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보다 보니 이야기보다는 콜라보 자체가 중요해서 콜라보 캐릭터 소개하랴 스토리 마무리하랴 분량 문제 때문에 보통 이벤스보다 주제가 크게 드러나진 않는데, 그럼에도 엔지니어부와 에이미 포함 각 캐릭터의 개성을 잘 보여주면서 주제도 느껴져서 좋았네요.
초반은 무난하게 콜라보 캐릭터들 조우하는 스토리고, 후반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전투하며 돌입하는 파트인데.
후반 파트에서 각자 활약하는 파트를 잘 살리면서 의기투합하는 부분은 뽕 차면서도 꽤 훈훈한 게 보기 좋아서 흐뭇했습니다.
그리고 "없었던 일이 되어도 의미는 있다"는 주제면에서는 그에 공감하지 못하는 에이미와 연결시켜서 보여주는 게 좋았는데, 재밌었던 건 이번 스토리에서는 에이미의 정신적 성장이라고 할까 심적 변화를 보여주진 않고 암시만 하는 정도로 끝났다는 점이랄까.
물론 우리 캐릭터의 성장 같은 건 콜라보가 아니라 본편에서 해야되는 게 맞긴 한데, 그래도 저정도 깨달음(?) 정도는 콜라보 이벤스 내에서 해도 문제 없기도 해서 암시만 하는 게 신선했네요.
이러면 나중에 본편 스토리에서 에이미의 성장이나 변화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인데, 그 때 콜라보 스토리가 슬쩍 지나가듯 언급될지도? ㅋㅋㅋ
아니면 일섭은 안 해서 모르지만 이미 다음 데카그라마톤 스토리에서 그런 내용이 나왔을 수도.
그리고 사텐의 활기차고 명랑한 모습이 분위기를 풀어줘서 호감이었습니다ㅋㅋㅋ 콜라보 스토리라 크게 주제가 부각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주제면에서 주인공은 사텐과 에이미였다고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식봉이가 예뻤습니다..
사실 같은 세대 작품이긴 하지만, 당시 학원물 특히 라노벨 장르는 비주류 중 비주류라서 흥미가 없었어요. 그래서 타 작품의 스핀오프 같은 것, 그리고 그게 마법 등 일종의 판타지 장르라는 것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콜라보가 잘 이루어질까 싶었는데, '구운몽' 스토리로 일장춘몽을 그린 것 외에도 캐릭터적으로 잘 섞인 것 같아요. 일단 엔지니어링 부서가 너무 찰떡이었어요. 설비를 고치러 폐허로 갈 때 '고치려면 고장이 나야 하고, 고장이 나려면 부숴야 한다'는 특유의 철학을 잘 표현(?)했고, 모 학원 릴라씨에게 비견할만한 사텐 루이코의 괴력도 재밌었죠. 특히 레일건 쏘고 나서 다들 동경어린 눈빛을 보내는 게 딱 엔지니어링부의 순수함을 극대화시킨.. 애들이 외골수라서 그렇지, 착한 애들이라니까요 ㅎㅎㅎ 개인적으로 블루아카를 시작하고 맞이하는 첫 콜라보인데,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이벤트였던 것 같아 만족스럽네요 ^^