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야구장이라서 불만이십니까?”
“음???”
“반갑습니다, 원정군의 사령관님들. 제가 여러분들을 돕기 위해 베타님께서 보낸 사람입니다.”
“카라카스의 회장 직무대리인 레모네이드 베타 님의 전속 부관인, 잉글리쉬 셰퍼드라고 합니다.”
“이름이 잉글리쉬 셰퍼드라고?”
“생긴 건 순찰 돌다 피곤에 쩔은 켈베로스처럼 생겼는데...”
“아니 애초에 순찰 돌다가 피곤할 수 있어, 그 친구들이...?”
“그거야 제가 켈베로스의 유전자를 어느 정도 공유하기 때문이죠.”
“귀엽잖아요, 켈베로스.”
“설마...”
“그 다크써클 진한 얼굴로 자기더러 귀엽다고 말하는 거야?”
“예, 그렇습니다만?”
잉글리쉬 셰퍼드는 첫 만남에서부터 원정군의 두 사령관들의 결례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과의 만담을 유연하게 되받쳤다. 그녀의 말대로 그녀는 다른 시티가드 출신의 바이오로이드 인간인 켈베로스와 유전자를 어느 정도 공유하는 것도 사실이고. 그래서 켈베로스들의 평균 신체 사이즈와 제법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첫 인상에 피곤한 켈베로스라는 말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었다. 딱 켈베로스가 좀 더 훤칠해지고, 거기에 업무와 피곤에 찌든 인상으로 바뀐다면 딱 잉글리쉬 셰퍼드 본인일 것이다.
그 진한 다크써클 눈가로 그윽하게 눈웃음을 지으며, 자기가 귀엽다고 말하는 건 진심이었다.
“미주원정군의 육군구성군사령관, 블러디팬서 대장이다.”
“같은 원정군, 해병대구성군사령관인 하도연 대장이라고해.”
“두 분 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아무튼 이 사람이 이번 범인류연방과 펙스와의 전쟁에서, 연합원정군에게 도움과 협조를 구해다 줄 사람이다. 펙소 콘소시엄 산하의 또 다른 反회장파 세력인, 카라카스 산업의 시몬 블랑코 회장의 비서이자 회장 직무대리이며, 알파의 동생이자 감마의 언니인 레모네이드 베타의 비서, 잉글리쉬 셰퍼드였다. 그녀의 역할은 범인류연방 연합원정군 중 제2군에게 멕시코에서 미국 중남부지역까지 향하는 길목을 안내하고, 카라카스로부터 물자보급을 지원하는 것이었다.
다만 아무리 레모네이드라고 할 지라도, 그리고 펙스를 지탱하던 비서들 중 둘 이나 연방으로 전향했다 하더라도, 일곱 개의 회사들 중 가장 최약체인 카라카스 산업이 이토록 대놓고 미주원정군에게 도움을 줘도 되는 것인지는 의문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멕시코부터 카라카스 산업의 자치령이라 할 지라도 펙스의 중심인 오메가 그룹이 국경선 이북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카라카스 산업이 남아메리카 전 지역을 담당하고 있다지만, 실제론 카라카스 산업이 있는 베네수엘라와 그 주변 국가를 제외하곤 크게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고 있다.
베타의 말대로 카라카스가 지역단위 공세는 막을 수 있을 지언즉, 오메가가 작정하고 밀고 내려오면 아무리 베타라 할 지라도 질게 뻔하다. 그럼에도 카라카스 산업이 일찍이 범인류연방에 전향할 준비를 박차고 연합원정군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이유는 펙스가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목적을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이미 부활한 오드리스콜 회장이야 뭐 말할 필요도 없고, 카라카스 산업의 회장인 시몬 블랑코도 인격적으로는 오드리스콜 못지 않게 굉장한 악인이었다.
물론 부(副)는 레모네이드들중 사실상의 친자매나 다름 없는 알파와 감마를 위한 것이기도 하였고.
“그럼 원정군의 현재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좀 알 수 있을까요?”
“우선... 1군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요?”
“태평양함대 소속 제7함대가 델타의 부대에 선제타격을 가했고, 제1, 제2 AGS 강습군단이 먼저 알래스카에 상륙을 끝마친 상태다. 현재는 2군인 우리처럼 공군기지 두 곳을 확보하여 거점화 하는 중이라는 군. 제3함대는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멀찍이 떨어져서 일찍이 해상봉쇄에 들어갔고...”
“1군에서 공군기지 두 곳을 거점 종료하면 하와이랑 일본 두 곳에서 원정군 소속 공군기들이 대거 이동할거야. 그럼 우리 2군도 그 사이에 멕시코 거점화를 완료하고, 상륙 병력들을 완전히 이동시켜 텍사스를 공격할 준비를 완료해야겠지.”
“현재 3군은 따로 없지만, 캘리포니아 해안을 봉쇄 중인 제3함대와 1군 소속의 공군의 지원을 받고, 1군과 2군에 속하지 않는 AGS군과 육군, 그리고 해병대의 일부 병력들이, 1군과 2군이 미국을 타격하여 중부전선에 펙스 병력들을 와해시키는 동안 캘리포니아 해안으로 상륙할 계획이야.”
“이렇게 되면 제한적이긴 하나, 원정군의 망치와 모루 작전은 모든 준비를 마치게 된다.”
