야 숨겨진 이벤트를 즐길 수 있었다. 지식이 쌓일수록 더욱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져서 재미를 위해서는 다회차 및 공략보기가 반쯤 강요되는 느낌이었다.
초회차만 하느냐 다회차를 즐기냐에 따라 평이 판이하게 달라질 것이라 예상 되었기에 7회차까지 플레이 해 보았고, 플래티넘 트로피 획득 난이도도 낮은 편이기에 도전해 보았다. 플레이타임은 115시간 정도로 즐겼고 전체 블러드본 유저중에서는 새싹정도로 보일테지만, 너무 과몰입하지 않은 이 정도가 후기를 객관적으로 쓰기에 적합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다.
이 게임을 추천해 준 친구와 멀티 플레이도 해 보았는데 불편한 매칭 방법과 느린 속도로 인해 원활히 할 수가 없었다.
비밀번호를 입력하더라도 대기 시간을 줄여주지는 않았고 실패하는 경우도 많았다. 약식성배는 매칭이 거의 불가능했고, 성배 던전이라 하더라도 서로 같은 진행도를 가진 동일 맵에서 종을 울려야 그나마 멀티가 가능했다. 이런 식으로 매칭이 잘 되는 방법을 유저가 알아내야 할 정도로 쉽지 않았고 -공유기의 설정이라던가- 혹시라도 리메이크가 나온다면 개선이 확실히 필요한 부분이라 보였다.
젤다의 전설이나 울티마 온라인 못지않게 불친절 하지만 자유도는 그에 못 미치고, 길 찾기와 전투의 어려움을 풀어가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유저라면 즐겁게 할 수 있는 소울류 매니아의 게임이라고 하고 싶다.
Dlc는 안하셨나요?
네 아쉽게도 dlc는 아직 못해봤습니다.
Dlc 꼭 해보세요! 추천 추천
네 꼭 해보고 느껴보도록 하겠습니다!
훌륭한 리뷰 잘 보았습니다. 프롬 소프트웨어 게임은 스토리가 추상적일 뿐만 아니라 여러 이벤트의 변동(벌생, 변경, 소멸) 과정도 쉽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공략을 참조하거나 하지 않을 경우) 1주 차만 진행해서는 제대로 게임을 한 듯한 느낌을 받기 어렵죠. 그런데 이게 오히려 게임 자체, 즉 전투나 길 찾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개취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긴 합니다만, 저는 이게 좋더라고요.
지금도 여전히 부족하겠지만 말씀처럼 초회차 만으로는 후기를 쓰기엔 감히 어려울 것 같아서 다회차를 하게 되었네요. 애정어린 작품에 불쾌할 수 있는 긴 글 읽어주시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플4 첫 구매시 갓겜 소리만 주워듣고 멋모른채 같이 집어왔던 게임이죠 ㅎㅎ 당연히 초반 난이도에 충격받고 일년쯤 봉인됐다가 어느 순간 인생겜으로 ..
dlc 한번 해보세요
좋은 리뷰 잘봤습니다ㅋㅋ 저도 블본이 제 첫 플스 입문작이자 제 인생겜 중 하나이지만 쉽게 추천은 못하는 게임인거 같습니다 스토리를 풀어내는 방식이나 인터페이스등 허들이 많이 높져ㅎㅎ
수고하셨습니다. 저도 겜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아주 잘 써주셨네요. 여유가 되신다면 DLC 추천드려요. 본편보다 훨씬 더 재밌게 즐겼습니다.
미니맵에 대해선 아이러니한게 프롬이 기술력이 없어서 이러나 하는 건 절대 아니라는 거죠... 왜냐하면 동사의 아머드 코어를 보면 3D 맵핑 지도가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확대 축소,돌리기 회전까지 지원이 되니 길이 복잡하다면 맵을 열어서 살펴보면 길을 몰라서 진행을 못하는 건 거의 없었죠. 다만, 실시간이 아니라 게임이 멈추는 형태였기에 게임의 흐름이 끊기는 점과 긴장감을 리셋 시키는 점은 단점이나. 소울 시리즈나 세키로에선 지도를 간략하게나마 제공 하는 건 필요하지 않나 합니다. 엘든 링 정도만 되어도 자신의 위치를 아는 것에는 큰 지장이 없게 해주는 정도만 되어도 좋을텐데 말이죠... 사실 소울 3랑 블러드본에선 갈 수 있는 길이 정해져 있어서 엄청 막 복잡한 게 아니기 때문에 숙달이 되면 헤매고 다닐 일이 없지만, 처음 도전을 하시는 분들에겐 너무나 힘들다는 게 변하는 건 아닌데다 소울 1 때의 맵 디자인은 훨씬 더 유기적이어서 어려웠죠. 쉐도우 타워 때는 더욱 지독했습니다... 이건 진짜 공략을 모르고 진행을 하다간 키포인트 아이템을 놓치거나 내성 아이템이 없어서 진행이 불가능 해지는 곳을 억지로 돌파 하다 세이브를 잘못하는 순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을정도니(...) 그나마 쉬워진 셈이죠. 되돌아가야 하는데 지형 구조랑 점프나 올라가기 액션 이런 게 없는 예전 게임이라 정말이지...=-=; 그리고 독 늪 같은 건 정말 X같지요...(쉐도우 타워등. 구작으로 가면 더욱 심했습니다.)
잘봤습니다
오픈월드가 아닌데 사실상 반픈월드같다고 하신것 공감합니다. 단순 1자 진행이 아니죠. 프롬 게임 첨 하거나 혹은 해봤지만 첫번째 작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엔딩을 봤거나 했을때는 여전히 불친절할만한 게임인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적응안되어 있는 상태에서 성직자 야수 만났을 때 낭패감은 이루말할 수 없죠 ㅋㅋ 나중에 dlc 도 꼭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