“2군에 대한 항공 지원은 따로 없나요?”
“2군은 공군 대신 제5, 제6함대의 항모전단과 해병대 항공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필요에 따라선 3함대 소속 항모전단으로부터도 항공지원을 받을 수 있고. 이 부분은 일단 유동적이라고 보면 돼.”
“그렇군요.”
상상 이상으로 기량이 철저한 원정군을 보며 셰퍼드는 절로 어깨를 들썩였다.
심지어 이게 연방군 전 병력이 아니라 일부라 하니, 본토 병력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상상이 가질 않는다.
어쩌면 전력 그 자체로서는 펙소 콘소시엄보다 이미 월등할지도...?
“... 아, 그나저나 1군이랑 2군이라니...”
“이거 마치 메이저리그랑 마이너리그 경기 이야기하는 것 같아 은근히 흥미진진한데요, 그렇지 않나요??”
“그러고보니 두 분 모두 멸망 전부터 생존해 계셨다 하셨는데, 혹시 좋아하는 야구 팀 있으신가요?”
“있다면 피츠버그 아이언메이든이죠, 역시???”
“비록 구단 명을 바꾸기 전이었던 파이리츠 시절에는 오랫 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지만, 아이언메이든으로 바꾸고 난 뒤로는 최고의 메이저리그 팀 중 하나로 우뚝 솟은 팀이죠!!!”
“... 에???”
“...”
“아... 죄송합니다, 갑자기 주제 넘게...”
“제가 야구랑 조금이라도 관련된 거라면... 좀 흥분을 해ㅅ...”
“뭔 개소리야??”
“내셔널 리그 최고의 구단은 필라델피아 엘븐즈지.”
“... 음?”
“네...????”
잉글리쉬 셰퍼드가 갑작스러운 자신의 언동에 사과를 하려던 순간이었다.
셰퍼드의 말을 들은 도연은 뭔가 번쩍-! 하고 눈에 광채를 내면서 그녀의 말에 반박하였다.
“야, 엘븐즈는 필리스 시절부터 이미 우승 10,000승을 누적했던 팀이야. 비빌 걸 비벼.”
“자, 잠깐만... 하 장군...?”
“무슨 소립니까?! 피츠버그 아이언메이든이야말로 파이리츠 시절부터 역전의 역사를 새로 쓴 전설 그 자체인데!!”
“그리고!! 엘븐즈는 필리스 시절에 우승 10,000승을 누적하기 전에 누적패도 10,000패를 찍었다는 거 모르세요?!”
“결국 또이또이죠, 그건!! 애초에 엘븐즈 별명이 필리스 시절부터 이어져온 만패구단인데!!!”
“어... 저... 셰퍼드... 씨?”
“야, 아무리 만패라고 해도 누적 만승인것도 무시는 못하거든?!?!”
“애초에 다른 약팀들도 승률 5할이었던 반면에 혼자 –1,000이었던 거 모르세요?! 필라델피아 엘븐즈야말로 내셔널 리그 최약팀 중의 최약팀이라구요!!!”
“야!!! 그렇게 따지면 시카고 컵스가 가장 최약팀이지!!!!”
“걔넨 2016년에 월드 시리즈 딱 우승 한 번 하고 나서 그 뒤로도 계속 우승 못했더만!!!!”
“푸엣-취!!!!”
“... 어우... 누가 내 욕하나...”
1군, 2군 이야기에서 시작된 갑작스러운 논쟁.
누구의 구단이 더 대단한 명팀인지에 대해서 어느새 고성이 오가기 시작한 가운데, 결국 보다못한 블러디 팬서가 난입하여 두 사람을 중재하였다.
“거 진정들 하쇼. 우리가 서로 힘을 합쳐서 펙스랑 싸우러왔지, 고작 야구팀이 어디가 낫네 마네 싸우려고 온게 아니잖아.”
“구단이예요, 구단!!! 그냥 팀이 아니라!!!!”
“맞아, 맞아!!!! 팀이 아니라 구단이라고 똑바로 말 해!!!!”
“니들 진짜 쌍으로 줘 터져봐야지 조용히 할래?!?!?!?!”
--------------------------------------------
https://novelpia.com/viewer/3398787
댓글과 추천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되어준답니다!
가시는 길에 댓글 꼬옥! 추천 꼬옥 한 번 부탁드리겠읍니다!
작 중 삽화로 사용되는 그림과 사진의 출처는 구글링과 핀터레스트입니다.
음, 생각해봤는데 12구역 자체를 아예 제 스타일로 완전히 바꿔서 써나갈 것 같습니다.
시몬은 뭐... 일단 시몬 이 색기는 깨우고 줘 패야만 해, 일단.
그리고 연방군 해군 항공단이 사용하는 기종과 연방군 공군이 사용하는 기종은 서로 다릅니다.
해군은 F-14E/F 슈퍼톰캣과 F-35E 블랙팬서를 사용하고,
공군은 FB-22의 형상을 한 F-22B와 5.5세대 KF-21을 사용한다는 설정입니다.
아, 그리고 지금 한창 연재중인 제독x초인 콜라보도 많이많이 봐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당.
나중에 야구 스킨 나오면 누가 받을지 궁금하네요
셰퍼드가 나오고 받을까 생각도 해봄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